[양형모의 공소남닷컴] 벨체아 콰르텟의 첫 내한이 기다려지는 4가지 이유

입력 2017-11-29 18: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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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체아 콰르텟 내한공연 포스터. 사진제공|MOC프로덕션

실내악을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면 희소식. 벨체아 콰르텟이 온답니다. 우리나라는 처음이죠.

12월은 연중 클래식 공연장이 가장 활기를 띠는 달입니다. 벨체아 콰르텟도 12월에 연주해요. 12월 8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입니다. 금요일이에요.

벨체아 콰르텟의 연주가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앞서 말했듯 이번이 첫 내한공연이라는 점이죠. 이들의 연주회가 ‘첫눈’처럼 기다려지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베토벤입니다. 벨체아 콰르텟은 이번에 베토벤의 후기 현악사중주 13번 작품130과 ‘대푸가’ 작품133번을 연주합니다. 연주하기도 감상하기에도 매우 어려운 곡이죠. 그런데 여기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유명한 연주단체는 적어도 그 해에 연주할 레퍼토리를 미리 정해놓습니다. 시즌 프로그램이죠. 벨체아 콰르텟 역시 2017년과 2018년 시즌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런데 2017년과 2018년 시즌 프로그램 어디를 봐도 베토벤의 후기 현악사중주곡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서울 연주회를 위해 ‘특별히’ 연주하는 프로그램인 거죠.

벨체아 콰르텟의 연주회를 주최한 MOC 프로덕션은 “한국 팬들의 간절한 요청에 따라 벨체아 콰르텟이 베토벤 후기 현악사중주의 정수인 이 곡들을 연주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이 양반들 호감도 30점 상승!

벨체아 콰르텟. 사진제공|MOC프로덕션


세 번째 이유도 있습니다. 벨체아 콰르텟은 뛰어난 음반들이 많습니다. 레코딩에 강한 팀이죠. 에코 클래식 어워드, 디아파종 등 음반 관련해서 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디스코그라피를 보면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음반도 있습니다. 2012년 빈 콘체르트하우스에서의 연주로 Mezzo TV를 통해 방송됐어요. 이후에는 DVD와 블루레이로 발매되기도 했죠.

이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음반의 서문에는 이런 글이 있습니다. “이 음악을 연주할 때의 지배적인 감정은 자유에 대한 갈망, 그리고 자기의 한계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진실을 알고자 하는 끝없는 욕망인 것 같다.”

벨체아 콰르텟이 표현하고 싶었던 자유에 대한 갈망, 그리고 자신에 대한 진실을 알고자 하는 욕망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한국의 클래식 음악 팬들은 아마도 그걸 공연장에서 꼭 확인해보고 싶었나 봅니다.

마지막으로 팁 같은 이유 하나 더. 생긴 지 얼마 안 되는 롯데콘서트홀은 현악사중주의 소리를 기가 막히게 울려주는, ‘최적의 어쿠스틱 환경’을 갖춘 공연장이라죠. 그러니까 소리에, 활이 현을 떠난 후에도 마지막까지 멀어져 가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그리고 공연이 끝나면, 감동의 온기를 품고 잠시 공연장 밖을 걸어보세요. 성큼 다가온 크리스마스가 틀림없이 거기 있을 겁니다. 어떻게 아느냐고요? 얼마 전에 다녀왔거든요. 메리 크리스마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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