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욕설·코믹 연기…내가 알던 그 배우 맞아?

서현, 이서진, 박해준(왼쪽부터)이 정형적인 이미지를 깨는 파격적인 작품과 캐릭터 선택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티빙

고정이미지 깨는 서현·이서진·박해준

‘바른생활 소녀’ 이미지 서현
‘모럴센스’서 가학적 캐릭터
‘내과…’ 망가진 이서진 호평
‘아직 최선을 다하지…’ 박해준
사람 좋은 백수역 변신 예고

“내가 아는 ‘그 배우’ 맞아?”

배우 이서진, 박해준, 걸그룹 소녀시대의 서현이 평소 정형적인 이미지를 깨부수며 시청자와 관객에게 신선하게 충격을 안기고 있다. 고정관념에 가까웠던 ‘특정 이미지’로 작품 선택에 한계가 있을 거라는 우려를 넘어 스스로 틀을 깨고 나오면서 연기 스펙트럼을 더욱 넓히고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변신에 나선 연기자는 서현이다. 2017년 소녀시대의 막내 멤버로 연예활동을 시작한 후 반듯하고 착실한 ‘바른생활 소녀’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는 1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모럴센스’를 무대 삼았다.

가학적 성적 취향을 일컫는 ‘BDSM’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에서 피학적이고 굴복적인 성향을 가진 남자를 ‘지배하며 체벌’한다. 노출 장면 없이도 아찔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육두문자의 욕설 장면까지 소화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서현은 “이전에 작품과 비슷하거나 동일하지 않은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게 모든 배우의 꿈”이라고 말했다.

‘까칠한 도시남자’의 대명사로 통해온 이서진도 달라졌다. ‘결혼계약’, ‘이산’ 등 전작과 예능프로그램으로 ‘실장님’ 혹은 ‘왕’ 전문 배우로 각인됐던 그는 티빙 오리지널 시트콤 ‘내과 박원장’으로 제대로 망가졌다. 민머리 분장부터 여장까지 시도하며 코믹 연기에 뛰어들었다.

파격적인 민머리 모습을 담은 포스터에 고개를 갸웃한 시청자들도 1월 14일 본편 공개 이후 예상을 뛰어넘는 그의 코믹 연기에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이서진은 “변신이라기보다 내 모습 중 하나를 선보인 것”이라면서 “민머리 분장도 내가 먼저 제작진에 제안했다. 분장하고 나니 웃긴 게 아니라 너무 잘 어울려 ‘어떡하지?’ 싶었다”며 여유롭게 웃었다.

JTBC ‘부부의 세계’에서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시청자를 분노케 한 박해준의 변신도 기대를 모은다. 18일 공개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에서 44세의 ‘백수’로 변신한다.

‘부부의 세계’ 이전 영화 ‘독전’과 ‘악질경찰’ 등을 통해 악역을 주로 맡아왔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어리숙하지만 한없이 사람 좋은 동네 백수 캐릭터를 연기하며 필모그래피에 가장 결이 다른 작품을 올려놓게 됐다.

“이렇게 사람 냄새나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는 박해준은 “이 작품이 바로 그런 무대이다. 예전부터 꿈이 ‘동네 좋은 아저씨’였다. 이 작품이 나의 바람을 이루게 했다”고 밝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