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DOOR&TREND] 빈 손으로 떠나는 대마도 힐링캠프…완벽한 자유를 만끽하다

입력 2013-06-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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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빛 노을이 깔리고 있는 대마도 ‘신화의 마을’ 캠핑장의 저녁풍경. 우리나라 옛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천혜자연의 섬 대마도는 최근 ‘캠핑천국’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 1615년 대마도 종가 20대 요시나리가 아버지 요시토시의 명복을 기원하기 위해 세운 반쇼인으로 가는 돌계단. 좌우에 도열한 석등과 울창한 나무에 둘러싸인 이 길은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길 중의 하나로 꼽힌다. 3. 캠핑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카약을 대여해 준다. 파도가 치지 않아 초보자들도 쉽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4. 캠핑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바비큐구이. ‘신화의 마을’ 캠핑장에서는 K2가 제공하는 장비를 이용해 누구나 쉽게 고기 등을 구워 먹을 수 있다. 쓰시마(일본)|양형모 기자

■ K2와 함께하는 대마도 1박2일 캠핑

1박 2일 20만원 내외…성수기에도 예약 OK
텐트·테이블 등 K2서 장비대여 서비스 편리
여유로운 캠핑 공간…아이들 뛰놀기에 제격
캠핑장 앞 이색 카약 체험…추억만들기에 딱
바비큐 파티선 대마도 산해진미 맛볼 수 있어

너는 ‘캠핑(Camping)’가니? 난 ‘캠핑(Kamping)’간다!

아웃도어 브랜드 K2와 함께 하는 대마도(쓰시마) 1박 2일 캠핑여행을 다녀왔다. 때 묻지 않은 대마도의 자연 속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여행코스. K2는 대마도시 관광물산추진본부와 협업해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캠핑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K2 캠핑장비 풀세트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Kamping’이다. K2와 함께 하는 럭셔리 Camping.

우리나라에도 캠핑할 곳이 많은데 굳이 대마도까지 가서 캠핑할 필요가 있을까. 있다.

일단 저렴하다. 국내여행보다야 조금 더 써야 하지만 이 정도 가격에 해외에서 느긋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장소는 흔치 않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가는 선박여행 상품의 경우 1박 2일에 20만원 내외이다. 왕복 배편과 현지 교통편이 제공되며 캠핑사이트와 샤워실 이용료가 포함됐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여행의 가장 큰 메리트는 K2가 대여하는 캠핑장비. 텐트, 타프, 코펠, 테이블 세트, 버너, 랜턴, 침낭에다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화로까지 풀세트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 텐트를 칠 줄 몰라도 상관없다. 필요할 경우 현지 안내인이 장비설치를 도와준다. 장보기 픽업 서비스도 제공한다.

선박여행은 5월에 출시돼 이미 많은 캠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9월 중에는 비행기여행 상품도 나온다. 김포공항에서 대마도행 직항 비행기를 타고 다녀올 수 있다. 18인승 프로펠러 경비행기라 대형 여객기에서 맛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도 경험해 볼 수 있다. 알려진 대로 대마도는 일본 본토보다 한국과 가까운 곳이다. 부산에서 49.5km, 일본에서는 134km 거리. 배를 타든 비행기를 타든 한 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공항 가는 시간, 공항수속, 비행시간, 캠핑장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다 해봐야 세 시간 남짓. 어찌 대마도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쾌적한 캠핑장…성수기에도 예약 쉬워

기자가 다녀온 캠핑장은 대마도시 토요타마초 ‘신화의 마을’에 위치한 아담한 캠핑장이었다. 야마네코 공항에서 차로 3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도착하니 깨끗한 잔디밭 위에 드문드문 쳐진 텐트가 눈에 들어왔다. 그 끝에는 산 그림자를 머금은 평면거울 같은 바다가 드넓게 펼쳐져 있다.

대마도에는 이런 캠핑장이 다섯 군데 정도 있는데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대마도 캠핑의 또 다른 매력은 지극히 한적하다는 점. 텐트와 텐트 사이가 러시아워의 자동차처럼 맞닿은 우리나라 성수기 캠핑장과 달리 대마도는 텐트 사이가 멀어 쾌적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뛰어놀기에도 딱 이다. 7∼8월에도 예약이 어렵지 않다.

캠핑장 앞 바다에서는 카약도 타 볼 수 있다. 파도가 없고 수면이 잔잔해 초보자도 10분만 배우면 탈 수 있다. 두 사람이 앞뒤로 앉아 슬슬 노를 저어주는 것만으로도 카약은 돛단 듯 나아간다. 뒷사람이 페달로 방향타를 움직일 수 있다. 한 시간 빌리는데 600엔(6700원)이다.


● 바람·새소리조차 잠드는 고요함의 자유

캠핑의 꽃은 누가 뭐라 해도 저녁식사 시간. 널찍한 타프 아래 바비큐 테이블을 놓고 옹기종기 둘러앉았다.

조개, 새우, 대마도 특산 오징어(손바닥보다 작다), 소시지, 야채를 차례로 구웠다. 이어서 일본산 와규가 등장하니 모두들 “와아!”하고 반긴다. 일본 소주, 사케, 맥주잔이 허공을 날아다닌다. 누군가 “이게 빠지면 안 되겠죠”하며 한국 팩소주를 내놓자 또 한 번 “와아!” 함성이 터진다.

한바탕 왁자지껄 소란이 지나가고, 모두들 약속이라도 한 듯 몸을 의자 깊숙이 묻고는 눈을 감는다. 놀랍게도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새소리, 바람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완벽한 적막. 완벽한 자유.

누군가 “아!”하고 탄성을 질렀다. 하늘과 바다가 감빛으로 맞닿았다. 그제야 귀가 아닌 가슴으로 온갖 소리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런 벅찬 아름다움을 마주한 것이 얼마 만인지.

숯불 위의 전갱이처럼 대마도의 밤이 익어간다. 다시 오고 싶은 섬, 빈 몸으로 떠나 한 짐 가득 가슴에 담아올 수 있는 섬. 연애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틀림없이 이곳에서 아내에게 프러포즈하게 될 것 같다.

쓰시마(일본)|양형모 기자 ranbi361@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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