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늦었지만 누구보다 빠른 스피드로 승수를 쌓아가고 있는 김용근 기수가 6월 11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벌어진 제4경주에서 우승하며 개인 통산 500승을 달성했다. 10년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활동했던 그가 2017시즌을 앞두고 렛츠런파크 서울로 옮긴 뒤 기념촬영을 했다.
자만보다는 자신만의 강점 개발해야”
김용근 기수가 마침내 통산 500승을 달성했다. 11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벌어진 제4경주(국5등급·1200m·핸디캡)에서 우승하며 의미 있는 승수에 도달했다. 2005년 데뷔해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10년간 기수로 활동하다, 2017년부터 렛츠런파크 서울로 이적해 쌓은 금자탑이다.
다소 늦은 나이에 시작한 기수가 된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 가게의 사장이 기수라는 직업을 추천한 게 계기였다. 하지만 당시 당장 도전하진 못했다. 23살이 되던 해, 본격적으로 진로를 고민했고 3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기수 훈련생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일찍부터 준비해왔던 것은 아니었지만, 기수로서 세운 목표는 하나 있었다. “좋은 기승 자세든 사회성이든 기수라면 하나쯤은 특출한 역량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 결과 ‘김용근=어떤 말이든 경주에서 최대치로 역량발휘를 이뤄내는 기수’라는 평가를 만들어냈다.
때론 과감하면서도 용기 있는 경주 스타일이 김용근 기수만의 강점이다.
500승 달성 뒤에도 조심스러워 했다. “단 한번도 말을 잘 탄다고 느낀 적이 없다. 후배들에게도 지금 잘나간다고 자만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강점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라고 조언한다”고 했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그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군입대와 면허정지 등 4년간의 공백기간은 김용근을 내적으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공백 이후 다시 돌아왔을 때도 나를 여전히 믿어주는 사람들을 보며 큰 힘을 얻었다”고 털어놓았다. 공백기간은 전화위복이 됐다.
이를 계기로 기수 김용근은 2014년도부터 본격적으로 말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연평균 90승 이상(2014년 91승·2015년 98승·2016년 84승)을 달성하며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2017년 렛츠런파크 서울로 이적해 기수로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현재 페로비치 다음으로 기수 랭킹 2위(렛츠런파크 서울 기준)를 달리고 있다. 기수로서의 최종목표는 뭘까.
김용근 기수는 “롱런하는 기수가 되고 싶다. 개인적으로 김귀배 선배가 고령이지만 최선을 다해 기수생활을 하는 모습을 존경한다. 기회가 된다면 기수 교육 등 후진양성을 위해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