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예술부터 쇼핑·놀이까지…호텔을 즐겨라

입력 2018-09-27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위쪽 사진은 파라다이스시티가 2차 개장 때 오프한 스파 ‘씨메르’의 워터 플라자. 씨메르는 유럽 스타일의 공간에서 한국식 찜질방 문화를 즐긴다는 독특한 운영과 함께 SNS 인생샷과 풀파티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아래쪽 사진은 롯데호텔서울 이그제큐티브 타워가 자랑하는 로열 스위트. 460.8m²(약 139평)의 엄청난 규모로 이 객실 하나를 꾸미는 데 41억원이나 투자한 럭셔리룸이다. 사진제공|파라다이스시티·롯데호텔

■ 국내 호텔, 문화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진화

파라다이스시티, 아트테인먼트 모토
롯데호텔, 클럽라운지·럭셔리룸 강화
레스케이프는 힙스터 콘텐츠 등 강조

“우리 호텔서 놀자.” 만약 이 말에 공감을 못 하거나, 또는 “그런데 호텔에서 어떻게 놀아요”라고 고개를 갸우뚱한다면 당신은 트렌드를 그리 발빠르게 따라가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호텔은 여행가서 자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최근 호텔들의 변화는 현기증이 생길 정도로 빠르다. 몇몇 호텔들은 미식부터 나이트 라이프, 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한 도시의 ‘시티 컬쳐’를 주도하는 종합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 “쇼핑, 식도락, 놀이까지 한곳에서” 파라다이스시티

영종도의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의 모토는 ‘아트테인먼트’다. 예술(art)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합친 말이다. 21일 개장한 2차 시설을 보면 파라다이스시티의 ‘아트테인먼트’ 전략이 무엇인지 뚜렷해진다. 2차 개장에서 공개한 부티크 호텔 아트파라디소는 ‘파티 피플의 성지’를 지향한다. 숙박객에게 파티용품을 빌려주고 미니바의 구성품이나 소규모 풀파티에 적합한 프라이빗 스파 등 젊은 고객 취향에 철저히 맞추고 있다.

루프탑 인피니티 풀을 가진 스파 ‘씨메르’는 한국식 찜질방과 유럽 스파를 접목한 퓨전 스타일로 역시 포토스팟과 풀파티에 특화된 공간이다. 같이 문을 연 클럽 크로마는 3000명이 동시 입장할 수 있는 동북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반면 현대미술 대가 제프 쿤스의 ‘게이징볼-파르네스 헤라클레스’를 비롯해 다양한 현대 예술작품의 상설전시와 기획전이 열리는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는 ‘아트’에 방점을 찍은 공간이다. 여기에 이벤트형 쇼핑 아케이드 플라자까지 갖추어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갈 필요없이 내부에서 쇼핑부터 식도락, 엔터테인먼트, 문화체험까지 모두 누릴 수 있도록 했다.


● “스타일리시한 품격으로 승부” 롯데호텔 이그제큐티브 타워

서울 소공로에 9월1일 문을 연 롯데호텔서울의 이그제큐티브 타워(Executive Tower)는 30여개의 체인 호텔을 가진 롯데호텔의 야심작이다. 롯데호텔서울은 쇼핑과 관광의 메카 서울 명동에 있다는 뛰어난 입지조건에 비해 다소 올드한 분위기와 룸 컨디션이 아쉽다는 지적을 자주 받아왔다. 이그제큐티브 타워는 이런 인상을 지우고 글로벌 호텔 브랜드들의 새로운 전장이 된 서울에서 강남의 시그니엘 서울과 함께 토종 브랜드의 자존심을 세우는 곳이다.

전체 객실을 기존 373실에서 278실로 줄이면서 객실당 넓이를 넓히고, 인테리어와 시설에서는 불필요한 요소를 최소화하고 아트웍과 가구로 포인트를 준 스타일리시한 객실로 바꾸었다. 호텔투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객실보다 더 중요하다는 클럽 라운지도 강화했다. 16층 럭셔리 라운지 르 살롱(LE SALON)에는 전문 바텐더와 바리스타가 상주하고 섹션 셰프가 조리하는 라이브 스테이션까지 운영하고 있다.

레스케이프 호텔의 객실 모습.


● “대한민국 힙스터 다 모여라” 레스케이프

7월 퇴계로에 문을 연 레스케이프(L’Escape)는 신세계그룹이 독자 브랜드의 럭셔리 부티크 호텔을 표방하며 론칭한 호텔이다. 25층, 객실 204실 규모인 레스케이프는 19세기 프랑스 귀족사회를 모티브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전체적인 느낌이 뉴욕의 유명 부티크 호텔 노마드를 연상시킨다고 하는데, 두 호텔 모두 ‘부티크 호텔의 아버지’로 불리는 자크 가르시아가 디자인했다.

레스케이프는 새로운 트렌드와 유행을 주도하는 힙스터(Hipster)스러운 콘텐츠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원 앤 온리(One&Only)라는 모토처럼 뻔하고 누구나 다 아는 대중적인 것보다는 특화된 취향이나 앞선 감각을 내세운다. 호텔에 입점한 레스토랑도 홍콩 모던 차이니스 레스토랑인 모트 써티투(Mott 32)와 팔레드 신(Palais de Chine) 등 젊고 도회적인 감성의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