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이시언 “예능하면서 진지한 척한다는 말, 속상하지만 어쩔 수 없죠”

입력 2019-12-10 1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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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th

[DA:인터뷰] 이시언 “예능하면서 진지한 척한다는 말, 속상하지만 어쩔 수 없죠”

“‘나 혼자 산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너무 감사해요. 쫓아낼 때까지 하려고요. (웃음) 하지만 가끔 사람이라서 속상할 때도 있어요. 배우로서 진지하게 연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있어 보이려고 하는 것 같다’, ‘되게 포장하네’라는 반응을 볼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면 예능 출연이 배우에게 있어서 ‘양날의 검’ 같아요. 마음이 쓰이지만 할 수 없죠.”

이시언은 인터뷰 내내 말을 아꼈다. 영화가 반전이 있는 내용이라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자신의 말이 혹시 ‘허세’로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조심스러워 보였다. 배우로서 꾸준히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모습을 보이지만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에서 보이는 재미있고 엉뚱한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자신의 말이 진지한 척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시언은 그것이 자신이 안고 가야할 숙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10년 전의 마음처럼 열심히 연기를 한다면 배우로서 자신의 모습을 받아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아내를 죽였다’는 이시언에게는 도전이자 보는 이들에게도 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아내를 죽였다’는 음주로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남자가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블랙아웃 스릴러로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희나리’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이시언은 아내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 ‘정호’ 역을 맡았다. 데뷔 10년 만에 첫 주연작이기도 하다.

사진제공=kth


첫 주연을 맡은 소감을 묻자 그는 “나를 주연배우로 생각을 하셨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솔직히 감독님에게도 나를 캐스팅한다는 것은 도박이었을 것이다”라며 “주연으로 한 번도 연기를 보인 적이 없는, 아직 검증을 받지 못한 배우를 믿고 함께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웹툰 원작을 봤는데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제가 지금껏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을 했어요. 이런 기회가 제겐 잘 없을 것도 같고요. (웃음) 스릴러물도 처음이라 제겐 도전이었어요. 연기적인 갈증을 해결할 것 같았어요.”

억울하게 쫓기는 신세를 연기해야 하니 반나절 이상을 뛰기도 했다. 적은 예산의 영화이기 때문에 짧은 기간 안에 찍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최대한 몰입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찍었다고 말했다.

“‘정호’를 연기하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어요. 권고퇴사를 한 정호의 상황이 좋진 않았고 아내 미영(왕지혜 분)과 잘 살아보겠다는 마음에 일확천금을 꿈꾸며 도박에 손을 댔고요. 상황이 벼랑 끝에 몰렸을 때 우리가 남의 탓을 해보듯, 정호도 ‘아내만 없었어도’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더라고요. 그 감정으로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안타까운 인물이 되도록 한 것 같아요.”

사진제공=kth


첫 주연작을 무사히 마친 그는 어느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좋은 평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흥행이)잘 되면 행복한 거고 잘되지 않아도 내겐 좋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라며 “‘인생작’이라는 게 단순히 흥행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촬영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말했듯, MBC ‘나 혼자 산다’를 떼고 이시언을 말할 수는 없다. 웹툰 작가 기안84와 가수 헨리와 ‘얼간이 삼형제’ 캐릭터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많은 인기로 파급력이 커졌기에 배우의 이미지보다는 예능인으로서 모습이 부각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로 인한 부담감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나 혼자 산다’ 스튜디오 가는 날이 내겐 ‘쉬는 날’이나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 번, 무지개 멤버들을 만나는 것만 기다려요. 몇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쌓인 스트레스도 좀 풀리고요. 이젠 정말 식구 같아요. 스튜디오에 있으면서도 ‘내가 여기에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TV에서 볼 때만 그렇지, 기안84 웹툰을 보면 ‘얜 진짜 천재구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박)나래도 최고의 개그우먼이잖아요. 가끔 그 자리에 있을 때 감격스러울 때가 있어요.”

살면서 이렇게 큰 사랑을 얻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이시언은 “지금 보여주시는 관심을 다 담기에는 내 그릇이 너무 적은 것 같다. 사실 이렇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얼떨떨하기도 하고 가끔은 지치기도 한다”라며 “또 이런 관심이 언젠간 사라질 거란 생각을 하고 있다. 그저 묵묵히 연기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연기를 시작했을 때 늘 마음에 품고 있는 것은 ‘타성에 젖지 말자’는 것이었어요. 전 지금 제가 하는 것 이상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깨가 으쓱할 정도는 아니잖아요? 또 그럴 나이도 아닌 것 같아요. (웃음) 늘 감사하게 허세 부리지 않고 배우로 살아가는 게 제 꿈이에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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