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말 8월초 몰리는 대작…출혈이냐 상생이냐

입력 2020-05-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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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극장가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2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대작들이 잇따라 개봉할 예정이라 ‘출혈경쟁’과 ‘상생’이라는 기로에서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사진부터 영화 ‘반도’, ‘승리호’, ‘영웅’의 한 장면. 사진제공|NEW·메리크리스마스·CJ엔터테인먼트

■ 한국영화 구원투수로 나서는 ‘모가디슈’ ‘반도’ ‘승리호’ ‘영웅’

흥행감독과 실력파 배우들 만남
다양한 소재로 여름 성수기 공략
코로나로 침체된 극장 활기 기대
7·8월에 몰려 출혈 경쟁 우려도

‘모가디슈’ ‘반도’ ‘승리호’ ‘영웅’ 등 한국영화 대작들이 여름 개봉 의지를 밝히면서 영화계 안팎에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감염병 확산 여파로 위기에 놓인 영화계는 대작 경쟁으로 이전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일정 규모의 관객몰이에 실패할 경우 영화시장이 또 다른 침체 상황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예정대로 간다”

류승완(모가디슈), 연상호(반도), 조성희(승리호), 윤제균(영웅) 등 흥행감독들이 각각 남북문제, 좀비, 우주, 안중근 의사 등 다양한 소재를 200억원 안팎의 제작비 규모로 완성했다. ‘모가디슈’의 김윤석·조인성, ‘반도’의 강동원·이정현, ‘승리호’의 송중기·김태리, ‘영웅’의 정성화 등 실력을 갖춘 배우들도 함께 여름시장을 노린다.

네 작품은 모두 ‘7말8초’ 즉, 7월 말이나 8월 초 개봉을 목표로 내세운다. 각 영화 측은 예정했던 일정이라는 입장이다. ‘반도’의 배급사 NEW의 양지혜 팀장은 “당초부터 여름시장을 목표한 영화”라고 말했다. ‘승리호’의 메리크리스 김동현 이사도 “8월 초 개봉은 이미 잠정 계획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최근 서울 이태원 클럽 방문자 등 확진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이미 개봉을 예고한 각 영화의 관계자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또 각급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면서 극장가 성수기인 여름방학 기간도 그만큼 짧아질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향후 추이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상황이 좀 더 나아지기를 기대한다는 전제 아래 개봉을 준비 중이다.


● 출혈경쟁? 상생?

이에 따라 올해 여름 극장가에서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자칫 출혈경쟁의 우려도 적지 않다. 각 영화가 정확한 개봉일자를 확정하지 못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영화계는 ‘부산행’·‘터널’·‘덕헤옹주’가 모두 흥행 성과를 거둔 2016년 여름 시장을 기대하는 눈치다. 당시 세 작품은 일주일 간격으로 순차 개봉해 각각 1157만·712만·560만여 관객을 불러 모으며 ‘윈윈’했다.

당시 ‘부산행’을 배급한 양지혜 팀장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겨운 상황에서 각 영화 역시 상생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일단 여름 개봉을 잠정하고 향후 추이를 보며 일정을 확정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웅’의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전성곤 팀장도 “개봉 일정을 피하려는 각 영화 사이 교감이 형성될지 여부”를 언급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경쟁은 피할 수 없다”면서 “다만 출혈경쟁 양상을 피해 개봉 일정을 조정하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한 마디로 “올해 여름 시장이 어느 정도 살아나야 한국 영화산업이 그나마 위기를 견뎌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인 셈이다. 선의의 경쟁으로 위기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는 시선이 영화계 안팎에 퍼져나갈지 주목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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