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영화를 중국 배우가 이끈다고?

입력 2022-05-2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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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우 탕웨이와 일본의 고로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나란히 한국영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왼쪽부터)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는다. 사진제공|CJ ENM

‘한국영화로 칸 가는’ 탕웨이·고레에다 히로카즈…中·日의 시선은

‘헤어질 결심’ ‘브로커’ 경쟁부문 초청
과거 탕웨이 마녀사냥했던 中언론
언제 비난했냐는 듯 호평일색 보도
日언론도 연일 보도하며 수상 점쳐
우익누리꾼 “좌익감독” 조롱 여전
일본과 중국의 대표적 ‘스타’들이 참여한 한국영화가 칸에서 ‘일’을 낼지 세계적인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중국배우 탕웨이가 각각 연출작 ‘브로커’와 주연작 ‘헤어질 결심’으로 18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수상 경쟁을 벌인다. 과거 작품 활동과 관련해 한때 일부 자국민들로부터 ‘불합리한 시선’을 받은 적이 있는 두 사람이 한국 자본을 투입한 한국영화를 통해 나란히 세계적 무대에 올라 더욱 눈길을 끈다.

고레에다 감독. 사진제공|JTBC



●왜 한국영화를 택했나?

일본 영화계의 희망으로 평가받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자국에서는 냉담한 대우를 받았다. 그가 영화를 통해 빈부격차 등 일본 사회의 어두운 면을 강조했다는 일부의 차가운 시선이 나왔다. 국제무대에서 성과를 낸 예술가와 운동선수 등에게 축전을 보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어느 가족’ 수상에는 침묵하다 국제적 비난을 의식해 뒤늦게 축전을 보냈지만 고레에다 감독은 이를 거부하기도 했다. 감독은 이후 프랑스에서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만들었고, 그다음 작품인 ‘브로커’로 다시 칸으로 향했다.

탕웨이는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대만 출신 리안(이안) 감독이 2007년 연출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색, 계’로 일약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극중 친일파를 사랑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중국에서 비난받았다. 누리꾼은 물론 언론마저 탕웨이를 향해 ‘마녀사냥’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이후 탕웨이는 무대를 넓혀 할리우드 영화와 ‘만추’, ‘원더랜드’, ‘헤어질 결심’ 등 한국영화에도 출연해왔다.


●중국과 일본의 반응은?

탕웨이가 2018년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초청작 ‘지구 최후의 밤’ 이후 4년 만에 다시 칸의 초청을 받으면서 중국 언론들은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매체들은 과거 탕웨이를 언제 비난했냐는 듯 “황금종려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중국배우가 이끈다”고 강조했다.

중국 누리꾼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탕웨이의 한국어 대사가 ‘헤어질 결심’ 예고편에 등장하자 ‘탕웨이 한국어’가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올랐다. 중국 SNS 웨이브에도 ‘헤어질 결심’ 관련 뉴스가 핫 검색어로 떠올랐다.

마이니치와 도쿄 헤드라인 등 일본 매체들도 2018년 ‘어느 가족’ 이후 다시 한번 칸 황금종려상에 도전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 대한 기사를 연일 내고 있다. 그의 수상을 바라는 일본 누리꾼의 응원도 이어진다. 하지만 한국배우들과 작업을 언급하며 그를 “좌익 감독”이라고 비난하는 일부 누리꾼의 악의적 시선도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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