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라자-박명수]①“김구라·왕비호나따라하지말란말이야!”

입력 2008-11-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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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석과난서로빼먹는사이”
한 분야에 20년 가까이 몸담으며 활동한 사람들이 그렇듯, 이제 경력 15년에 이르는 개그맨 박명수의 화법도 거침이 없었다. 보통 다른 동료를 이야기할 때 몸을 사리는 여느 연예인들과 달리 그는 ‘뜨는’ 후배 개그맨 김구라와 왕비호를 향해 “둘 다 나를 따라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더니 “나는 독설가는 아니다”고 뒤늦게 선을 긋기도 했다. ‘제8의 전성기’, ‘거성’ 그리고 ‘하찮은 형’으로 불리는 박명수를 만났다. MBC FM4U ‘2시의 데이트’ 생방송을 끝낸 직후 마주 앉은 박명수와 나눈 첫 대화의 주제는 뜬금없이 나온 ‘경기 침체’. 진행을 맡은 고정 프로그램이 여럿인데다 전성기를 구가하는 까닭에 “불경기와 상관없겠다”고 은근히 묻자, 그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불경기를 타지 않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 스타와 불경기는 어울리지 않는다. “MC 맡았던 프로그램 중 몇 편이 줄었다. 고정 프로그램만 줄었다면 상관없는데 방송 외에 활동하는 무대와 기회까지 없어지고 있다. 다행히 돈을 쓰지 않고 낭비 없는 생활 습관 덕분에 큰 문제는 없다. 나는 꾸미기 위해 옷을 사지 않는다. 방송할 때는 협찬한 옷을 입는다. 백화점에서도 아내 옷만 산다. 그래도 아내가 병원 원장인데, 옷은 여러 벌 필요하다. - 9월 태어난 딸이 바쁜 아빠의 얼굴도 못 알아보는 것 아닌지. “100일도 안돼 겉으로는 사실 딸인지 아들인지 구분이 안 될 만큼 어리다(웃음). 딸을 보고, 아내를 보면 결혼은 인생의 황금기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가족과 가정은 또 다른 의미인데 결혼은 부족한 남녀가 만나 서로 블록을 맞추는 일 같다. 댐이 무너지는 걸 막아주는 게 배우자 아닐까. 곧 둘째 아이도 만들고 싶다. 아들, 딸 구분하지 않는다.” - 가정을 이룬 뒤에 가장 뿌듯함을 느낀 때는 언제인가. “원래 인터넷 댓글이나 시청자 게시판 글을 절대 읽지 않는다. 거의 악플(악성댓글)이고 편향적이라 도움이 안 된다. 당연히 아내도 읽지 않을 거라 여겼는데 며칠 전 ‘무한도전’(MBC) 매니저 편이 방송된 뒤 아내가 게시판 조회 수가 10만 건이 넘었다는 사실과 함께 ‘인간적이다’이라는 의견이 많다는 것까지 알려주었다. 그때서야 아내가 나와 관련된 댓글을 모두 살펴보고 그 중 좋은 의견만 얘기해 준다는 걸 알았다. 가슴이 뭉클했다.” - 방송에서 ‘아내 역할’은 유재석이 맡고 있다. “(유)재석이와 나는 서로의 개그를 ‘빼먹는’ 사이다. ‘엑스맨’(SBS)을 통해 재석이를 만났고 ‘무한도전’으로 옮겨 서로 업그레이드를 이뤘다. 며칠 전 ‘해피투게더’(KBS 2TV) 녹화 도중 ‘건포도를 마음껏 먹고 싶어 꼭 캘리포니아에 가겠다’는 내 말에 재석이가 웃음을 터트리고 눈물까지 흘리는 통에 20분 간 녹화가 중단됐다. 남들 눈에는 하찮아 보이지만 재석이와 나는 서로 웃음 코드를 잘 파악한다. 솔직히 혼자 개그를 한다는 건 굉장히 어렵다.” - 방송과 가정에서 얻은 자신감이 대단한 것 같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한 이유도 자신감의 발로인가.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시작한 탈모방지 사업이 재미있다. “탈모는 끝까지 숨기고 싶었다. ‘무한도전’에서 하하가 ‘박명수는 흑채를 쓴다’고 폭로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하하는 대역죄인이다. 물 속에 들어가서 촬영하는 장면이었는데 흑채가 물에 섞여 먹물로 변해 얼굴로 마구 흘러내렸다(웃음).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그동안 숨겨온 콤플렉스를 까발렸다. 사실 청소년, 직장인 중 탈모로 고민하는 이들은 상당수다. 나는 탈모방지 제품 중 써보지 않은 게 없을 정도로 전문가다. 가장 많이 효과를 본 제품을 직접 추천하고 맞춤형 가발도 출시할 계획이다.” - 10월 열린 전국체육대회에 ‘무한도전’ 팀과 출전해 에어로빅 부문에서 은메달을 땄다. 3개월 동안 연습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텐데, 왜 자꾸 어려운 도전에 나서나. “‘무한도전’에 매달리다보면 아이 볼 시간이 부족해 아쉽긴 하다. 우리는 재미를 만들기 전에 열심히 해야 한다고 믿는다. 시청자는 재미가 없어도 열심히 하면 봐준다. 그 모습에서 자신들의 인생을 엿보기 때문이 아닐까. ‘무한도전은 길게 가야 할 프로그램이다. 내게 ‘무한도전’이 있기에 ‘해피투게더’가 있고 ‘2시의 데이트’가 있다.” - 항상 극비리에 진행하는 ‘무한도전’의 새로운 아이템을 살짝 귀띔해줄 수 있나. “11월은 에어로빅 전국체전 특집이 있고 12월에는 달력특집 그리고 지난해에 인기를 모았던 연말 콘서트의 규모를 더 키워 할 것 같다. 더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이다.(웃음).” 이해리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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