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김혜윤 “‘어하루’ 또래들과 함께 완성한 작품”

입력 2019-11-30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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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김혜윤 “‘어하루’ 또래들과 함께 완성한 작품”

세상은 늘 색다른 걸 원하지만 한편으론 익숙한 걸 쫓기 마련이다. 색다른 것은 신기하지만 어렵고 익숙한 것은 이해하기 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도 최근 등장한 드라마 중 가장 독특하고 색다른 설정을 가진 작품 중 하나였다.

그래서 이 작품의 주연을 맡은 김혜윤의 역할은 막중했다. 자신이 만화 속 세상의 캐릭터라는 걸 깨닫는다는 설정 속에서 김혜윤은 이 모든 상황을 시청자에게 이해시켜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라 부담도 컸지만 설레기도 했어요. 좋은 배우들과 감독님을 만나 무사히 마칠 수 있었죠. 초반 1~2회에서는 단오의 깨달음을 기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돼요. 아무래도 분량도 많았고 제가 해야 할 것들이 많았어요, 주변의 배우들이 절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김혜윤은 이 작품에서 10대 여고생인 은단오 역을 맡아 전작인 ‘SKY캐슬’ 속 예서와는 180도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10대의 발랄함과 당찬 매력을 보여주면서 순정 만화 속 캐릭터임을 이해시킨 건 김혜윤의 공로다.

“세계관이 복잡한 작품이었어요. 그렇다고 제가 복잡해 하면 보시는 분들도 어려워 할 것 같았죠. 은단오를 연구할 때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했어요. 단오의 성격이 저 김혜윤의 실제 모습과도 가장 비슷해요. 물론 드라마적인 과장으로 단오가 좀 더 애교가 많고 발랄하긴 하지만요. 그런 것들을 계속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어하루’는 만화 속 세상에서 작가가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순간인 ‘스테이지’와 자아를 가진 캐릭터들이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섀도우’로 나눠 드라마를 진행시켰다. 때문에 캐릭터들 역시 스테이지와 섀도우에서 각자 전혀 다른 인물은 연기해야 했다. 일종의 1인 2역을 보여준 셈이다.

“그 부분도 많이 복잡해서 전 그 두 순간의 은단오가 서로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완전히 분리해 놓고 섀도우에서 하루, 도화와 쌓는 관계, 스테이지에서 백경과 쌓는 관계 등을 계속 의식했죠. 초반에는 여기는 만화 속 세상이라는 걸 설명하는데 집중했다면 그 이후부터 벌어지는 사건들에는 각자의 스토리가 쌓여 있어야 했거든요.”

이처럼 쉽지 않은 과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김혜윤이 첫 주연작을 해낼 수 있었던 건 극중 동급생이었던 또래 배우들의 덕이다. 그는 “모든 배우들이 하나같이 조용한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사실 저도 예전부터 연기를 했다곤 하지만 늘 단역들만 해 와서 제대로 큰 배역으로 작품을 한 건 이번이 두 번째에요. 그래서 더 동료 배우들에게 더 의지를 많이 했죠. 전작(SKY캐슬)에는 선배님들이 많이 계셔서 보는 것만으로 배워지는 것이 있었다면 이번엔 뭔가 함께 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느낌이었어요.”


그 중에서 가장 김혜윤과 가장 많은 장면을 공유한 것이 백경 역의 이재욱, 하루 역의 로운이었다. 그리고 극중 순정만화 설정을 가장 충실히 이행한 김영대(오남주 역), 이나은(여주다 역)도 이 작품의 중요한 축을 맡았다.

“재욱이는 나이에 맞지 않게 굉장히 성숙해요. 분량이나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생기면 바로 털어놓을 수 있는 배우였죠. 그리고 로운도 굉장히 열심히 하는 친구에요. 대본을 먼저 가져와서 제가 많은 것들을 물어봤죠. 서로 서로 소통이 잘 됐어요.”

김혜윤은 “각자 서로 준비해 온 것들을 꺼내면서 작품을 완성했다”고 회상했다. 그에게 ‘어하루’는 김혜윤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킨 ‘SKY 캐슬’과는 또 다른 의미로 각별한 작품이 됐다.

“제가 ‘SKY캐슬’에서 큰 역할을 받았고 그 작품이 화제성도 좋아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그리고 ‘어하루’의 은단오는 제가 맡은 첫 주연이고 하이틴 드라마적인 성격도 있어서 다른 의미로 잊지 못할 작품이 됐어요. 올해가 제게 너무 감사한 한 해에요.”

김혜윤이 이런 벅찬 2019년을 맡기까지 그 역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작품 속 은단오처럼 엑스트라였던 적도 있었고, 하루처럼 배역 이름이 없던 시절도 겪었다. 아직 초심(初心)을 말하기엔 일러 보이지만 김혜윤은 꾸준히 자신의 시작을 곱씹는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현장에 나가고 대본이 나왔을 때의 기분을 기억하려고 해요. 이번 작품을 할 때도 체력이 부족해지면서 의욕도 같이 줄어들더라고요. 그 때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그리고 제 배역에 이름이 생겼을 때의 설렘을 기억해요. 제가 과거에 얼마나 간절했고 설렜는지를 기억하면서도 의욕을 충전하고 있어요.”

사진=싸이더스 HQ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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