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겨울왕국2’ 제작진 “좌절의 순간에도 희망을 잃지 않을 믿음”

입력 2019-12-07 13: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A:인터뷰②] ‘겨울왕국2’ 제작진 “좌절의 순간에도 희망을 잃지 않을 믿음”

2014년, 아이들에게서 귀에 딱지가 날 정도로 들은 ‘렛잇고’의 주인공, ‘겨울왕국’이 속편으로 돌아왔다. 개봉하기 전부터 아이들은 영화가 언제 나올지 기다렸고 부모들은 엘사와 안나가 몇 벌의 옷을 입고 나올지, 지갑을 얼마나 열어야 할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 만큼 ‘겨울왕국’이 가진 영향력은 상당했다.

예상한 듯, ‘겨울왕국’을 향한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미 900만 관객을 넘어섰고, 곧 1000만 관객 돌파를 할 기세다. 개봉 후 한국을 찾은 제작진들은 이토록 뜨거운 사랑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하 피터 델베코‧크리스 벅‧제니퍼 리 감독 인터뷰 일문일답>

Q. ‘겨울왕국’(2014)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속편을 제작하는데 부담감이 컸을 것 같다.

제작자 피터 델베코(이하 델베코) :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인기가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이 클 거라고 생각은 했다. 하지만 2편을 만들기 시작할 때는 1편 때처럼 부담감을 덜어내고 시작을 했다. 그래야만 외부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토리룸 안에서 캐릭터의 내면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작업에만 몰두했다.


Q. 이번 편도 제작진의 상상력에 놀랐다. ‘겨울왕국’을 포함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볼 때면 제작진의 상상력에 감탄을 하는 경우도 있다. 도대체 상상력의 근원지는 어디인가.

크리스 벅 감독(이하 벅) : 디즈니의 연출가들은 문화적으로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성(性)비의 균형도 좋다. 다양한 사람들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근원지이다. 각자 갖고 있는 이야기가 글로 바뀌고 그것이 그림으로 변한다. 또 그 그림을 보고 영감을 얻어 아이디어가 추가되면서 한 작품이 만들어진다고 보면 된다. 작업하시는 분들이 모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열정적이다. 그냥 애니메이션이라는 세계에 푹 빠져 사는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

Q. 이번 ‘겨울왕국2’의 출발점, 그러니까 ‘씨앗’의 역할을 한 것은 무엇인가.

제니퍼 리 감독(이하 리 감독) : ‘성장’이 키워드라고 보면 된다. 주인공들이 그들에게 처한 환경에서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가 핵심이었다고 보면 된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장애물과 역경에 부딪힌다. 안나와 엘사 역시 그런 고난을 겪으면서 서로가 성숙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보호해주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정령’ 같은 경우는 영감을 받은 부분이 있었다. ‘엘사’는 자연의 일부라는 전제로 스칸디나비아의 문화적 배경과 민속 동화 등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노르웨이 숲을 다니며 전문가에게 이야기를 듣고 아이템을 발굴하기도 했다.


Q. 전편에서 모든 캐릭터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때 부담도 있을 것도 같다. 특히 2편에서는 불의 정령인 ‘브루니’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리 감독 :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었다. 바람의 정령 ‘게일’을 만들 때는 ‘바람을 어떻게 눈으로 보이게 하지?’가 큰 고민이었다. 또 물의 정령 ‘노크’는 시각화시키는 것이 어려웠다. 바다 안에서 뛰는 물의 정령이지 않나. 물속에 물이 있는 것이다. 적절한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거인 같은 경우도 여러 실험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다. 불의 정령 ‘브루니’는 스칸디나비아의 신화 속 ‘샐러맨더(salamander)’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가 움직이면 숲이 다 탈 정도에 위력을 갖고 있지만 정작 실물은 아주 조그마한 도마뱀이 나온다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거기서 출발을 했다.

Q. 이렇게 큰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 제작자가 지켜야 할 덕목이 있다면 무엇일까.

제작자 델베코 : 유연성이다. (웃음)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굉장히 많은 변동사항이 생기지만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은 예산과 개봉 날짜다. 이야기가 가장 큰 원동력이기 때문에 살릴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해진 예산과 주어진 마감을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덕목이라고 생가한다.

Q. ‘겨울왕국2’ 개봉 후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은 ‘엘사’와 ‘안나’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지갑을 열기 바쁘다. 그 만큼 아이들이 이 캐릭터들을 사랑하고 있는데 영화를 보고 어떤 좋은 메시지를 알게 되면 좋을까.

리 감독 : ‘엘사’와 ‘안나’의 옷에 관심을 둔다는 것은 그 만큼 캐릭터에 몰입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단순히 그들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엘사’와 ‘안나’처럼 용감해지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도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인생을 살 때 많은 역경이 다가오고 좌절할 순간이 있을 것이다. 그 때에 캐릭터들을 생각하며 그 고난을 이겨냈으면 좋겠다. ‘너도 할 수 있어’, ‘다시 세상 앞에 설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좋겠다. 나 역시 16살 아이를 둔 엄마다. 그렇기에 기획단계에서 ‘우리 딸이 이 작품으로 영감과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벅 감독 : 캐릭터들이 어려운 여정을 떠나는 모습과 좌절의 순간을 맛보지만 결국 여정 끝에는 희망이 있지 않나. 보는 관객들이 이 여정을 다 함께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면서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어’, ‘이겨낼 수 있다’라는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Q. ‘겨울왕국3’를 기대해도 될까.

제작자 델베코 : 4년 반이라는 기간에 걸쳐서 ‘겨울왕국2’가 나왔다. 마라톤과 같은 작업이어서 우리 모두 에너지를 소진해버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휴가다. (웃음) 아직까지 2편 마지막 프레임 이후의 이야기를 생각해보지 않았다. 1년 뒤에 물어봐주시면 감사하겠다. 하하.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