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영의 어쩌다] MBC 드라마, ‘판단 미스’ 편성 핸디캡 딛고 일어설까

입력 2020-01-09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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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판단 미스’ 편성 핸디캡 딛고 일어설까

분골쇄신할까. 지난해 소위 ‘대박작’ 하나 내놓지 못한 MBC 드라마가 올해 잇따라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선보이며 안방 시청자 잡기에 나선다.

그 시작은 새 수목드라마 ‘더 게임: 0시를 향하여’(극본 이지효, 연출 장준호 노영섭, 이하 ‘더 게임’)부터다. ‘더 게임’은 죽음 직전의 순간을 보는 예언가와 강력반 형사가 20년 전 ‘0시의 살인마’와 얽힌 비밀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결혼전야’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옥택연과 이연희가 남녀 주인공으로 나선다.

옥택연은 극 중 상대방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죽음 직전의 순간이 보이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예언가 김태평 역을 맡는다. 이연희는 사건 현장을 분석하는 능력이 그 누구보다 뛰어난 강력반 형사 서준영으로 분한다. 두 사람은 그동안 연기해온 캐릭터와 다른 분위기를 연기하며 변신을 꾀한다. 또한, 전작에서 호흡했던 인연을 바탕으로 완성된 팀워크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제작진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일심동체로 촬영에 임하는 중이다. 촬영하는 순간이 감사할 정도로 다들 열정을 불태운다. 이런 열정과 노력, 애정 덕분에 ‘더 게임’ 특유의 색깔이 묻어나는 새로운 스타일의 장르물이 탄생할 것으로 확신한다. 많은 기대 부탁한다”고 전했다.

2020년 MBC 드라마 포문을 열 ‘더 게임’은 성공적인 출발을 알리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이를 이어받을 작품 편성도 확정됐다. 바로 ‘그 남자의 기억 법’(극본 김윤주 연출 오현종 이수현)이다.

‘그 남자의 기억 법’은 모든 시간을 기억하는 과잉기억 증후군에 걸린 차세대 앵커와 삶의 중요한 시간을 망각해 버린 이슈 메이커 라이징 스타의 기억 찾기 로맨스다. ‘2019년 MBC 연기대상’ 영광의 대상을 수상한 김동욱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여주인공에는 문가영이, 주요 출연자로 Mnet ‘프로듀스X101’ 출신 이진혁(업텐션)이 합류한다. 상반기 MBC 기대작으로 꼽힌다. 지난 연말 제작에 돌입, 현재 촬영이 한창이다.

한동안 쉰 월화극도 올봄 돌아온다. 완벽한 인생을 꿈꾸며 1년 전으로 돌아간 순간, 더 알 수 없는 운명에 갇혀버린 자들의 미스터리 생존게임을 그린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극본 이서윤 이수경 연출 김경희)이 시청자를 찾는다. ‘인생 리셋’이라는 흥미로운 소재가 시청자 호기심을 자극할 전망이다. 이준혁, 남지현이 남녀주인공으로 나서고, 김지수, 양동근 등이 주요 출연자로 극을 풍성하게 한다.

편성보다 일찍 제작에 들어갔으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끌어내겠다는 제작진 각오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쏟아지는 ‘장르물 홍수’ 속에 MBC가 내놓을 장르물이 시청자 흥미를 끌지 아직 알 수 없다. 또한, 지난해 대대적으로 개편을 단행한 MBC 편성도 작품 흥행에 방해 요인으로 꼽힌다. 경쟁 채널 드라마 대부분이 밤 9시 30분 이후 방영을 시작해 밤 11시 전후로 끝나는 반면, MBC는 저녁 8시 55분 시작해 밤 10시 전후로 마무리된다. 경쟁은커녕 ‘빈집털이’도 못하는 형국이라는 지적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동아닷컴에 “MBC 드라마 최대 실수는 편성이다. 시청 패턴에 따른 개편으로 ‘9시 시대’를 열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여전히 ‘10시 시대’다. 케이블 채널과 종합편성채널(약칭 종편)은 드라마 방영 시간이 유동적이고 길다. 최근 SBS 역시 시간대를 밤 9시 40분대로 옮겼지만, 결국 확대 편성으로 이득을 케이스다. MBC만 나 홀로 ‘9시 시대’라 주장한들 경쟁 채널에 시청자만 빼앗기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장르물 편성에 대해서는 “시도는 좋지만, 시청자 호기심을 자극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제작비 200억 내외 규모를 쏟아부은 ‘아이템’도 성적은 초라했다. 너도, 나도 장르물을 만들지만, 실속을 챙기기 위해서는 시청자 눈높이에 맞는 드라마가 제작되어야 한다. 그걸 올해 MBC가 보여줄지가 성패를 가르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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