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김학범호의 도쿄올림픽 안착…‘언성 히어로’ 송범근도 있다

입력 2020-01-23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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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 스포츠동아DB

“그 나이에 저 정도면 정말 잘하는 거야. K리그 1위 팀 주전으로도 뛰잖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수문장 송범근(23·전북 현대)을 향한 김학범 감독의 신뢰는 대단하다. 한국축구에 금메달을 안긴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서 처음 함께 했던 스승과 제자는 2020도쿄올림픽을 위해 또 다시 의기투합했다.

송범근은 도쿄올림픽 지역예선을 겸해 태국에서 진행 중인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있다. 한국은 22일(한국시간)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끝난 호주와의 대회 4강전에서 2-0 쾌승을 거두며 9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을 확정했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송범근이 올림픽에 딱히 동기부여가 없다는 점을 걱정한다. 그는 AG 우승으로 병역 혜택을 얻었다. 국내 선수들에게 우승을 전제로 한 AG와 시상대 진입을 목표하는 올림픽은 아주 특별한 무대다.

그러나 송범근은 ‘병역’이 아닌 올림픽 그 자체를 주목한다. A매치는 아니지만 U-23 대표팀이 소집될 때면 누구보다 기쁜 마음으로 ‘김학범호’ 훈련캠프에 합류해왔다. 소속 팀 못지않게 U-23 대표팀과 태극마크에 남다른 애착을 보인다.

물론 전북도 시즌 중 수시로 이뤄지는 U-23 대표팀 강화훈련에 주력 골키퍼를 내주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으나 김 감독의 적극적인 설득과 올림픽에 대한 선수의 열망을 확인하고는 차출을 허락해왔다. 도쿄올림픽 기간에도 K리그는 중단 없이 진행되나 대한축구협회와 김 감독이 호출하면 송범근의 올림픽 출전에 응한다는 내부 방침도 세워뒀다.

송범근은 최근 여러 곳의 러브 콜을 받았다. 나고야 그램퍼스 등 일본 J리그와 벨기에 주필러리그 클럽이 손짓했다. 잠시 고민도 했지만 최종 선택은 잔류였다. 전북이 K리그1을 평정한 2018·2019시즌 주전 수문장으로 뛴 만큼 소속 팀에 대한 애정도 강했다. 첫 시즌 30경기를 뛰어 18실점을 허용한 그는 지난해 38경기에서 32골을 내줘 ‘영(0)점대 방어율’을 지켰다.

사실 전북은 이번 겨울 선수이적시장에서 FA(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대구FC를 떠나 울산 현대로 이적한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의 영입을 진지하게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판단은 ‘팀을 잘 아는’ 선수들이었다. 2020시즌 전북은 송범근과 이범영(31)을 번갈아가며 활용하기로 했다.

송범근은 U-23 챔피언십에서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 전부 소화했다. 필드 플레이어들은 매 경기 절반 이상 바꾸는 큰 폭의 로테이션이 이어지지만 골키퍼는 한 명을 계속 기용하고 있다. 빌드업의 시발점이 돼야 할 골키퍼의 교체는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결과는 좋다. 중국(1-0)~이란(2-1)~우즈베키스탄(2-1)~요르단(2-1)~호주(2-0)를 차례로 격파한 한국은 3실점에 머물고 있다. 오세훈(상주 상무)과 전북 입단이 확정된 조규성(FC안양), 이동경(울산 현대), 정승원, 김대원(이상 대구FC)이 이끄는 화력(9득점)도 출중하지만 안정된 뒷문도 U-23 김학범호의 순항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한국은 이제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있다. 우즈벡을 4강에서 1-0으로 따돌린 ‘중동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26일 오후 9시 30분·라자망갈라 스타디움)이다. 2년 주기로 개최되는 이 대회와 우리는 아직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 충격적인 2-3 역전패를 당했던 4년 전 카타르대회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나머지 2차례 대회는 4강에 그쳤다.

올림픽 본선이라는 1차 목표는 이뤘으나 김 감독의 최종 목표는 우승이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송범근은 결승 무대에 설 가능성이 크다. 이미 U-23 대표팀은 토너먼트에 진입한 이후 꾸준히 페널티킥(PK) 연습을 별도로 진행하며 승부차기에 대비했다. 송범근 등 골키퍼들도 꾸준히 동료들의 킥 방향을 읽고 온 몸을 던지며 만약의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다.

U-23 대표팀 스태프는 “(송)범근이가 열정적으로 대회에 임하고 있다. 호주전 후반전을 앞두고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었다. 전반전 동안 공을 많이 만지지 못했다는 이유로 부지런히 볼 캐칭 연습을 하더라. 물론 태국에서 동고동락한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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