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2+2년? 롯데가 FA 안치홍에게 산 건 ‘2020년 희망’

입력 2020-01-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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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맨’으로 변신한 안치홍(오른쪽)이 28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성민규 단장과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20년 3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개막전. 변수가 없다면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롯데에 합류한 안치홍(30)의 데뷔전이 될 전망이다. 유니폼을 입고 첫선을 보이기까지 60일이 남았지만 롯데는 이미 ‘안치홍 효과’를 체감 중이다.


● 2+2년 계약, ‘안치홍’의 가치를 되찾는 도전

롯데는 28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안치홍 입단식과 이석환 신임 대표이사 취임식을 진행했다. 수년째 FA 시장의 ‘큰 손’이었던 롯데지만 입단식은 드문 풍경이다. 최근 10년간 영입한 7명의 외부 FA 중 입단식을 치른 건 미국 생활을 접고 2017년 친정으로 돌아온 이대호 뿐이었다.

2009년 KIA 타이거즈에서 데뷔한 안치홍은 11년(경찰 야구단 2년 포함)간 ‘원클럽 맨’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생애 첫 FA 자격을 얻고 원 소속팀 KIA와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6일 롯데와 2+2년 최대 56억 원에 계약했다. 롯데는 10년간 이대호에게만 허락했던 입단식을 열며 성대하게 환영했다. 입단식에 동석한 성민규 단장은 “안치홍의 합류가 롯데에 남다른 의미”라고 입단식의 배경을 설명했다.

KBO리그에서 보기 힘든 2+2년의 상호 옵션 계약. 선수들이 보장 계약을 선호하는 걸 감안하면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안치홍은 “첫 2년 계약은 내게 도전이다.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할 수 있는 계약”이라며 “내가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2년 뒤에 대한 자신감은 충분하다. 그만큼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자평했다.

군 복귀 시즌인 2017년부터 2연속시즌 20홈런 고지를 넘긴 안치홍은 지난해 5홈런에 그쳤다. 타율은 0.315로 여전히 준수했지만 득점권에서는 0.234로 고전했다. ‘클러치 히터’로서 자존심을 구겼다. 안치홍은 “과도한 벌크업에 초점을 맞춘 영향도 컸다. 원인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개선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 성 단장은 “클러치 능력이 떨어졌지만 볼넷, 2루타 등 생산성은 여전했다”며 “기존에 해왔던 모습만 그대로 보여줘도 영입은 대성공”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자이언츠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안치홍이 28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사직구장의 열기를 다시 가져오겠다”

독특한 2+2년 계약은 첫 2년이 지난 뒤 상호 의지에 따라 연장 여부가 결정된다. 2년, 혹은 4년 뒤 롯데와 안치홍의 동행을 평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 단장은 “안치홍 영입 효과는 지금 평가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뜨거웠던 팀은 단연 롯데다. 포수 FA들에게 목을 매는 대신 트레이드로 지성준을 데려왔고 화려한 경력의 외국인 선수를 데려왔다. 2차 드래프트에서도 1군 경력이 없는 외야수 최민재 영입에 그쳤다. 여기에 안치홍과 독특한 계약을 이끌어냈고 전준우까지 잔류시켰다. 성 단장이 강조하는 ‘프로세스’는 일종의 신드롬이 됐다.

2020시즌을 향한 팬들의 기대치도 높아졌다. 물론 시즌 성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지만, 지난해 최하위 팀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기대와 시선이 높아진 건 분명하다. 성 단장은 바로 이 지점에서 ‘안치홍 효과’를 강조했다.

롯데 팬들은 “올해 성적이 정말 기대된다”, “올해 해볼만 할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최하위 팀에 연이어 이슈가 생산되고 있다. 안치홍의 영입 덕에 2020년 팬들의 시선을, 발걸음을 롯데로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도부산’의 열기는 지난해 최하위라는 성적과 함께 차갑게 식었다. 하지만 안치홍은 “성적만 난다면 팬들은 응원을 해주실 것이다. KIA 소속으로 사직구장에 원정을 올 때마다 느꼈다”며 “그 열기를 올해 다시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롯데가 지불한 최대 56억 원의 금액에는 2020년을 향한 팬심의 지분이 적지 않다.

부산|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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