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남자’ 강동헌 감독 “류현경X박혁권, 축복…신념의 극대화” (일문일답)

입력 2020-02-14 16: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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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남자’ 강동헌 감독 “류현경X박혁권, 축복…신념의 극대화” (일문일답)

영화 ‘기도하는 남자’는 신의 시험대 위에 놓은 목사와 그의 아내의 처절한 선택을 좇는 작품이다. ‘기도하는 남자’는 제23회 부산 국제 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 상영되어 한차례 주목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지독한 경제난 속에서 개척교회를 운영하는 목사 태욱(박혁권 분)은 설상가상으로 아내 정인(류현경 분)에게 장모 영애(남기애 분)의 수술비가 급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본격화된다. 돈을 마련해야 하는 태욱과 정인이 결국 신념에 어긋나는 선택지를 마주하게 하면서 그들의 내면을 치밀하고 섬세하게 관찰한다.
“입체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강동헌 감독은 인물들의 고민을 보다 드라마틱 하게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캐릭터의 직업을 개척교회 목사로 설정했다. “종교라는 소재를 차용함으로써 인물이 가진 신념을 극대화하려고 했다.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영화의 주제를 보다 드라마틱 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동헌 감독은 짧은 시간 내에 급격한 변화를 맞이해야하는 인물들이기 때문에 배우의 연기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이었다고. 그는 박혁권과 류현경 배우의 출연을 “축복과도 같았다”고 표현했다. “데뷔하지 않은 감독이고, 일면식마저 없어 조심스러웠는데, 시나리오 확인 후 출연해 주신 박혁권, 류현경, 남기애…출연해주신 모든 배우분께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박혁권과 류현경은 ‘기도하는 남자’의 시나리오를 극찬한 바 있다. 박혁권은 “그 어느 때보다 연기 욕심이 강했던 작품”이라고 말했고, 류현경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겪게 되는 힘든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제가 위로받았듯 관객분들이 이 영화를 통해 위로받으실 수 있으셨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종교영화로 국한될 수 있지만, ‘기도하는 남자’는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맞닥뜨리게 되는 절망의 순간, 모든 상황들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하며 좌절하게 되는 순간, 바로 이 지점을 조명한다.

그리고 동시에 마음과 신념을 다해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하지만 그래서 각자가 나아가려고 하는 그 길이 얼마나 숭고한지 투박한 손으로 위로를 건넨다.

강동헌 감독은 태욱이 극 중 동현에게 납치되어 버려지는 장면을 포인트로 짚으면서 “끝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곧게 뻗은 직선 길이 비현실적인 공간처럼, 마치 예수가 걸었던 고행의 길처럼 보이길 원했고, 죽은 나무를 길 끝에 심어 인물의 내면을 집중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동헌 감독은 단편 <애프터 세이빙>(2001)으로 제31회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에 초청됐고, 두 번째 연출작 <굿나잇>(2009)으로 제46회 대종상 영화제 단편영화 부문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다. <기도하는 남자>는 그의 첫 번째 장편 데뷔작으로, 제23회 부산 국제 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 상영됐다. 현재 <아이>(가제)의 시나리오를 작업 중이다.

영화 ‘기도하는 남자’는 20일 개봉한다.

▼이하 강동헌 감독 일문일답

Q. 프로젝트의 시작점
A. 장편 데뷔작을 준비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그 사이 ‘이상과 현실’에 대해 수없이 고민했던 경험들이 <기도하는 남자>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할 이 지점에 대해 영화로 소통해보고자 했습니다.

Q. 연출 포인트
A. 입체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무엇보다 캐릭터 설정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모든 인물들의 사연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한 인물이 가진 다채로운 성격들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종교라는 소재를 차용함으로써 인물이 가진 신념을 극대화하려고 했습니다.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영화의 주제를 보다 드라마틱 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캐스팅
A. 시나리오 작업 때부터 박혁권 배우를 떠올렸습니다. 아직 데뷔하지 않은 감독이고, 일면식마저 없어 조심스러웠는데, 시나리오 확인 후 흔쾌히 출연 연락을 받아 축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박혁권 배우뿐만 아니라 류현경, 남기애, 김준원, 백종승, 오동민 배우 등 영화에 출연해주신 모든 배우분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첫 장편이라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훌륭한 배우분들의 도움으로 잘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영화의 포인트 장면
A. ‘태욱’이 ‘동현’에게 납치되어 버려지는 장면은 ‘태욱’의 심경이 극변하는 중요한 장면이기에, 영화 속 다른 장면들과는 확실히 다른, 특별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끝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곧게 뻗은 직선 길이 비현실적인 공간처럼, 마치 예수가 걸었던 고행의 길처럼 보이길 원했고, 죽은 나무를 길 끝에 심어 인물의 내면을 집중적으로 표현하려 했습니다.

Q. 엔딩
A. 처음 시나리오에는 없었던, 마지막으로 구상한 장면입니다. 인물과 십자가가 어우러지는 하나의 컷이 영화 전반적인 느낌을 전달할 수 있길 바랐습니다. 신의 시험이 끝난 듯 보이지만, ‘태욱’이 안고 감내하며 살아가야 하는 고통을 암묵적으로 암시함과 동시에, 바로 그 자체가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엔딩은 여러 가지로 해석이 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각자의 해석을 가지고 영화를 관람하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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