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문화사업, ‘제2의 봉준호 찾기’ 시작…단편영화 지원 사업

입력 2020-02-21 16: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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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리 길도 한걸음부터. 세계적 영화감독의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첫 작품은 대학 동아리에서 찍은 18분짜리 단편영화다.

영화 ‘기생충’으로 제92회 아카데미상 4관왕을 석권하며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의 영화 역사를 바꾼 봉준호 감독 역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재학 시절 친구들과 만든 영화 동아리 ‘노란문’에서 단편영화 ‘백색인(1993)’을 감독하며 영화인으로서 첫 발을 뗐다.

단편영화는 주로 10분에서 20분 내외의 이야기로 구성된 영화를 말한다. 일반 대중에게 선보일 기회는 많지 않지만 감독 지망생들에게는 일종의 등용문이다. 상대적으로 제작비 부담이 적고 제작 환경도 자유롭기 때문에 감독이 가진 세계관 및 창의성 등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고 그래서 기발한 의미 있는 작품도 다수 탄생한다. 또한 자신의 연출력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레퍼런스 역할도 한다. 한국 영화계가 앞으로 제2, 제3의 봉준호를 키워내기 위해 꼭 선행되어야 하는 필요조건이 단편영화 제작 및 유통의 활성화인 셈이다.

그러나 이제 막 출발점에 서 있는 단편영화 감독들에게 주로 사비로 마련하게 되는 제작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함께 제작할 전문 인력 확보나 배우 캐스팅의 어려움, 적은 경험 등도 장벽으로 작용한다. 이들을 물적, 심적으로 지원해주고 시작을 도와주는 사업들이 필요한 배경이다.

CJ그룹이 CJ ENM을 통해 영화 사업을 하고 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CJ문화재단이라는 공익법인을 두고 영화인을 꿈꾸는 젊은 창작자들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는 걸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CJ문화재단은 지난 2010년부터 ‘스토리업’ 공모 사업을 통해 2019년까지 총 137명의 시나리오 작가 및 감독을 선발해 역량 향상 및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며 역량 있는 젊은 스토리텔러들의 영화 산업 진출을 후원해왔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는 기존 장편 시나리오 부문에 이어 단편영화 제작 지원 부문을 신설, 선정된 창작자에게 최대 1500만 원에 달하는 단편영화 제작비와 함께 전문가 멘토링을 지원해 완성도 높은 단편영화가 제작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시장에 보다 빠르게 진출할 수 있도록 자막 번역, DCP 제작, 출품비를 비롯한 주요 영화제 참가 비용도 지원한다. 매력적인 혜택 중 하나는 단편영화 상영회 등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행사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해외 무대에도 소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2018년도에 선정돼 후원을 받은 김덕근 감독의 ‘나의 새라씨(2018)’는 제18회 미쟝센단편영화제 경쟁부문과 전주국제영화제 단편부문에 진출,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 특별상 작품 부문과 연기 부문을 석권했다.

CJ문화재단은 단편영화 제작 지원 외에도 2014년부터 ‘한중 청년 꿈키움 단편영화제’를, 2018년부터 ‘한베 청년 꿈키움 단편영화 수상작 교류 상영회’를 개최하며 양국 젊은 감독들의 발굴·육성 및 문화교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스토리텔링과 연출에 관심 있는 예비 영화인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스토리업 특강 시리즈도 CJ문화재단이 영화인을 꿈꾸는 젊은 창작자들을 위해 마련하고 있는 상설 프로그램이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제2의 봉준호를 꿈꾸는 끼와 열정과 창의력 넘치는 젊은 창작자들의 첫 출발을 돕기 위해 단편영화 제작 지원에서 나아가 해외 영화제 출품을 돕는 등 조금씩 지원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라며 “한국 영화 산업의 기초를 튼튼히 하고 내실을 다짐으로써 영화 한류 강국으로 만드는 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더 체계적이고 다양한 지원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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