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지표로 살펴본 ‘최강 우익수’ 삼성 김헌곤의 가치

입력 2020-06-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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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헌곤(32)은 근성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은 그의 가치를 더 빛나게 한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주루에서 보여주는 가치도 실로 엄청나다.

김헌곤을 가장 빛나게 하는 요소는 바로 안정된 수비다. 주로 코너 외야를 담당했지만, 중견수 수비도 문제없을 정도의 넓은 범위를 자랑한다. 그뿐 아니라 강견을 앞세운 정확한 송구는 상대 주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김헌곤은 타구판단 능력 등의 수비력을 의미하는 필딩(Fielding)과 송구 능력을 뜻하는 스로잉(Throwing)이 모두 뛰어난 외야수다. 타자들이 바깥쪽 공을 밀어치는 기술이 향상하면서 코너 외야수들의 필딩 능력도 그만큼 중요해졌다.

김헌곤은 기존의 좌익수에서 우익수로 자리를 옮긴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안정감을 뽐내고 있다. 수비 시프트가 어긋나더라도 놀라운 타구판단 능력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홈에 가까운 3루로 향하는 주자를 막아내야 한다. 우익수의 3루 송구는 좌익수와 견줘 까다롭다. 뛰어난 송구 능력은 필수다.

김헌곤은 이 분야에서 전문가로 통한다. 별다른 실수가 없다면, 그 능력만으로도 상대 주자의 추가 진루를 막을 수 있어 의미가 작지 않다. 좌익수였던 2018시즌 14개의 보살(외야수 1위)을 기록하며 위력을 뽐냈고, 올 시즌에도 3일까지 10개 구단 주전 우익수 가운데 가장 낮은 29.6%(44시도 13진루)의 진루허용률을 자랑한다. 한 차례 보살을 기록했고, 실책은 단 하나도 없다.

기록에도 드러난다. 김헌곤이 뜬공을 처리했을 때 2루 주자가 3루 진루에 성공한 확률은 20%(5시도 1성공)에 불과하다. 3루에서 태그업해 득점한 상황도 단 한 번(3시도·33.3%)뿐이다. 무사, 또는 1사 주자 3루 상황에서 외야 뜬공 때 대부분의 주자들이 홈을 파고드는 것을 고려하면, 김헌곤의 강한 어깨가 홈 쇄도를 망설이게 한 요소로 분석된다.

우익수 방면 안타 때도 마찬가지다. 1루 주자가 3루에 안착한 사례는 총 13회 중 5번(38.5%)에 불과하고, 2루 주자의 득점도 총 6번 가운데 2회(33.3%)가 전부다. 10개 구단 우익수 가운데 김헌곤만큼 안타 시 2루 주자의 득점을 막아낸 선수는 없다. 이 상황에서 김헌곤 다음으로 진루허용률이 낮은 우익수는 두산 베어스 박건우와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KIA 타이거즈 프레스턴 터커(71.4%·7시도 5득점)다. 주루코치들이 추가 진루를 주문할 때 외야수들의 송구 능력까지 고려한다는 점에 미뤄보면, 김헌곤의 어깨가 그만큼 위력적이라는 의미다.

23경기에서 타율은 0.200(70타수14안타)로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득점권에서 20타수 9안타(타율 0.450), 10타점의 놀라운 집중력을 뽐내는 데다 뛰어난 수비력으로 이를 상쇄한다. 허삼영 삼성 감독이 별다른 고민 없이 김헌곤을 기용하는 이유다. 삼성이 6승1패를 기록한 최근 7경기에서도 김헌곤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수비를 통해 실점을 줄이는 것도 승리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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