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FNC 공식입장 “지민 탈퇴”…AOA 사실상 해체 (종합)

입력 2020-07-05 17:5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권민아, 10차례에 걸친 폭로
지민, 논란 3일 만에 AOA 탈퇴
방관하며 일 키운 소속사 FNC
[DA:이슈] FNC 공식입장 “지민 탈퇴”…AOA 사실상 해체 (종합)

가수 지민의 '소설'은 권선징악으로 일단락됐다.

전 AOA 멤버 권민아의 폭로에 '소설'이라는 무지한 감정 표출로 대중의 공분을 샀고, 결국 폭로 3일 만에 팀에서 탈퇴키로 했다. 사태를 방관하며 무능함의 극치를 보여준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연예계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는 말로 지민의 활동 재개 여지를 뒀다. 물론 AOA는 사실상 해체다. 새 앨범을 낸들 '학대'를 10년 동안 방관한 멤버들을 소비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10차례에 걸친 권민아의 폭로는 지난 3일 시작됐다.

권민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AOA 활동 당시, 지민의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자살 시도까지 했음을 고백했다. '팀 분위기를 망친다'는 지속적인 불만에 혼날까봐 췌장암 말기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도 보지 못했다.

그는 "아빠 병실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췌장암 말기라서 뼈밖에 없는 모습 보니까 눈물이 안 날수가 없더라. 아빠도 이제 말을 잘 못하는데 날 찾았다고 한다. 근데 만약 스케줄을 소화 하다가 울면 어떡해 또 저 언니가 뭐라하면 어떡해? 그때 나이가 어려서 그렇게 해야하는 줄 알았다. 혼나는게 더 싫었다"며 "아직도 그 기억 못 지운다. 언니가 했던 말들 행동들. 흐릿해도 전부 기억해 남아있다. 그럴때마다 약 먹어가면서 견디고 있다. 그치만 아빠 일은 평생 갈 것 같다. 언니는 그냥 뱉은 말이지만 난 정말 상처였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우리끼리 5분의 시간 때 언니한데 얘기했다. 그때 그게 상처였다고 그때 언닌 날 째려보며 말했다. '내가 그런 말 할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라며 "다른 멤버가 '언니 그랬었어' 라고 정말 큰 용기내서 얘기해줬었다. 난 허탈해서 아무말도 안나왔고 속으로 '인간이 맞나?' 싶었다. 그러고 우리는 안녕했다. 근데 우리 다 아직도 몰라 날 싫어한 이유가 뭘까?"라고 덧붙였다.

세 번째 폭로글에선 "소설"이라고 대응한 지민을 직접 언급, "소설이라고 해봐라. 언니 천벌 받아 그러지마. 증인이 있고 증거가 있다. 미안하지만 양쪽 말 들을 게 없다. 내가 잘못한게 없거든"이라며 "너무 많아서 적기 귀찮다. 근데 소설 이라는 말은 언니 양심이 있으면 왜 지우나. 언니 그냥 소설이라고 해봐라. 주변에 어이없어 할 사람 꽤 있을텐데. 그때도 기억 안나고 '뭐 그런말할 나쁜 사람은 아닌거 같은데?' 라고 했었지? 기억 잘 지워져서 좋겠다. 원래 욕한 사람은 잘 기억못한다더라. 내 기억도 제발 좀 지워달라"라고 지민의 반박이 거짓임을 강조했다.


네 번째 폭로글에서는 "소설이라기에는 너무 무서운 소설이다. 흉터치료 3~4번 했더니 연해졌다"며 손목 흉터 사진을 게재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언니 기억이 안 사라진다. 매일 미치겠다. 지민 언니. 난 법? 뭐 소송? 돈 없어서 못한다. 정신적 피해보상? 뭐 다 필요없어 할 생각 없다. 난 그냥 내가 언니 때문에 망가진 게 억울하고 아프고 힘들다"며 "내가 바라는 건 내 앞에 와서 잘못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 한 마디면 될 것 같다. 나 괴롭힌 언닌 너무 잘 지내고 있지 않나. 난 매일이 눈 뜨는게 고통이다. 그런데 집은 먹여 살려야한다. 인정 좀 하고 사과 좀 해달라. 나도 마음에 응어리진 것 좀 풀자”라고 지민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찾아와서 사과 한마디가 어렵나 보다"라며 지민의 언어-신체 폭력 추가로 폭로, "내 유서에는 항상 언니 이름이 있었다. 스트레스로 발작으로 쓰러지고 자꾸 쓰러지고 자살 시도해서 쓰러지고 우리 엄마는 울고 우리 언니도 암인데 나 때문에 퍼뜩하면 응급실"이라고 지민 때문에 가족의 인생까지 망가졌다고 호소, "난 언니 말에 대들어본 적 단 한 번도 없고 연습생부터 데뷔해서 활동까지 내가 잘못한 게 있어? 있으면 얘기해봐. 나는 언니한테 혼날까 봐 그냥 10년을 도대체 어떻게 보냈지? 끝에 언니 때문에 나 수면제 200알 가까이 먹었잖아. 그러고 쓰러져서 기억이 안 나네"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글에선 지민의 현상황을 대신 전달했다. 약을 먹고 자고 있다는 것. 권민아는 "나는 세면대에 머리 담궈가면서 눈물 참고 있다 나는 수면제 수십알 먹어도 잠이 안들어 신기하지? 한 며칠 새고 잔다 손목을 칼로 갈라서 집이 피 바닥이 되도 나 그냥 멍해 멍하니 언제죽나 생각도 해보고 몇명이나 달려와서 나 살려줬지. 언니 잘 자고 있어? 난 그 소리 듣자마자 또 화나서 눈물이 나고 욱 해 화도 많아졌다. 나도 하루라도 제대로 자고싶다"라고 했다.

폭로 이틀째인 4일에 게재한 글에선 지민을 포함한 AOA 멤버들과 FNC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을 만났고 실랑이 끝에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알렸다. 권민아는 "지민은 처음에 화가 난 상태로 들어와 어이가 없었고 이실랑이 끝에 지민이 '칼 어디 있냐. 내가 죽으면 되냐'고 하다가 앉아서 이야기를 하게 됐다"며 "(지민은) 기억이 안 난다고 했지만 나는 생각나는 것들을 똑바로 쳐다보고 이야기했다. 어쨌든 미안하다고 했으니 언니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11년 고통이 어떻게 하루 만에 풀릴 수가 있지? 사과를 받기로 하고 돌려보냈다. 이 글에서도 언니를 좋게 쓰진 못했다. 사실 뒤에 사과한 것은 생각 안 나고 화나서 들어온 첫 장면만 반복적으로 떠오른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지민 역시 '소설' 이후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처음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 “미안하고 죄송하다. 다 팀을 이끌기에 부족했기 때문이다. 잘못했다”며 “후회와 죄책감이 든다. 같이 지내는 동안 민아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었고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도 (권민아에게) 울다가 빌다가 다시 울다가 그럼에도 그동안 민아가 쌓아온 나에 대한 감정을 쉽게 해소할 수는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그러면서 “20대 초반, 당시의 나름대로 생각으로는 우리 팀이 스태프나 외부에 좋은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하지만 팀을 이끌기에 인간적으로 많이 모자란 리더였던 것 같다. 논란을 만들어서 죄송하다. 우리 둘을 위해 많이 노력해준 우리 멤버들과 민아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당 글로, '소설' 이라는 두 글자로 인증한 자신의 인성 수준을 덮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민아에 대한 진정한 사과글이 아닌 한탄과 변명글'이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인간 하나를 10년 동안 괴롭힌 이유가 팀을 잘 이끌기 위한 행동으로 치부했다는 것.


결국, 지민의 공개적인 사과 이후 권민아는 “빌었다니? 어제는 내가 바른 길로 가기 위해서 그랬다고 했지 않냐. 그런 사람이 숙소에 남자 데리고 와서 성관계 했느냐”며 "본인부터 바른 길을 가라.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았어야지. 끝까지 사과하기 싫고 나를 싫어하는 것 알겠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집에 들어올 때 그 눈빛 절대 잊지 않겠다. 죽어서 똑같이 되돌려 주겠다. 집에 있었던 모든 눈과 귀들 당신들도 똑같다. 신지민 언니는 복 참 많아 좋겠다. 다 언니 편이다. 언니가 이겼다. 내가 졌다. 결국 내가 졌다”고 허탈해했다.


현재 권민아의 마지막 글은 삭제된 상태지만, 수위 높은 폭로에 지민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5일 공식 입장을 통해 지민의 팀 탈퇴를 공식화했다.

FNC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가수 지민과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일들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지민은 이 시간 이후로 AOA를 탈퇴하고 일체의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이어 "당사 역시 이 모든 상황에 책임을 통감하고 아티스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좋지 않은 일로 걱정을 끼쳐드린 점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권민아의 소속사 우리액터스 측은 "지인들과 함께 있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권민아의 상태를 전달, 심리 치료 등을 통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