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사상 가장 찬란했던 한 달의 피날레…KT 뒷문, 이젠 양까지 갖췄다

입력 2020-07-31 2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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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선수단. 스포츠동아DB

선발투수의 갑작스러운 이탈.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한 불펜투수들이 줄줄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예기치 않게 불펜데이를 치른 KT 위즈가 SK 와이번스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퀄리티는 확실했지만 절대적인 숫자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불펜에 이제 양까지 갖춰졌다.

KT는 31일 수원 SK 와이번스전에서 11-1로 승리하며 SK 상대 7연승을 내달렸다. 스코어 이면을 살펴보면 쉽지 않은 경기였다.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2-0으로 앞선 3회 2사 후 현기증 증세를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갔기 때문이다. 1회부터 답답함을 호소했고, 마운드에 주저앉기를 몇 차례 반복했다. 스스로 등판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컸지만 땀을 비 오듯 흘리며 고전했기에 벤치가 움직였다. 이날 습도가 92%에 달했으니 사우나 같았다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았다.

잠시간 몸을 푼 전유수가 3회 황급히 마운드에 올랐다. 상황 자체도 2사 1·2루로 어려웠다. 첫 타자 제이미 로맥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로 위기가 커졌지만 한동민을 1루수 땅볼 처리하며 힘겹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 2사까지 잡은 전유수는 마운드를 이창재에게 넘겼다. 2016년 9월 2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1403일만의 등판. 하지만 이창재는 힘든 기색 없이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뒤이어 나온 유원상도 내야안타 하나만 내줬을 뿐 1.1이닝을 깔끔히 지웠다. 그 사이 타선이 터지며 리드는 6-0까지 벌어졌다. 그 뒤로는 김민(2이닝)~조병욱(1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KT는 시즌 초 불펜의 연이은 부진으로 붕괴 직전까지 내몰렸다. 한 점 차 승부에서 유독 패배가 잦았던 것도 뒷문 불안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부족한 자원 속에서도 ‘던지면서 키우겠다’는 철학을 유지했다. 시즌 초만 해도 1군 자원으로 분류되지 않던 선수들이 이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조현우, 유원상, 이보근이 차례로 제 역할을 다했다. 몰렸던 부담이 줄어들자 주권의 퍼포먼스도 좋아졌다. 절대적인 양이 부족했지만 믿음으로 선수들을 키운 셈이다.

KT는 이날 승리로 7월을 15승1무6패(승률 0.714)로 마무리했다. 구단 역사상 월간 최다승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5년 8월, 2019년 5월, 8월의 14승이었는데 이를 하나 늘렸다. 아울러 7월 월간승률 1위(0.714)를 사수했다. 또한 팀 역사상 최초로 월간 승률 7할 고지(10경기 이상 기준)를 넘어섰다. 종전 팀 월간 최고승률은 2019년 7월(11승7패·0.611)이었는데, 이를 1할 이상 훌쩍 넘겼다.

1군 진입 6년 이래 가장 강했던 한 달의 깔끔했던 마무리. 열세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원 팀’의 힘으로 이룩한 성과라 더욱 값졌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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