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별 헤는 밤’ 고국진PD “한국방송대상 작품상 영광, 윤동주 이름 석자 덕분" (인터뷰)

입력 2020-09-03 1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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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별 헤는 밤’ 고국진PD “한국방송대상 작품상 영광, 윤동주 이름 석자 덕분" (인터뷰)

3.1운동 100주년 기획 윤동주 콘서트 ‘별 헤는 밤’이 제47회 한국방송대상 연예오락TV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연출을 맡은 고국진PD는 3일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예능 프로듀서로 한국방송대상을 받는다는 것이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인데 명예롭고 귀한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며 벅찬 소감을 말했다.

이어 "남을 웃기는 일을 주로 하다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를 만나 감동과 희망을 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되어 그것 또한 자긍심을 가질 일이었다"며 "공연을 준비하면서 윤동주의 잘 알려지지 않은 시들과 인생을 알아갔고 광복의 의미를 마음속에 제대로 세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방송대상 수상은 모든 것이 독립운동가 윤동주님의 덕분이다"라고 덧붙였다.

‘별 헤는 밤’은 KBS한국방송과 재외동포재단이 공동주최했다.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었던 지난해 방송돼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여운을 선물하며 호평을 받았다. 민족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윤동주의 일대기를 방송 최초로 음악 무대로 구성했고 뮤지컬, 다큐멘터리, 시 낭송, 미니드라마 등 방송이 구현해 낼 수 있는 모든 형식을 담아 새로운 음악 장르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국진PD는 '연출가의 관점에서 수상의 주요한 이유를 자평해달라'는 질문에 "노래로 광복절을 기념하는 기획을 시작했을 때 많이 보던 음악쇼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윤동주와 그의 시를 방송으로 구현해 내는 일이 막막했었는데 방송이 구현해 낼 수 있는 모든 형식으로 담아낸 부분을 많은 분들이 인상적으로 봐 주신 것 같다"고 답했다.

"가장 중요한 무대 직전에 보이는 영상물들이 음악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고 봅니다. 프로그램 제목답게 '별 헤는 밤' 아래에서 관객들이 공연을 보는 느낌을 주고 싶어 미디어파사드용 빔프로젝터를 활용해 KBS홀 천장의 절반을 별이 빛나는 밤하늘로 만들었는데 이것이 제가 가장 맘에 들었던 연출이었습니다. 보고 가신 관객분들도 같은 느낌을 받으셨다며 얘기해주셨고 대신 고개가 아파서 힘들었다고 우스갯소리도 건넸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주요했다고 자평하는 것은 윤동주를 통한 일본의 반성을 담아낸 것에 있다"고 분석, "윤동주의 시를 사랑하는 일본인들이 매년 시낭송 대회를 열며 그를 추모하고 있었는데 영상 인터뷰로 일본이 진정 반성해야 한다는 말도 전해주고 그 분들을 직접 공연장으로 모시고와서 객석에서 소회도 듣고 마지막에는 배우 김영철과 함께 서시를 낭송해 그 의미를 더해준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토쿄에 있는 중학생이 윤동주를 직접 찾아서 배우고 있다는 장면이 가장 감동으로 느껴진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배우 김영철과 한혜진이 진행을 맡았고 윤동주의 육촌동생인 가수 윤형주를 비롯해 YB, 다이나믹듀오, 이적, 백지영, 스윗소로우, 바이올리니스트 이하림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가 출연했다. 고국진PD는 '예능PD로 일하며 이렇게 섭외가 쉬웠던 적이 없었다. 윤동주라는 이름 석 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대규모 합창단과 대형LED로 전해지는 영상소스, 업리프트와 같은 특수 장치, 윤동주가 태어나고 자란 중국 용정, 윤동주가 마지막으로 지냈던 일본 교토 등 해외 현지촬영, 윤동주의 청춘과 고뇌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3편의 드라마 촬영 등 모든 것에 힘을 주었지만, 무엇보다 섭외가 주요했습니다. 가장 힘들지만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 섭외인데 '별 헤는 밤'은 섭외가 너무 쉬웠습니다. 배우 김영철과 한혜진, TV에 자주 나오지 않는 가수 이적과 YB 등 수 많은 아티스트들이 제안을 드린지 하루 만에 흔쾌히 출연결정을 했습니다. 윤동주 시를 낭송한 배우 장동윤과 박혜수도 촬영하고 있는 스케줄을 조절하면서까지 참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300명에 달하는 스태프, 열정을 꺼내준 작가들, 기회를 준 예능국 관계자들과 영광을 함께 했다.

"3~4개월에 걸친 대형 공연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주요한 부문의 스태프보다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다양한 업무에 참여한 분들이 더 생각이 납니다. 높이 있는 바톤에 조명을 달고 무대 구석에서 드라이 아이스를 켜주시고 출연자 안내를 하는 경호원부터 무대 전환시 바닥을 쓸고 닦았던 진행팀들 같은 300여 명의 전체 스태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남들이 저를 의심할 때 언제나 저를 믿고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이재우 예능센터장께 감사하고 저에게 좋은 프로그램들을 기획할 기회와 칭찬으로 저의 성취욕구를 자극해준 김호상 국장께도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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