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스타] ‘자력 2위’ 생명력 이은 KT, 주인공은 루키 소형준!

입력 2020-10-29 2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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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6회까지 한화 공격을 1실점으로 막은 kt 선발 소형준이 이닝 종료 후 동료들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대전|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9일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KT 위즈는 2위 싸움을 벌이는 4개 팀(KT·LG 트윈스·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 중 유일하게 자력으로 순위 확정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잔여경기를 모두 잡으면 무조건 2위에 오를 수 있기에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엄청났다. KT 이강철 감독도 “자력이라는 단어의 무게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 중요했다. 자력으로 2위를 차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이겨야 했기 때문이다. 하나로 똘똘 뭉친 KT는 결국 한화를 12-1로 대파하고 2위 싸움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81승1무61패(승률 0.570)의 KT는 LG(79승4무60패·승률 0.568)를 3위로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섰다. 정규시즌 최종전인 30일 대전 한화전마저 승리로 장식하면 2위로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한다.

이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은근히 걱정을 내비쳤다. 2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3-4 패)에 필승계투요원들을 투입하는 바람에 29일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그러나 루키 소형준이 이 감독의 고민 해결사로 나섰다. “중요한 경기가 (소)형준이에게 많이 걸린다”면서도 ”입단 첫해부터 중요한 상황을 많이 겪으면서 멘탈(정신력)도 좋아졌을 것이다. 자기 피칭만 하면 된다“고 힘을 실어준 이 감독에게 완벽하게 보답했다. 6이닝 동안(81구) 3안타 2볼넷 8삼진 1실점(비자책)의 눈부신 호투로 시즌 13승(6패)째를 따냈다. “길게 던지면 좋은데…”라던 이 감독의 바람을 현실로 바꿔줬다.

1회 유격수 심우준의 실책이 빌미가 돼 허용한 1점 외에는 별다른 위기 없이 손쉽게 매 이닝을 끝냈다. 갓 입단한 신인 투수가 팀의 운명이 걸린 경기에서도 특급투를 뽐낸 덕분에 경기 운용 자체가 무척 수월해졌다. 평균자책점(ERA)도 종전 4.04에서 3.86까지 끌어내렸다. 직구, 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의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섞어 한화 타선을 틀어막은 결과는 달콤했다.

막내를 위해 선배들도 팔을 걷었다. 2회 2점홈런(시즌 21호)으로 3연속경기 아치를 그린 황재균은 5타수 2안타 3타점, 강백호는 6회 쐐기 2점홈런(시즌 23호)을 포함해 6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심우준도 7회 3타점 2루타 등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결승타(1회)의 주인공 멜 로하스 주니어도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른바 ‘역대급’ 순위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KT가 한결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순위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 그나마 윤곽이 잡힌 것은 KT의 최소 4위 확보와 두산의 2위 무산 정도다. 두산을 제외한 3개 팀 KT, LG, 키움은 30일 최종전에서 모두 2위 도전이 가능하지만, 명백한 사실은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하면 2위로 결정되는 팀은 KT뿐이라는 점이다. 그토록 소중한 ‘자력 2위’의 생명력을 이어준 주인공은 ‘특급 신인’ 소형준이었다.

대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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