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 ‘쇼!터뷰’ PD “MC 제시, 유재석 영향 받아” (종합)

입력 2021-01-21 1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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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원정대 이전에, ‘눈누난나’ 이전에 ‘제시의 쇼!터뷰’가 있었다. 지난해 6월부터 SBS의 모바일 플랫폼 모비딕이 7개월째 선보이고 있는 ‘제시의 쇼!터뷰’. 단독 MC 제시가 게스트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는 포맷으로 유재석, 김종국, 에릭남, 박준형 등 날고 기는 스타들이 게스트로 함께했다.

한국말도 서툰 제시의 ‘단독 토크쇼’라니. ‘제시의 쇼!터뷰’의 출발점은 어쩌면 무모하리만치 파격적이었다. 그런데 웬걸, 역시 세상만사 시도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었다. 제시의 넘치는 활력과 자유분방한 모습은 유튜브 플랫폼에 안성맞춤이었고 ‘국민 MC’ 유재석에게서 잘 배운 ‘경청’ 모드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였다. 가수 제시가 아닌 ‘MC 제시’의 재발견이었다.



Q. 제시가 단독 진행하는 토크쇼라니 매우 신선했습니다.

A. 모비딕을 시작할 때 잘 됐던 ‘양세형의 숏터뷰’(2016)를 계승하는 의미로 새로운 인터뷰쇼를 기획했어요. 제시가 거침없고 발랄한 이미지잖아요. 제시만의 자유분방한 모습에 매력을 느꼈고 모바일 콘텐츠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죠. 마침 제시가 회사를 옮긴 즈음이었는데 ‘제시의 이름을 건 쇼를 하겠다’고 제안하니 기뻐하며 흔쾌히 수락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제시를 정치인이나 경제 전문가와 만나게 하면 재밌겠다 싶었는데 연예인으로 기획안을 바꿨어요. ‘환불원정대’가 진행되면서 우리 프로그램도 시너지를 많이 얻었습니다.


Q. 프로그램명을 두고 제시는 초반 ‘제시 발쇼’를 강력 어필했는데 가능성은 전혀 없었나요.

A. 제시스러운 작명이어서 제작진도 로고도 만들어보고 이것저것 시도해봤지만 너무 세긴 하더라고요. 크로스미디어적인 것도 생각하는데 보는 분들에게 ‘제시 발쇼’는 조금 역하지 않을까 싶었죠. 앞서 ‘양세형이 숏터뷰’의 결을 이어가는 차원에서 시옷만 빼서 ‘쇼터뷰’가 됐어요.


Q. 보통 에피소드가 10분에서 20분 내외예요. 촬영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A. 촬영 자체가 1~2시간 정도로 짧아요. 제시가 하는 말은 정말 재미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면 거의 살리는 편이에요. 비속어도 ‘삐’ 처리로 거의 그대로 살리려고 하고 있어요. 모바일에서는 사람들이 리얼한 스타일을 추구하기도 하고 팬들도 그걸 원하니까요.



Q. 게스트 섭외 기준은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현재 지금, 핫한 사람이죠. 초반에는 섭외하기 힘들었어요. 친분에 의존한 것이 사실인데 이제는 홍보 관련해서도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는요.

A. 나온 분 한 분 한 분 다 재밌었는데 아무래도 의외의 재미를 선사해준 분은 말왕 씨요. 그 에피소드를 기점으로 조회수가 통합 1000만뷰 이상 나왔어요. 저도 제시도 친분이 있는 하하 씨도 기억에 남네요. 아무 말 안 하고 나와 주셨는데 되게 재밌게 편집했던 기억이 있어요. ‘제시의 쇼!터뷰’ 초창기에 함께해준 게스트 분들 모두에게 너무 감사해요.


Q. 매회 게스트가 달라지는데 제시가 부담스러워하진 않았나요.

A. 제시 본인이 이 쇼에 대한 애정이 많아요. 부담감보다는 즐기더라고요. 잘 모르는 게스트가 나와도 빨리 친해져요. 우리 쇼는 대본을 미리 주지도 않고 리딩도 없어요. 코너만 짜놓고 시작하죠. 초반에는 코너가 콘셉트 위주였다면 규모가 커지면서 인물을 탐구하는 쇼로 변했어요. 문제는 제시가 상대를 공부해오는 편이 아니거든요. 물론 그것 자체가 제시의 매력이죠. 쇼가 시작되면 게스트를 알고 싶어 하고 궁금해 하는 모습들이요. 매번 제시의 순발력을 기대하곤 하는데 토크가 어떻게 풀릴지는 저희도 잘 몰라요.



Q. 제시가 게스트의 멘트를 경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더라고요.

A. 아무래도 유재석 씨와 같이 프로그램도 많이 하다 보니까 예능 스타일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아빠’라고 칭할 정도로 상당히 믿고 의존하더라고요. 초반에는 제시가 본인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었어요. 재기발랄하면서도 가끔은 상스러운 토크가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배워서 좀 더 MC 적인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Q. 박준형 씨는 공식석상에서도 비속어를 쓰는 분이라 특히나 편집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A. 되게 힘들었어요. 하하. 두 분 오디오가 겹칠 때는 힘들었지만 토크가 산으로 가는 것 자체가 매력 포인트더라고요.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듣기 쉽게 만들 수 있을지 정리에 집중했어요. 커트로 재미를 극대화했고요.


Q.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 있나요.

A. 저와 ‘런닝맨’을 함께하기도 한 이광수와 전소민이요. 외국인인 헨리나 잭슨과도 케미스트리가 좋을 것 같아요. PD로서 꼭 모시고 싶은 분은 하정우 씨요. 제시의 이상형이기도 하고요.



Q. 초기부터 종종 함께한 조정식 아나운서는 고정인가요 아닌가요.

A. 제가 조정식 아나운서와 동기라 친분이 있어요. 기대가 없었는데 첫 편에 함께해보니 재밌고 제시와 케미스트리도 잘 맞더라고요. 지금은 조력자 콘셉트로 함께하고 있어요. 제시는 기발한 멘트와 기상천외하고 돌직구적인 면모가 있지만 출연자에 대한 사전지식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인터뷰이에 대해 궁금한 점을 깊게 물어봐줄 필요성도 있는데 제시가 원활하게 진행하기 힘들 때 조정식 아나운서가 조력자로 보완해주고 있죠. 반고정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이제는 꾸준한 조회수와 관심을 받고 있어요. 올해 또 다른 계획과 목표가 있나요.

A. 오랜 기간 사랑받은 ‘엘렌쇼’처럼 제시의 ‘제시의 쇼!터뷰’도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꾸준히 팬들의 관심을 받는 콘텐츠가 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고요. SBS 모비딕을 모바일 브랜드로서 사람들에게 각인되게 하는 것 또한 목표예요. 여러 콘텐츠가 히트 치게 만드는 것이 올해의 목표겠네요. ‘제시의 쇼!터뷰’에서 좀 더 버라이어티한 구성이 들어가는 새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어요. 다양한 주제를 건드릴 수 있는 웰메이드 콘텐츠 많이 기대해주세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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