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피치] 사활 걸고 준비한 K리그, 후회 없이 싸우고 결과 얻길

입력 2021-02-26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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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몸부림을 쳤다. 우리는 웅크려선 안 된다. 모든 걸 걸어야 했다.”

K리그1(1부) 승격팀 수원FC 김호곤 단장에게 겨울이적시장에서 보여준 과감한 행보에 대해 묻자 돌아온 답이다. 사실이다. 수원FC는 분주한 겨울을 보냈다. 떠난 선수들도 많았고, 합류한 자원들은 그보다 많았다.

이유가 있다. 수년 전의 뼈아픈 경험을 되풀이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5년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통과해 K리그2(2부) 무대를 탈출한 수원FC는 기대와 달리 한 시즌 만에 다시 강등됐다.

그 때도 노력했다. 가능한 선에서 나름의 전력보강을 단행했다. 그러나 ‘그 이상’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시즌 내내 하위권을 맴돈 끝에 생존에 실패했다. 우여곡절 속에 지난해 K리그2를 벗어났음에도 김 단장은 웃지 못했다. “(내년을 생각하니) 벌써 머리가 아프다”고 걱정부터 했다.

모든 인맥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했다. 결과는 좋았다. 전·현직 국가대표들과 수준급 멤버들이 수원FC 유니폼을 입었다. 시장가보다 적은 금액으로 최상의 전력을 구축했다. 자존심을 내려놓은 김 단장과 김도균 감독의 노력이 통했다.

그런데 수원FC 못지않게 열정을 쏟은 팀은 또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 강원FC 등도 K리그1에서 생존 이상의 결실을 노린다.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실력자들을 다수 영입해 내실을 다졌다. 비시즌 성과만 보면 파이널 라운드 그룹A(1~6위) 진입은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획득도 노릴 만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리그2에선 경남FC가 인상적이었다. 최고의 스카우트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경남은 아예 지난해 여름부터 움직였다. 불발된 것도 있지만, 첫 계획이 틀어지면 플랜B와 C로 넘어가 혼란을 최소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K리그 이적시장의 풍경까지 크게 바꿔놓았다. K리그1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또 다른 승격팀 제주 유나이티드, K리그2 서울 이랜드FC 정도만 기존의 기조를 유지했다. 반면 대다수 기업구단들은 위축됐다. 그럼에도 이적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인상은 없었다. 일부 도·시민구단들이 명확한 전략으로 기회를 창출해서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K리그는 27일 힘찬 팡파르를 울린다. 노력을 기울였든, 그렇지 못했든 모두가 경쟁의 시험대에 함께 서고 냉정히 결과물을 기다려야 한다. 공은 둥글고 내일은 예측할 수 없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옛 말이 그라운드에서도 통한다는 사실만큼은 언제든 변함이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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