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책임 프로듀서 케이트 블란쳇 “박찬욱 감독 방식 놀라워”

입력 2021-05-04 18: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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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책임 프로듀서 케이트 블란쳇 “박찬욱 감독 방식 놀라워”

‘블루 재스민’‘캐롤’ 등으로 전 세계를 매료시킨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이번에는 영화 ‘애플’의 책임 프로듀서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자신의 주연작 ‘캐롤’에 이어 책임 프로듀서로서 참여한 두 번째 장편 영화다.

‘애플’은 기억 상실증이 유행병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주인공 ‘알리스’가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내기 위해 병원에서 고안한 ‘인생 배우기’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안나’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독특한 감성 드라마. “제2의 요르고스 란티모스!”(Time Out)로 주목받는 신인 감독 크리스토스 니코우의 데뷔작이라는 점과 함께 세계적인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책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애플’의 5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케이트 블란쳇이 서면 인터뷰를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다음은 케이트 블란쳇과 동아일보의 일문일답.


Q1. 지난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심사 위원장으로 참여해 시사회에서 ‘애플’을 처음 만났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애플’의 첫인상은 어떠했습니까?
A1. ‘애플’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큰 행운이었어요. ‘애플’은 이상하지만 묘한 매력이 있으면서도 매우 매우 현실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머릿속을 붕 떠다니면서 지워지지 않았죠. 상영 직후 저는 바로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과 만남을 가졌고, 만난 직후부터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Q2. 이번 ‘애플’에서는 영화의 책임 프로듀서로 참여했는데, 과거에 제작했던 영화와는 배급 과정에서 어떤 차이점이 있었나요?

A2. 한 사람이 어떤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감독의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그리고 제작의 어느 단계에서부터 참여하는지 등에 따라서 말이에요.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과 저는 각자 서로와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의견을 분명히 나누었고 그래서 그가 더티 필름(케이트 블란쳇이 설립한 제작사)에게 이 작품의 다양한 해외 시장 진출을 도와달라고 부탁했을 때 저는 바로 “알았다”고 대답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마켓 상황이 더욱 어려웠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이 작품이 숨쉴 공간을 만들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3.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애플’은 팬데믹 시대에 매우 시기적절하고 시사적인 유행병을 담은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잊어버리고 자신 또한 다른 이들로부터 잊혀집니다. 영화 속 상황과 오늘날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 사이에 어떤 유사성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팬데믹 이전의 관객들보다는 이후의 관객들이 이 작품에 더 공감할 수 있을까요?

A3. ‘애플’은 유행병보다는 정체성, 슬픔 그리고 가까운 이들의 상실에 대한 작품입니다. 물론 지난 18 개월 동안 사람들은 코로나19라는 요소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았기 떄문에, 관객들이 이 영화를 팬데믹이라는 렌즈를 통해 감상할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연의 일치입니다. 사실 이 작품이 제작되기까지는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그래서 이 작품의 컨셉은 지금의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관념이 논의되기 훨씬 전부터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의 머릿속에서 탄생했습니다. 저는 ‘애플’이 시대와 상관없이 사람들에게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믿습니다.


Q4. 무언가를 기억하고, 잊고, 또 해석하는 것이야말로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합니다. 잊혀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어떻게 보면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도 재앙일 텐데요. 이런 관점에서, 무언가를 ‘기억하는 것’과 ‘잊는 것’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A4. 영화감독 피터 브룩은 언젠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단단히 붙잡되, 가볍게 놔줘라 (Hold on tightly, let go lightly)” 저는 이것이 질문에 대한 좋은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끈질기게 잊으려고 애쓰는 것 이야말로 어떤 면에서 영원히 기억될 운명이지 않을까요?


Q5. 얼마 전 당신이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과 함께 차기작을 제작하기로 발표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영화 제작에 있어서 두 사람의 생각이 잘 통하는 것 같은데 영화감독으로서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A5. 저는 그의 끊임없는 호기심과 개방성을 매우 사랑해요. 그는 어떤 아이디어와 부딪히고 싶은 열망을 가지고 있고, 장애물과 맞닥뜨리면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창조적인 방법을 찾아내고 그것을 둘러보거나 끌어안아 자신의 목표에 그것을 통합시킵니다. 또한 그의 옆에 있으면 주변이 매우 활기 넘치게 되는 것도 그의 장점이죠.


Q6. 당신이 향후 제작하고자 하는 영화는 어떤 작품입니까?
A6. 저의 개인적인 취향은 매우 까다롭지만, 무엇보다 독특한 이야기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본인 것 같습니다. 계획 중인 몇 가지 스토리들이 있는데 곧 들려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Q7. 당신과 더티 필름이 협업해보고 싶은 아시아 감독들이 있습니까?

A7. 물론입니다. 우리는 박찬욱, 비간, 허안화 등의 제작자들과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각각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과 이야기, 캐릭터 그리고 관객들을 바라보는 놀라운 방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케이트 블란쳇이 책임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기대감을 높이는 감성 드라마 ‘애플’은 5월 개봉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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