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 피치] 인생 건 올림픽이 코앞인데…김학범은 변수와 싸운다

입력 2021-05-07 06: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올림픽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도쿄올림픽이 코앞이다.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61)에게 주어진 소집 기회는 2차례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주간(5월 31일~6월 15일)과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따른 4주의 시간이다. 올림픽의 경우 개막 30일 전부터 손발을 맞출 수 있다.

도쿄올림픽 개막일은 7월 23일이지만, ‘김학범호’는 7월 22일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치른다. 이에 협회는 6월 한두 차례 평가전과 7월 2차례 친선경기를 계획했다. 그런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 변수가 너무 많다.

당장 6월은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잔여경기를 소화해야 할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과 올림픽-A대표팀 교집합 범위의 선수 차출을 놓고 담판을 지어야 한다. 또 스파링 상대를 초청하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른 해외 입국자 2주 자가격리 문제도 풀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와 방역당국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월드컵, 올림픽 예선 같은 국제대회가 아닌 만큼 축구에만 예외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감독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2차례나 ‘대통령님’을 찾은 것은 그만큼 간절해서다.

6월 걱정을 해결해도 고민은 끝이 아니다. 최종 소집에 앞서서는 해외파 차출과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가 걸림돌이다. ‘와일드카드’ 유력 후보군이 뛰는 유럽에선 올림픽의 비중이 크지 않다. 설득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또 ACL 서아시아 권역 조별리그가 끝난 가운데 동아시아 권역 조별리그는 6월 22일부터 7월 11일까지 태국, 우즈베키스탄에서 펼쳐진다. 규정상 올림픽대표팀은 6월 23일 소집될 가능성이 크다. ACL 기간과 겹친다. 올해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K리그1(1부) 전북 현대,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대구FC의 주축 중에는 도쿄행을 바라는 선수들이 많다. 송범근, 백승호(이상 전북), 이동준, 이동경, 원두재(이상 울산), 송민규, 이승모(이상 포항), 정태욱, 정승원(이상 대구) 등이다.

규정상 대회 20일 전까지는 소집기간에도 소속팀 경기 출전이 허용된다. ACL 조별리그 초반을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ACL이 국외에서 열리는 만큼 격리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도저도 아닌, 어디에도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우려된다.

백신 접종도 변수다. 올림픽 선수단은 3주 내 1·2차 접종이 가능한 화이자 백신을 맞는데, 축구는 6월 소집을 이용할 참이다. 그러나 ACL 출전팀 선수들은 빠른 프로세스가 필요할 수 있다. 5월 내로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입·출국시 격리가 면제돼 ACL 2~3경기를 치른 뒤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 인생이 걸린 가장 큰 도전을 앞두고 숱한 변수와 맞서야 하는 김 감독의 가슴은 타들어간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