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근vs송교창’, ‘설린저vs라건아’ 전쟁터로 변한 KCC와 KGC의 골밑

입력 2021-05-06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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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을 지배하는 자가 승리한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전주 KCC(정규리그 1위)와 안양 KGC(3위)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KGC가 원정 1·2차전을 모두 잡아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승부를 가른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골밑싸움이다. 제러드 설린저(29·204㎝)와 오세근(34·200㎝)을 앞세운 KGC가 라건아(32·199㎝)와 송교창(25·198㎝)을 전면에 내세운 KCC에 우위를 점했다. 3일 1차전에선 설린저와 오세근의 확실한 우세였지만, 5일 2차전에선 라건아의 반격이 대단했다. 두 팀의 골밑 격돌이 챔피언 트로피의 향방을 가를 핵심 포인트가 됐다. 두 팀의 3차전은 7일 안양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오세근의 확고한 골밑 지배력



오세근은 1차전에서 16점·4리바운드, 2차전에서 20점·6리바운드로 꾸준하게 활약했다. 오세근의 매치업 상대는 송교창 또는 김상규다. 송교창과 격돌하는 시간이 더 길다. 전성기 만큼의 기량은 아니지만, 골밑에선 확실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하는 포스트-업 공격뿐 아니라, 빈 공간을 절적히 파고드는 움직임으로 가드들의 패스를 받아 손쉽게 득점하고 있다. 송교창을 힘들게 만들면서 KGC의 2연승에 기여했다. KGC 김승기 감독은 챔프전에서 오세근이 맡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KCC로선 송교창의 플레이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수비에서 버티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격에서 공헌도가 정규리그보다 떨어진 부분이 더 크다. 1차전에서 11점을 뽑은 그는 2차전에서 조기에 파울트러블에 걸쳐 출전시간이 적었고, 결국 4점에 그쳤다. KCC는 송교창이 오세근을 밖으로 끌어내 더 괴롭혀줘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격에서 적극성이 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송교창의 반등이 꼭 필요한 KCC다.

설린저와 격돌에선 우세 보인 라건아



2연패를 당한 CC는 2차전에서 나타난 라건아의 빼어난 경기력이 큰 위안거리다. 1차전에서 18점·6리바운드를 기록한 라건아는 2차전에서 21점·13리바운드로 한층 더 분전했다. 특히 2차전에선 설린저를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펼치면서 설린저를 힘들게 했다.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설린저에게 끊임없이 몸싸움을 걸었다. 그 때문인지 설린저는 2차전에서 8점·11리바운드에 그쳤다. 필드골 성공률은 11%(18개 시도·2개 성공)로 뚝 떨어졌다. 체력과 힘 대결에선 라건아가 앞선다는 게 증명됐다.

설린저는 2차전에서 당한 굴욕을 되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2차전 3·4쿼터에 다소 무리다 싶을 정도로 라건아를 상대로 1대1 공격을 고집했다. 라건아와 격돌에서 밀린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은 듯했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설린저가 3차전에서 다시 라건아를 상대로 진검승부를 펼치려고 할 수 있다. ‘설교수’로 불리는 설린저의 농구강의가 라건아에게 다시 통할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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