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1→0.302’ 박해민이 증명하는 ‘애버리지(평균)’의 가치

입력 2022-08-09 14: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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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해민. 스포츠동아DB

베테랑 선수들이 부진해도 대부분의 감독들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결국은 개인 평균치를 찾아갈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페넌트레이스를 마치고 보면 경험이 많은 선수들의 시즌 성적은 커리어 평균에 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발전을 위해 계속 훈련에 매달리는 이유도 이런 평균치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래야만 1군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선수가 있다. LG 트윈스 외야수 박해민(32)이다.

박해민은 지난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60억 원에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LG로 이적했다. 하지만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4월에는 극심한 타격부진을 겪었다. 4월 한때 타율이 0.111(36타수 4안타)까지 떨어지는 등 고전했다. 당시 류지현 LG 감독은 별다른 언급 없이 꾸준하게 기회를 주면서 박해민을 기다렸다.


4월말부터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해 5월 타율 0.320, 6월 타율 0.357로 반등했다. 결국 이달 초 3할까지 시즌 타율을 끌어올리며 베테랑의 꾸준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9일 현재 올 시즌 98경기에서 타율 0.302, 117안타, 70득점, 21도루, 장타율 0.376, 출루율 0.366을 기록 중이다. 개인통산 평균치(타율 0.288·장타율 0.387·출루율 0.355)와 크게 차이가 없다. 이대로라면 타율은 커리어 하이를 기대할 만하다. FA 이적에 따른 부담으로 고생했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답게 결국 자신의 위치로 돌아왔다.


박해민은 후반기 들어서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후반기 팀이 치른 1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87, 13득점, 3타점을 올렸다. 장타율 0.500, 출루율 0.406으로 전반기보다 뛰어난 수치를 보이고 있다. 홍창기가 부상으로 후반기 늦게 합류하면서 리드오프로 출전하는 경기가 더 늘었지만 2번타자로 나설 때와 큰 차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팀의 득점력을 높여주고 있다.


박해민의 가치는 수비에서도 두드러진다. 중견수로서 정확한 타구 판단과 빠른 발로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쳐 팀과 투수들을 도와주고 있다. 그가 중견수 자리를 든든하게 지켜준 덕분에 다른 외야수들은 수비범위에 대한 부담을 조금은 던 채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FA 자격을 획득해 KT 위즈로 옮겨 3년 만에 다시 시즌 30홈런을 달성한 박병호와 함께 올 시즌 대표적인 FA 성공사례로 꼽히는 박해민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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