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유럽파 1호’ 차연희 강원 감독, “여자축구 저변확대 지속 기원”

입력 2022-10-02 1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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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연희 강원FC 여자축구단 ‘오렌지 레이디‘ 감독(가장 오른쪽)은 과거 여자축구 국가대표 시절 ‘여자축구 유럽파 1호‘로 이름을 남겼다. 은퇴 후 축구계를 떠나있었지만, 2020년 연말부터 다시 후학 양성을 시작했다. 여자축구 저변확대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제공 I 강원FC

‘여자축구 유럽파 1호’라는 영광스런 타이틀을 갖고 있기에 종목에 대한 애정이 더 강하다. 차연희 강원FC 여자축구단 ‘오렌지 레이디’ 감독(36)은 지금의 여자축구 저변확대가 지속되길 바라는 진심어린 마음을 전달했다.


2일 충남 천안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K리그 여자 풋살대회 퀸컵(K-WIN CUP)’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난 차연희 감독은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여학생 축구교실을 열었고, 한국프로축구연맹 차원에서도 매년 퀸컵을 개최하고 있어 감사하다. 이런 대회가 더 많이 생겨야 한다”며 “일반인 선수들의 수준이 점점 상향평준화 되고 있다. 우리 구단도 최근 개설한 아카데미 여성반의 호응이 좋아 전국적으로 큰 저변확대를 체감하고 있다”고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차 감독은 2009년 독일 프로축구 SC O7 바트 노이에나르에 입단해 1년 2개월 동안 유럽무대에서 활약했었다. 여자축구 유럽파 1호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그는 3번의 아시안컵과 1번의 아시안게임을 포함해 A매치 63경기에 나서 13골을 기록할 정도로 영향력도 컸다.


2018년 은퇴 후 바리스타로의 외도를 선언하며 축구계를 떠났었다. 그러나 2020년부터 다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며 축구와 재회했다. 이듬해 7월부턴 강원 구단의 유소년 아카데미 감독으로 취임하며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 2~3년간 행보에 대해 차 감독은 “현역 시절 지도자들의 고충이 크다고 느꼈었다. 은퇴 시점에서 나 자신도 지쳐있어 지도자를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며 “2020년 12월에 우연한 기회로 이천에서 후배의 풋살 클럽의 운영을 도와주게 됐었다. 처음엔 대관문의 응대와 차량 운행 정도만 도와주다 유소년 레슨을 시작하며 자연스레 축구계로 돌아왔다”고 술회했다.

차연희 강원FC 여자축구단 ‘오렌지 레이디‘ 감독(가운데)은 과거 여자축구 국가대표 시절 ‘여자축구 유럽파 1호‘로 이름을 남겼다. 은퇴 후 축구계를 떠나있었지만, 2020년 연말부터 다시 후학 양성을 시작했다. 여자축구 저변확대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제공 I 강원FC


강원의 유소년 아카데미 운영 외에도 오렌지 레이디 감독 역할까지 수행해야 해 나날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축구 외에 인성 교육도 병행해야 하는 유소년 지도, 개개인별 실력 편차가 심하고 서로 친해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반인 여성 지도 모두 각각 애로가 크다. 이날도 팀의 경기 후에도 휴식 대신 다음 라운드에서 만나게 될 상대의 경기를 지켜봤다. 그러나 이 같은 일상 속엔 여자축구 저변 확대에 힘쓰겠다는 생각만이 가득하다.


차 감독은 “8월초 공개테스트를 통해 선수 10명을 선발했다”며 “강원도 특성상 지역이 멀리 분산돼 주 1~2시간씩 7~8회 훈련 밖에 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연습량 대비 경기력은 가능성을 보였다”고 이번 대회 팀의 경기력을 평가했다.


궁극적인 여자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퀸컵을 비롯해 협회, 연맹의 축구 프로그램은 성황리에 진행됐지만 WK리그보다 단일행사가 더 큰 성공을 거두는 건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며 “언론 노출과 이슈 조명등이 더 필요하고 과거처럼 구단의 무분별한 해체 등은 지양해야 한다. 신세계에서 2024년까지 여자축구대표팀을 후원하지만 그 이후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 시절 매 경기 1500~2000명의 관중이 입장했었고, 독일-브라질의 A매치 경기는 만원관중이 입장하기도 했었다. WK리그에서 올해 수원FC위민이 유료관중 시대를 열었지만 선수와 구단들이 유료입장에 걸맞는 경기력과 콘텐츠를 준비해야 한다”며 “여자축구의 지속적인 저변확대를 위해 WK리그가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도록 협회와 여자축구연맹의 소통과 역할 수행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천안 I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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