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아시안컵 유치, 지금이 ‘적기’인데…중동 카르텔 변수 [남장현의 피버피치]

입력 2022-10-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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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축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최국은 17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릴 AFC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본래 총회에서 선정하지만,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내년 대회 개최권을 반납함에 따라 급히 대안을 찾아야 하는 만큼 이번에 한해 집행위가 역할을 대신한다.


최종 후보는 한국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 인도네시아인데 사실상 한국과 카타르의 2파전이다. 최근 프로리그 경기장에서 수백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인도네시아는 완전히 밀려났다.


우리의 명분은 좋다. 10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는 아시아 전통의 축구강국이지만 아시안컵 개최는 1960년 제2회 대회가 유일했다. 특히 지역 순환개최 시스템에 따라 중국이 반납한 2023년 대회는 동아시아에서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설득력이 실린다.


실제로 2007년은 동남아 4개국이 공동 개최했고, 2011년 카타르, 2015년 호주,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순으로 대회를 열었다. 2027년 대회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력해 만약 카타르가 2023년 개최권마저 챙기면 3회 연속 중동대회를 보게 된다. 대회 중계권과 마케팅도 중국(동아시아)과 초여름에 맞춰져 시차·시기 조정이 필요한 카타르대회에는 적잖은 리스크가 있다.


2002한·일월드컵을 통해 갖춰진 환경도 나쁘진 않다. 약간만 정비하면 국제대회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인프라가 있다. 여기에 K-팝과 한류스타들이 나설 다양한 문화행사를 곁들이면 단순한 ‘축구 이벤트’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그러나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 ‘명분’은 우리의 생각일 뿐이다. AFC 집행위위원은 23명으로, 바레인 국적의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회장과 부회장 5명, FIFA 평의회 위원 5명, AFC 집행위원 12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다수가 서아시아 출신이다.


서아시아도 각자 이해관계가 복잡하지만 지역 대립구도에선 똘똘 뭉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말부터 이들을 접촉해 지지를 호소해왔지만, 결과를 속단할 수 없는 배경이다. 카타르가 막대한 ‘오일 달러’를 앞세워 아시아 전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현실도 꽤 부담스럽다. 동아시아대회를 서아시아로 옮겨 발생할 손실 정도는 어렵지 않게 메워줄 수 있다는 얘기다. 돈이 힘이 되는 시대에 ‘명분’이 전부는 아니다.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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