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해인·김고은 “우리 사랑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입력 2019-08-28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990년대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유열의 음악앨범’의 정해인(왼쪽)과 김고은. 이들이 애틋한 사랑 이야기로 관객을 인도한다.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BH엔터테인먼트

■ 웰메이드 멜로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서 열연한 정해인 & 김고은

정해인
실제 연애할 때도 오래 지켜보는 편
시대가 변해도 사랑의 감정은 같아

김고은
멜로는 행복…사랑의 표현에 충실
이번엔 내가 감독님께 힘이 되고파


배우 정해인과 김고은이 감성을 자극하는 아날로그 사랑으로 늦여름을 적신다. 28일 개봉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감독 정지우·제작 무비락)이 그 무대다. 1994년 처음 만난 1975년생 현우(정해인)와 미수(김고은)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보낸 1997년과 2000년 그리고 2005년을 비추는 영화는 오랜만에 탄생한 웰메이드 멜로이자, 부딪히고 깨지면서 단단해지는 두 청춘의 성장 이야기다. 22일 서울 삼청동에서 싱그러운 미소를 머금은 두 배우를 만나 그 사랑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정해인(31)에게서는 멜로의 기운이 물씬 풍긴다. 최근 연이어 멜로드라마에 출연해 성공을 이끈 덕분이다. 기세를 이어가려는듯 ‘유열의 음악앨범’을 통해 더욱 섬세한 감성으로 10년간 이어지는 운명의 사랑을 그린다.

정해인은 “상대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이 있어야 멜로 연기를 잘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만난 손예진, 한지민과 호흡해 터득한 방법이면서 영화 속 김고은과 작업하며 확인한 ‘진리’다.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는 성격은 아니에요. 어렵지만 멜로를 할 땐 용기를 내 배려하고 존중하죠. 그래야 좋은 호흡이 나와요. 멜로 경험이 많은 선배들과 작업도 행운이었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 정해인의 가치는 확고해진다. 세밀한 감성을 표현하는 탁월한 연기력이 갈수록 무르익고 있다. “이번 영화에 애정이 크다”는 그는 “실제 사랑할 때 느낀 감정을 떠올리면서 애틋한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휴대전화 없던 시절의 사랑 이야기’다. PC통신이 막 생기고, 라디오를 챙겨듣던 시기가 배경이다. 정해인은 경험하지 않은 시대의 감성과 공기로 관객을 자극한다. 어렵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믿기 때문이다.

“2019년의 사랑과 1994년, 2005년의 사랑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랑하며 겪는 희로애락은 똑같죠. 물론 그땐 지금처럼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걸 빨리 찾을 순 없었지만 반대로 더 정성을 쏟아야 하는 애절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정해인이 연기한 현우는 고등학생 때 친구가 당한 불의의 사고로 상처를 지녔다. 인생의 중요 기점마다 당시의 기억과 상처가 발목을 잡는다. 정해인은 사랑하는 연인에게만큼은 아픔을 감추려 하지만 이내 상처가 드러나 깊은 상실감에도 빠진다.

“만약 실제라면 사랑하는 사람이 알기 전에 먼저 제 비밀을 털어놨을 거예요. 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먼저 말해줘야죠. 연애할 때도 오래 지켜보는 편이에요. 끈기 있게, 묵묵하게.”

사랑 이야기를 하던 정해인은 자존감에 관해서도 말냈다. “얼마 전 정신과 몸이 한 번에 아픈 고통이 찾아왔다”며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도,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만큼 슬픈 일도 없다”고 했다.

정해인은 ‘유열의 음악앨범’의 이숙연 작가가 집필하는 새 드라마 ‘반의 반’을 차기작으로 정했다. 또 멜로다. 그의 사랑 이야기는 당분간 끝나지 않는다.

극중 정해인(오른쪽)과 김고은이 처음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유행도, 감성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이지만 김고은(28)의 시계는 때때로 천천히 흐른다. 10년째 고집스레 입는 바지, 오래 두고 듣는 음악을 지키려는 마음도 크다. 아날로그 감성의 멜로영화 ‘유열의 음악앨범’과 그래서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

“일상을 내보이는 인물이라 좋아요. 미수와 제가 비슷하냐고요? 저는 이상을 좇지만 불안정한 상태를 막연히 불안해하지 않아요. 직업의 영향이겠죠. 제 친구들은 달라요. 현실을 위해 안정된 선택을 해요. 미수는 저보다 친구들과 비슷한 면이 있죠.”

영화에서 김고은은 부모님이 물려준 작은 제과점을 꾸려가는 대학생이다. 아르바이트생 현우와 첫 만남 뒤 몇 번의 이별과 재회를 거친다. 생활을 위해 잠시 꿈을 포기하기도 하고, 착실히 삶을 꾸려 다시 꿈을 이루기도 한다. 데뷔작인 2012년 영화 ‘은교’의 정지우 감독과 6년 만에 만난 작품이다.

“‘은교’ 이후로도 감독님과 자주 만났어요. 솔직하고 꾸밈없이 제 속마음을 꺼내 보일 수 있는 분이에요. 어느 날 아무런 설명 없이 시나리오를 주셨고, 미수 역할을 맡아 달라 하더라고요. 이번엔 꼭 감독님께 힘이 돼 드리고 싶었어요.”

상대역 정해인처럼 김고은도 “겪어 본 적 없는 시대의 정서를 담아” 사랑 이야기를 그리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청춘의 감성, 사랑할 때 느낌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김고은은 누군가를 사랑한 경험이 멜로 연기에 “도움”이 된다고도 인정한다. 이번 영화에서 정해인과 처음 입을 맞추는 장면을 꼽더니 “순간 내 첫 뽀뽀의 기억이 스쳤다”며 웃었다.

“멜로장르는 행복해요. 스릴러처럼 격한 감정이 필요한 작품은 촬영하기 며칠 전부터 불안해서 밥을 먹다 토할 때도 있어요. 멜로는 달라요. 사랑의 감정을 얼마나 세밀하게 표현할지 고민하면서 저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도 하고요.”

영화에서 미수는 용기 있는 선택으로 삶을 꾸려 나간다. 두 선택지 가운데 과감하게 하나를 포기할 줄도 안다. 실제라면 어떨까. 누군가를 사랑할 때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걸 포기할 수도 있을까.

“하하! 현우처럼 오래∼ 만난 사이라면 몰라도 만난 기간이 짧다면 사랑을 위해 소중한 걸 포기할 수는 없어요. 짧은 순간 사랑에 푹 빠졌다고 해도, 관계에 대한 의심은 계속할 걸요.”

멜로는 남녀 주인공의 호흡이 성패를 좌우한다. 이번 영화는 더욱 그렇다.

“둘 다 성격이 무던해요. 기본적으로 상대 연기자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고 믿어요. 마음이 같으니까 안 맞는 게 없었어요.”


● 정해인

▲ 1988년 4월1일생
▲ 2014년 tvN 드라마 ‘삼총사’ 데뷔
▲ 2016년 SBS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 SBS 연기대상 우수연기상
▲ 2017년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영화 ‘역모:반란의 시대’ 등
▲ 2019년 MBS 드라마 ‘봄밤’, 영화 ‘시동’ 개봉 예정


● 김고은

▲ 1991년 7월2일생
▲ 201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입학
▲ 2012년 영화 ‘은교’ 데뷔 청룡상·대종상 등 신인상
▲ 2014년 영화 ‘차이나타운’
▲ 2016년 tvN 드라마 ‘도깨비’
▲ 2017년 영화 ‘변산’
▲ 2020년 영화 ‘영웅’ 개봉 예정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