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장사리’ 곽경택 감독 “젊은 배우 기근NO, ‘체르노빌’ 보고 드라마 만들고 싶어져”

입력 2019-09-25 1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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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장사리’ 곽경택 감독 “젊은 배우 기근NO, ‘체르노빌’ 보고 드라마 만들고 싶어져”

영화 ‘친구’ ‘극비수사’ ‘암수살인’ 등 실화 바탕 영화에 강한 곽경택 감독이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스토리텔러로서의 특기를 나타냈다.

영화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은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양동작전으로 진행된 장사상륙작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평균나이 17세, 훈련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되었던 장사상륙작전을 이야기한다.


곽경택 감독은 ‘실제와 70~80% 비슷하다’고 싱크로율을 수치화했고 “희생을 포인트로 잡았다”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물량 면에서는 할리우드 영화를 못 이기죠. 대신 ‘희생’을 확실하게 그리고자 했어요. 스케일이 아니라 단단함으로 무장, 고생하자! 고생해서 그분들의 희생을 최대한 처절하게 그리려고 작전을 짰습니다. 후회하지 않으려고 최대한 나를 혹사시키기로 했고, 전쟁 장면이 많지만 적어도 내 현장에서 크게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람이 없도록 철저하게 하자는 절칙도 지키고 싶었죠. 원래 촬영이 끝나면 여행가는데 이번에는 너무 지쳐서 집에서 쉬었어요.”

곽경택 감독에 따르면, 기존 시나리오에서 인민군 대장 역할을 지우고 이명준 대위(김명민 분)를 강하게 구축했다. “기둥부터 박고 학도병 캐스팅을 했다”며 “꼭 고맙다고 이야기하고픈 친구들은 50여 명의 고정 단역들이다. 다음에 내 영화 오디션을 보면 ‘장사리 고정 단역이었다’고 말하라고 했을 정도로 고맙다”고 출연진 섭외 비화를 전했다.


“기본적으로 시나리오를 보고 고민을 할 것이면 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리고 이호정(문종녀 역). 여러 여배우들을 만났고, ‘가발 쓰면 되느냐’고 물으면 ‘하지 말라’고 했죠. 기본적으로 생각이 안 맞는 것이잖아요. 해변에서 학생들이 죽어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인데 가발이 무슨 말입니까. 이호정은 오디션을 강도 높게 봤는데도 악을 쓰면서 하더라고요. 바로 캐스팅 했습니다. 이개태 역할에는 배우 이재욱이 적격이었어요. 제가 상상했던 개태의 실사판이었죠. 이재욱은 목소리 톤이 좋고 얼굴 지방층이 얇아서 표정 연기에 굉장히 유리한 배우예요. 담대하고요. 잘 될 줄 알았죠.”

학도병 가운데 두 축을 담당하는 최민호(최성필 역), 김성철(기하륜 역)에 대해서도 “최민호는 연기를 잘했다. 반듯한 분위기였고, 처음에는 눈이 부담스러웠는데 막상 연기를 하니 괜찮더라. 김성철은 기대했던 대로다. 나는 김성철의 전작을 본 적이 없는데 내가 찾던 삐딱한 느낌을 갖고 있어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친구’의 장동건 세대부터 소위 말하는 ‘요즘 젊은 배우’까지 다 경험해봤다) 영화를 오래 하다보니 그렇게 됐죠. 확실히 옛날에는 이정재, 정우성, 장동건 같은 20대 주연 배우가 있었고 그들이 한 편의 영화를 끌고 갈 수 있었어요. 지금 그들은 40대,50대죠. 요즘 젊은 배우들은 외모가 아닌 개성으로 승부하고 프로페셔널해졌어요. 그렇다고 젊은 배우가 기근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관객들의 요구사항이 더 진해진 것이죠. 예전과 달리 ‘어디 한 번 연기해 봐!’ 이렇게요. 예전보다 훨씬 관객들이 독해진 것 같아요.”


감독으로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데 대한 부담감을 묻는 질문에는 “50대 중반, 기술적으로 정점에 있다. 기술적인 불안함은 없다. 시행착오가 고스란히 체득돼 있고 현장을 지휘하는 데효율적이다”라며 “단,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기획을 시장이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한다. ‘친구’ 때문에 오래 끌어온 것이고, 자주 찍으니까 명맥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라고 답, HBO 드라마 ‘체르노빌’을 언급하며 드라마 제작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내가 준비하고자 하는 작품이 무산되면 위기감을 느껴요. 이제는 다른 회사 이야기라도 감독을 할 것이라는 마인드죠. 오픈했어요. 하루 종일 내 주변 모든 일을 영화로 한다면 어떨지를 생각하면서 살고, 대화할 때도 적어놓는 것이 습관이에요. 직업병이죠. 그러면서 남의 창작물에는 인색하고(웃음) 최근에 본 최고의 작품은 체르노빌’. 그런 작품을 보면 ‘난 뭐하고 있지’ ‘와 저렇게 찍어내는구나’ 싶죠. 반성하게 하고 자극시켜요. 솔직히 ‘체르노빌’을 보기 전에는 다시는 드라마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만약 ‘체르노빌’처럼 5시간으로 풀어야하는 정확한 이야기가 있다면 드라마에도 도전해보고 싶더라고요. 생각이 바뀌었죠.”


그러면서 ‘장사리’의 스토리적 가치를 고민, “믿고 제작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아야 하는데, 만만한 일이 아닐 것 같다. 영웅의 이야기는 누구나 듣고 싶어하지만 가려진 사람들을 향해 얼마나 애정을 가져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대 갈등이 커진 요즘이 안타까워요. 우리나라가 갈등이 있지만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 데에는 선배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잖아요. 선배들의 노고를 모르면 좋은 선배가 될 수 없지 않나요. 딱 세대의 중간에 있는 저로썬,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세대 간극이 좁아지길 바라고 있죠.”

25일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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