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힙합왕’ 신원호 “한겨울에 난투극, 교복 찢어지고 탈진까지”

입력 2019-09-30 1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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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힙합왕’ 신원호 “한겨울에 난투극, 교복 찢어지고 탈진까지”

음악 드라마에 ‘연기돌’이 출연하는 건 매우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장르적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고 보컬이나 댄스를 배울 필요 없이 이미 프로이기 때문. 작품명에서부터 장르가 확연히 드러나는 SBS 6부작 드라마 ‘힙합왕–나스나길’도 주요 인물 대부분이 ‘연기돌’로 구성됐다.

인피니트 출신 이호원, 에이프릴 나은과 함께 ‘힙합왕–나스나길’의 주연을 맡은 크로스진 신원호(29). 오랜 연기 경험이 있는 그에게도 ‘힙합왕–나스나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룹에서 보컬 포지션을 맡고 있는 그에게 ‘랩’은 전에 없던 도전이었다.

“랩을 해오던 사람이 아니니까 되게 부담되더라고요. 너무 하고 싶은 역할인데 작품에 피해를 끼칠까봐 걱정이 많았어요. 현장에서 지조와 뉴올이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맛을 살리는 게 되게 어려웠어요.”

신원호는 힙합 문화 현상과 세계를 담아낸 힙합 음악 성장드라마 ‘힙합왕–나스나길’에서 금수저 래퍼이자 고교 일진 김태황을 연기했다. 그는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인물이라 끌렸다. 악해진 계기도 목표도 목적도 없이 그냥 악한 역할이라 더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진짜 나쁜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어요. 어떻게 하면 지독하게 보일지 많이 고민했죠. 나름대로 많이 준비했는데 매 작품마다 그러했듯 이번에도 아쉬움이 남아요. 부족함을 느꼈고요. 만족도는 50%예요. ‘더 재밌고 악랄해보일 수 있었을 텐데’ ‘주인공을 더 잘 살려줄 수 있었을 텐데’ 싶어요. 비슷한 느낌의 캐릭터를 다시 맡으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갑질’과 폭언은 일상이고 텃세와 집단 따돌림을 ‘놀이’처럼 즐기는 악역 김태황. 하지만 여자 주인공 송하진(나은)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츤데레’의 면모도 있다. 유치한 모습이 딱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 신원호는 “대본에 없던 설정”이라며 “감독님이 현장에서 신을 만들어주셨다. 캐릭터가 조금 바뀌었지만 일종의 범퍼 역할을 해준 것 같다. 김태황을 좋게 생각해주시는 분들도 생겨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로 연애할 때는 돌직구 스타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총각네 야채가게’ PD와 이번 작품에서 재회한 신원호는 열린 현장 덕분에 좋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대본에 충실한 스타일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현장에서 다양하게 시도해봤다”면서 “재밌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데 캐릭터에 빠지기에 훨씬 더 좋더라.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이것저것 만들어나갔다”고 털어놨다.

가장 힘들었던 촬영은 이호원과의 난투극이었다고. 교복이 찢어질 정도로 격렬한 액션 때문에 힘들었지만 동시에 가장 애정이 남다르다고도 덧붙였다.

“한겨울에 아스팔트에서 뒤엉키는 장면이었거든요. 액션 배우들처럼 하는 게 아니라 막 싸우는 설정이었는데 부상 위험이 있으니까 합을 계속 맞춰봤어요. 정말 힘들었는데 열심히 했어요. 호원 친구가 춤을 잘 춰서 그런지 역시 몸도 잘 쓰더라고요. 리드해주는 대로 잘 따라갔어요. 촬영하고 나서는 거의 탈진했어요. 교복은 다 찢어지고 뜯겼고요. 둘 다 멍들었지만 웃으면서 털어냈어요. 하하.”


오랜만에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은 어땠을까. 서른을 앞두고 스물아홉에 교복을 다시 입은 소감을 물었다.

“조금은 민망하기도 하지만 기대감도 있었어요. 교복이 잘 어울릴지 저도 의문이었는데 ‘아직 고등학생까지 커버 되네’라는 반응이 있어서 안도했죠. 옛날 생각도 나더라고요. 제가 다녔던 학교는 두발 규정이 엄격해서 학생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가위로 머리카락을 잘라버리곤 했는데…. 요즘은 교복도 두발 규정도 조금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하하.”

신원호는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로 김태황을 뛰어넘는 고차원적인 악역을 꼽았다. 그는 “장르 구분 없이 어떤 역할이든 공부하고 노력해서 좋은 모습으로 또 시청자들을 뵙고 싶다”면서 “좀 더 나아간 악역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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