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③] 유재명 “‘나를 찾아줘’=아픈 영화, 출연료·부담감 비례 상승”

입력 2019-11-27 1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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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③] 유재명 “‘나를 찾아줘’=아픈 영화, 출연료·부담감 비례 상승”

배우 유재명이 주인공부터 조연·단역까지 올해에만 8개 작품을 통해 대중을 만났다. 눈 코 뜰 사이 없어 보이지만 유재명은 “생각보다 안 바쁘다”며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데뷔하긴 했지만 스스로 느끼기에 나는 조급하지 않고 나름의 속도로 가고 있다”고 작품과 캐릭터를 대하는 자세를 설명했다.

“연극할 때부터 장르는 나뉘지만 좋은 작품, 나쁜 작품을 나눌 수는 없다고 생각해 왔어요. 캐릭터적으로도 마찬가지죠. 작품, 캐릭터 자체가 좋으면 그냥 합니다. 작품을 받아들일 때 자유로워서 다작하게 되나 봐요.”

뚝심 있지만, 첫 주연 영화 ‘비스트’로는 아쉬운 성적을 맛 봤고 이 수치적인 실패의 경험은 유재명에게 여유로움을 안겨 줬다. 그는 “당시에는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비스트’는 ‘비스트’ 대로 멋진 영화였다. ‘비스트’ 이전과 달라진 점은 관객의 선택이 자유라는 것을 받아들일 여유가 생겼다는 데 있다. 그들의 선택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올해 많은 일이 있었고, 늘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메모 같은 한 해를 보냈어요. 개런티도 중고차 헐값만큼 상승, 변화했고요. 그만큼의 부담감도 생겼습니다. ‘공부하고 훈련하고 열심히 노동하자!’ 노동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 2019년이었죠.”

‘비스트’를 통해 얻은 교훈은 신작 ‘나를 찾아줘’에서도 이어진다. 유재명은 “관객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이번에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작품을 만들었다”며 “우리가 선택한 노력이 잘 전달되길 바라기에 설렌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영화 ‘나를 찾아줘’는 제44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자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 분)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물이다. 유재명은 정연의 등장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홍경장 역을 맡았다. 경찰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착취를 대물림하는 극악무도한 인물이다. 이영애와의 대립 구도가 긴장감을 유발한다.

유재명에 따르면, 영화 구조상 악역일 뿐 홍경장은 현실적인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그는 “홍경장이든 마을 사람이든 평범하다. 작은 공동체를 지키면서 적당히 살아가길 바라는 사람들이다. 정연이 들어오면서 공동체를 깨려고 하니 방어 본능이 발현된 것”이라며 “절대적으로 군림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캐릭터다. 다만, 불통의 느낌을 가미하려고 했다”고 역할 구축 과정을 말했다.

액션 장면에 대해선 “생존의 몸부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대역 없었고,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스크린을 통해 내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놀랐다. 진짜 살고 싶어 하더라. 멋있는 액션이었다면 공감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현장을 추억, 이영애와 연기 호흡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영화에서 이영애를 때리는 장면이 있죠. 촬영할 때는 당연히 전문가들이 가이드라인을 세우니까 부담스럽지는 않았어요. 리허설도 여러 번 했고요. 그 순간 제가 멈칫하면 영화의 결이 달라져버리니까 최선을 다했죠. 이영애는 열정적이고, 친절한 선배였어요. 몸을 사리지 않아서 정말 놀랐습니다.”


이어 “솔직히 나도 평소 실종 아동 문제에 주의 깊은 편이 아니었다. 이번 영화로 한 번이라도 더 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나는 과연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가’ ‘진실을 외면하고 있진 않은가’ ‘나는 무감각한 현대인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기회가 되는 작품이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현했다.

“이영애의 말처럼 현실은 더 심하잖아요. 뉴스를 보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건이 많고 무서워요. 우리는 현실의 무서움과 영화적 허구가 주는 슬픔 사이에 살고 있죠. 우리 각자가 당사자일 수도, 방관자일 수도 있어요. 경쟁하기 위해서 만든 영화가 아닙니다. ‘나를 찾아줘’처럼 제 직업을 통해 사회에 작은 목소리를 보탤 수 있다면, 저는 또 본능적으로 그런 작품에 출연할 거예요.”

‘나를 찾아줘’는 11월27일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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