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이나은 “‘어하루’ 속 대사, 낯 간지러 진짜 맞나 의심도”

입력 2019-12-06 22: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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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 뜬금없이 의외의 장소에서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사람을 만나곤 한다. 오래 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던 것인지 우연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런 인물들을 만나는 건 늘 신선함을 안긴다.

걸그룹 에이프릴(APRIL)의 이나은도 대중에게 그런 신선함을 남겼다. 웹드라마 ‘에이틴’ 시리즈를 통해 10대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그는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통해서 다시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처음에는 여주다 역이 아닌 다른 캐릭터로 오디션을 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에이틴’ 속 김하나와 비슷한 면이 있으면서도 원작 웹툰 속 주인공의 자리를 지키려는 여주다 캐릭터에 훨씬 매력을 느꼈죠.”

이나은은 만화 속 세상이라는 설정 속에서 진행되는 ‘어하루’ 세계관에서 자신이 캐릭터임을 인지한 여주다 역을 맡았다. 여기에 오남주(김영대), 이도화(정건주)와 삼각관계를 이루며 김혜윤이 이끄는 메인 스토리와 또 다는 재미를 선사했다.

“처음에는 여주다 캐릭터의 설정값이 이유 없이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만 하니 조금 외로웠어요. 그러다가 자아를 깨달은 주다가 자기를 괴롭혀 온 애들에게 맞설 때는 진짜 복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특히 이나은이 연기했던 여주다가 주목받았던 이유는 다름 아닌 오남주를 연기한 김영대와의 연기 호흡 덕이었다. 순정만화 속 세계라는 설정에 과하게(?) 충실한 대사들은 배우는 물론 시청자마저 경악케 했다.

“남주와 함께 나눴던 대사들이 정말 놀라웠어요. 대본을 볼 때마다 ‘이게 정말 진짜 대본이 맞나’ 싶을 정도로요.(웃음) 그래서 저희 역시 정말 낯간지럽고 웃음이 나와 NG도 많이 냈지만 나중에는 즐기면서 좋은 그림들을 만들어 낸 것 같아요.”

이렇게 또래들과 함께 만들어 간 장면 하나 하나가 쌓여 ‘어하루’를 완성했다. 시청률 면에선 아쉬웠을지 몰라도 화제성에서만큼은 결코 밀리지 않았던 작품에 이나은은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제가 어떤 인기를 크게 체감하기 보다는 주변에서 많이 본다는 걸 느꼈어요. 평소에 제 친 언니는 저의 연예 활동에 크게 관심을 두진 않는 편인데 주변에서 ‘어하루’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하더라고요. 굉장히 신기했어요.”


이나은에게 ‘어하루’는 여러모로 많은 것은 배우게 한 작품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작품이 이나은의 지상파 미니 시리즈 데뷔작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웹 드라마나 스페셜 드라마만 찍었는데 이번에 미니 시리즈를 촬영해 보면서 확실히 규모가 다르다는 걸 느꼈죠. 웹 드라마의 경우는 좀 더 내 집처럼 스태프들과 더 가깝게 대화를 나누며 연기를 했다면 지상파 미니시리즈는 분명히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더라고요. 그래도 이번 작품에서는 또래들과 함께 연기하면서 친구처럼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분명히 이나은은 아이돌로서도, 연기자로서도 아직 갈고 닦아야 할 것이 많다. 여기에 아직 해봐야 할 것도 많은 나이다. 2019년 이나은에게 많은 일들이 벌어진 한 해였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것 같아요. 계획에 없던 일도 생겼었죠. 그래서 부담도 되지만 그런 일들 모두 제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놓친 부분도 많겠지만 걱정한 것에 비해서는 나름대로 잘 해온 것 같아요.”

실제로 이나은의 올해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에이틴’의 흥행, ‘어하루’의 높은 화제성만 봐도 이나은에게 기분 좋은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제가 연기에 대한 어떤 방향을 처음부터 잡고 시작한 것이 아니에요. 그래서 계속 고민하고 알아가는 중이죠. 조금 반응이 좋다고 해서 ‘더 잘되어야 해’ 하진 않으려고요. 성급하게 이런 흐름을 이어가려고 하는 것 보다 자연스레 흘러가게 놔두려고 해요.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제 스무 살이 된 이나은이지만 여전히 그는 해보고 싶은 것이 산더미인 꿈 많은 소녀다. 그렇다고 해서 ‘어하루’ 속 여주다처럼 여리기만 한 코스모스 소녀는 아니다. “몸 쓰는 걸 좋아해 액션 사극을 해보고 싶다”는 속이 꽉 찬 대나무라면 몰라도.

“어떤 역을 만나더라도 자연스럽게 묻어날 수 있는 배우이고 싶어요. 올해도 정말 잊지못할 한 해였지만 내년에는 좀 더 여러 방면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연기 뿐 만 아니라 에이프릴 활동도 내년엔 더 집중하고 싶네요.”

사진=DSP 미디어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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