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웃는 남자’ 규현 “4년 만에 복귀, ‘연차부심’없이 초심으로”

입력 2020-02-06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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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DA:인터뷰①] ‘웃는 남자’ 규현 “4년 만에 복귀, ‘연차부심’없이 초심으로”

슈퍼주니어 규현은 ‘신서유기7’에서 드라마 ‘겨울연가’ 준상이로 변신하고 나타났다. 화제가 된 머리스타일에 대해 “가발이 아니다”라고 농을 치는 그. 머리를 기르고 있는 이유는 뮤지컬 ‘웃는 남자’의 타이틀롤 ‘그윈 플렌’을 맡았기 때문이다. 소집해제 후 4년 만에 뮤지컬로 복귀한 터라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무대에 올랐던 규현은 “갈수록 무대를 즐기고 있고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을 오랫동안 못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어요. 연습실에 가면 후배들도 많을 텐데 제가 과연 선배다운 모습을 잘 보일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죠. 그래서 배우들을 처음 만났을 때 ‘뮤지컬을 처음 하는 기분이라 도움을 받고 싶다’고 말했어요. 제가 이제 뮤지컬을 한 지 10년이 다 돼가지만 ‘웃는 남자’만큼은 ‘연차부심’도 내려놓고 임했어요.”

하지만 연출 로버트 요한슨과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은 규현이 군에 있을 때부터 그를 ‘그윈 플렌’으로 점 찍어두기도 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이에 대해 규현은 “나도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응, 나를?’이라는 생각을 했다. 초연을 봤을 때 제작사 분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나가듯 하시는 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라고 하셔서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규현이 맡은 ‘그윈 플렌’은 어릴 적 인신 매매단 콤프라치코스에게 잡혀 입이 찢겨진 채 약장수 우르수스에게 거둬져 사는 인물이다. 평생 기형적 미소를 갖고 사는 그윈 플렌을 연기하는 규현은 순수한 소년의 모습부터 부자들의 욕심과 횡포에 화가 난 한 사람의 모습까지 극과 극의 감정을 오가며 연기하게 된다.

“연출팀 쪽에서 처음엔 해맑고 순진한 그윈 플렌이 한 순간에 무너져갈 때 감정의 폭이 커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초반에는 더 천진난만하게 하고 조시아나 공작부인에게 유혹 당할 때는 더 우스꽝스럽고 당황하는 모습으로 연기해야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이번에는 무대에서 애드리브를 좀 하는 편이에요. 그걸 상대 배우들이 즐겨주시면서 해주시고 있어요.”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이번 작품에서 규현은 어느 때보다 연기에 힘을 쓰고 있다. 그는 “노래를 할 때도 감정을 전달해야 하니 연기를 하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가사가 대사인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내가 말하고자 말은 전달하는데 힘을 많이 기울이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모두의 세상’, ‘그 눈을 떠’ ‘웃는 남자’ 등 2막 후반부에 나오는 장면들이다. 규현은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관객들을 어떻게 설득시킬지 고민을 많이 했고 거기서 나오는 넘버들을 신경을 더 썼다. 웬만한 에너지로 되는 게 아니더라”고 말했다.

이어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이 이석훈 형은 1막 마지막 장면에서 넘버를 부르다 산소공급이 잘 안 됐는지 뒤로 쓰러지기까지 하더라”고 말해 눈길을 자아냈다.

규현은 어느덧 10년차 뮤지컬 배우가 됐다. ‘캐치 미 이프 유 캔’(2012)를 시작으로 ‘삼총사’(2010, 2011, 2013), ‘해를 품은 달’(2014), ‘싱잉 인 더 레인’(2014), ‘그날들’(2014), ‘로빈훗’(2015), ‘베르테르’(2015), ‘모차르트!’(2016) 등 적잖은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지금이야 ‘규현’이라는 사람을 모르는 이가 거의 없지만 뮤지컬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 정도로 인지도를 쌓은 연예인은 아니었다. 규현은 “당시를 회상하면, 나는 정말 ‘그 누구’도 아니었다. 슈퍼주니어로 자리를 잡지도 못했을 때 뮤지컬 쪽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줬다”라고 말했다.

“연습 갈 때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아무도 못 알아볼 정도였어요. 연습하는 배우들은 ‘안 바빠, 연습 매일 나오네?’라고 묻기도 했고. (웃음) 정말 열심히 연습했는데 이게 하다 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돼서 그 사람의 마음으로 노래하고 연기하는 것이 색다른 기분이었죠. 그래서 회사에 뮤지컬을 계속 하고 싶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나요.”

스스로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은 ‘베르테르’였다고. 규현은 “같은 역할이었던 엄기준, 조승우 선배님은 이름만 들어도 엄청난 분이시지 않나”라며 “워낙 훌륭한 배우들이라 그 때 위축이 된 건 사실이다. 특히 캐릭터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속도가 엄청났다”라고 말했다.

“선배들을 따라가려면 하루종일 ‘베르테르’처럼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때 되게 우울했어요. 친구들이 아직도 ‘너 그 때 되게 별로였어’라고 해요. (웃음) 그래도 그것이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지금은 그 정도로 우울하게 살진 않아요. 금방 몰입했다가 빠져 나오는 편입니다.”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규현은 뮤지컬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슈퍼주니어 투어와 함께 틈틈이 고정 멤버로 활약 중인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고 있다. 그는 “주로 화요일, 목요일에 공연을 하고 금요일부터 주말에는 슈퍼주니어 투어를 간다. 월요일에 비행기로 돌아오면 회의를 하거나 다른 스케줄을 소화한다. 화요일은 공연을 하고 수요일은 인터뷰나 앨범 회의 등을 하고 목요일이 되면 또 공연을 가고 금요일이 되면...”이라고 웃으며 말을 줄였다.

슈퍼주니어 데뷔 이후 15년간 계속 이러한 스케줄을 소화했기에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했다. “일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쉬게 되면 쉬는 것 같다”라며 “소집해제 이후 쉰 날은 명절 뿐이다”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아요. 매너리즘도 안 생기는 것 같아요. 체력이요? 요즘엔 영양제를 챙겨먹는데 그렇다고 크게 아프지도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분은 군에 계실 때 ‘빨리 복귀하고 싶더라’고 하시던데 전 오히려 어차피 소집해제하면 일을 할 건데 이 때에 오히려 잘 쉬어두자고 생각했어요.”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규현에게 차기작을 묻자 “스포일러를 안 하는 편이고 설레발을 안 치는 편이다. 안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끔은 팬 분들이 ‘오빠, 통장이 ’텅장‘ 됐어요’라는 말이 미안할 때가 있다. 표 값이 굉장히 비싸지 않나. 부담이 되실 것 같아 죄송스럽다. 10대 팬들도 용돈을 모아서 오시더라”며 “아직은 내 실력이 ‘표가 없어서 못 갔어요’ 수준은 아니라 언제든 예매사이트에 들어가면 표를 구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야지”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주연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책임감이 무조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 혼자 하는 공연은 아니지만 주연을 맡고 있는 공연이기 때문에 티켓이 안 나가면 제작사에도 미안하다. 그래서 열심히 홍보를 하려고 한다. 전석매진을 시키는 배우는 아니라 어떻게든 더 많은 관객을 모으고자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팬 분들이 써주시는 편지가 힘이 많이 돼요. ‘오빠가 제가 살아가는 이유’라는 글을 보면 감사하죠. 그래서 부끄럽지 않고 떳떳한 멋진 가수가 되고 싶고요. 뮤지컬 역시 혼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으니 한 명의 배우로 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할게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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