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맛남의 광장’ 백종원, 김희철·김동준보다 양세형 걱정한 이유

입력 2020-02-12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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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②] ‘맛남의 광장’ 백종원, 김희철·김동준보다 양세형 걱정한 이유

요리 사업가 백종원에게는 ‘도깨비 방망이’라도 있는 걸까. 일본산 가다랑어포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훈연멸치부터 어죽을 활용한 광어밥까지 그의 손 끝 아래 매번 색다른 레시피가 등장한다. 뚝딱뚝딱 손쉽게 레시피를 선보이는 그는 대체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을까.

“저도 쥐어 짜내는 거예요. 하하. 방송 초기에는 쉬웠어요. 제가 음식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경험도 많고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쌓은 데이터도 방대했으니까요. 이제는 그냥 소개하는 게 아니라 보는 분들에게 활용도가 높은 것을 뽑아야 하니까 회사 내 개발팀이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 전문가들도 다 제가 키운 친구들이지만요.”

사내 전문가들과 함께 기존 레시피를 발전시키거나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고 있는 백종원. 특히 지역의 특산품이나 로컬푸드를 이용해 신메뉴를 개발하는 SBS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서 그와 전문가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그가 소개하는 레시피는 방송 직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그가 다룬 지역 특산물은 전국의 한 대형 마트에 깔린다. 백종원과 ‘맛남의 광장’은 단순히 레시피를 전파하는 것을 넘어 농수산업의 활성화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방송 욕심이나 시청률보다는 현장에서 좋아하시니까 저도 기뻐요. 처음에는 방송 전이라 반응이 없었는데 1회 나가고 나니까 현장 반응도 확 바뀌더라고요. 농어민들의 피해가 태풍이 지나가면 뉴스에 잠깐 나오는 식이라 우리가 실질적인 관심을 보여준 적이 없었잖아요. 물론 ‘맛남의 광장’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수면 위로 끄집어 올리고 표면화시키면 ‘누군가가 나서주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있어요. 현장에서 너무 좋아해주시니까 저도 계속 하고 싶어요.


‘맛남의 광장’ 제작진도 백종원과 같은 마음으로 이 프로그램을 함께해오고 있다. 이관원 PD, 황보경 작가와는 ‘백종원의 3대천왕’부터 ‘먹거리 예능’으로 함께해온 프로 중에 프로. 백종원 PD는 이관원 PD에 대해 “현장의 소리를 듣는 귀가 열린 PD”라며 “먹거리 예능을 해오다 보니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황보경 작가에 대해서는 “‘백종원의 3대천왕’부터 온갖 지역을 같이 다 다녔다. 호흡이 정말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맛남의 광장’ 제작진과 호흡이 정말 잘 맞다. 함께 ‘백종원의 3대천왕’ ‘백종원의 푸드트럭’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해온 바탕이 깔려 있기 때문에 완성도가 좋지 않나 싶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백종원은 이어 정규 프로그램의 고정 출연자인 양세형 김희철 김동준도 아낌 없이 칭찬했다.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 양세형은 걱정이 많이 됐고 솔직히 나머지는 신경 안 썼다”고 농담하면서도 멤버들을 향한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

“세형이는 웃기고 재밌는데 요리하러 가면 정말 재미가 없어져요. ‘집밥 백선생’ 때 그걸 느꼈거든요. 만드는데 집중하면 진지해져서 재미가 없어요. 그래서 걱정했는데 아무 기대도 안 했던 김희철과 김동준이 그렇게 잘할 줄 몰랐죠. 희철이는 ‘미스터리 키친’ 때 보고 ‘예능감 있는 전문 방송인’이라고 생각했어요. 기대는 안 했는데 제작진이 ‘굳이’ 넣어야 한다고 하니까. 하하하. 농담이고요. 진짜 물 만난 고기 같아요. 세형이와 케미가 좋으니까 첫 날부터 터지더라고요. 희철이 덕분에 세형이가 재밌어졌어요. 동준이는 정말 노력파예요. 공부를 많이 해오거든요. 잘생긴 애가 노력까지 하니 얼마나 좋아요. 하여간 제작진이 팀을 기가 막히게 짜놨어요.”


멤버들을 하나씩 언급할 때마다 백종원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백종원은 “현장에서 지치지 않을 정도로 재밌다. 방송에 못 나가는 게 되게 많은데 19금도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방송 외적으로도 재밌다”며 최강의 팀워크를 자랑했다.

이제는 백종원뿐 아니라 멤버들도 메뉴 개발에 동참할 정도로 성장했다. 백종원은 신메뉴 개발에 대해 이야기하다 때때로 고민의 기로에 놓일 때가 많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무조건 될 것 같은데’ 싶을 때 있잖아요. 사업적으로 확신이 드는데 관련 사람들을 연결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냥 내가 만들까’ 싶기도 해요. 하지만 그러면 안 되잖아요. 제작진이 어떻게든 설득해서 (지역 종사자분들이) 만들어야 하니까 고민될 때가 많아요.”


자연스럽게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포방터 돈가스집이 언급됐다. 돈가스집은 백종원의 도움으로 포방터를 떠나 지난해 연말 제주도에 정착, 백종원의 호텔 옆 건물로 이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백종원의 호의를 체인점화 등 사업적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돈가스집 덕분에 호텔이 덕 볼 것‘이라는 오해의 소지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미 잘 되는 호텔이거든요. 다만 호텔 직원들에게 미안하긴 해요. 밤새 줄 서서 기다리다 호텔 화장실을 이용하고 로비에서 자는 게 요령처럼 돌고 있으니까요.”

오해와 루머에도 백종원이 돈가스집을 돕기 위해 자처한 건 그만큼 돈가스집 사장 부부의 진심에 감동했기 때문이다. 백종원은 “소비자들에게 돌릴 줄 아는 그 진심을 느꼈을 때, 골목식당 사장님들이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켰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 앞으로도 제2의 ‘포방터 돈가스집’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솔루션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우려와 걱정에 대해서는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웃으며 안심시켰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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