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권수현 “평범한 캐릭터 고민, 하명희 작가 대본 덕 봤다”

입력 2020-11-11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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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권수현 “평범한 캐릭터 고민, 하명희 작가 대본 덕 봤다”
tvN 드라마 ‘청춘기록’은 참 오랜만에 등장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었다. 꿈과 성공, 우정, 가족애 등 실제 입 밖으로 내뱉기엔 조금은 쑥스러운 단어들을 버무려 요즘 같은 시대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 작품의 의미 있는 까닭은 단순히 주연인 박보검과 박소담에게만 집중하지 않고 등장인물 전원이 마음에 품은 ‘청춘’을 적절하게 조명했기 때문이다. 배우 권수현이 맡은 김진우의 서사도 이런 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스며들어 ‘박보검의 친구1’에 그치지 않는 입체적 캐릭터로 남을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이 잘된 것이 제겐 큰 복인 것 같아요. (박)보검이의 군 복무로 인해 주인공이 부재한 상황에도 시청자 분들이 많이 사랑 해 주셔서 감사해요. 이 작품을 통해 사전제작 드라마에 처음 참여하게 됐는데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요.”

실제로 ‘청춘기록’은 사전제작 형식으로 진행돼 배우 박보검의 군 입대 전 마지막 드라마가 됐다. 배우들 역시 과거에 이미 끝내놓은 ‘청춘기록’이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가슴을 졸였을 것이다.

“제가 아는 진우에 대한 기억이 이미 6개월 전의 과거가 되다 보니까 제가 뭘 어떻게 했는지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원래 전 첫 방송을 한다고 해서 떠는 타입이 아닌데 ‘청춘기록’ 첫 방송 때는 굉장히 긴장을 했어요. 심지어 그 날 밤을 새고 아침에 ‘청춘기록’ 시청률을 확인하고 나서야 잠이 들 수 있었죠. 그리고 진우를 예쁘게 담아주시고 잘 붙여주신 감독님께도 감사하다고 말씀도 드리고요.”

권수현이 연기한 김진우의 매력은 홀로 있을 때도 빛났지만 박보검, 변우석과 함께 있을 때 더욱 특색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혜준과 원해효의 우정에 미묘한 금이 갈수록 김진우가 이들을 일깨웠다.

“실제로 보검이, 우석이와 정말 많이 친해졌어요. 이렇게 진한 관계가 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일부러 같이 리딩도 재미있게 하고, 자주 만나 식사도 하면서 정말 빨리 친해졌죠. 이런 끈끈함이 초반에는 잘 드러나지 않고 후반에서 보여 지는데 그 부분은 아직도 아쉬워요.”

그러나 권수현에게 주어진 과제는 박보검의 친구 역할에 그치지 않았다. 당연히 그가 맡은 김진우를 시청자에게 어필해야 하고 그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했다. 그가 김진우를 연기하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는 다름 아닌 평범함이었다.

“진우는 누구나 한번쯤 만나봤을 것 같은 평범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처음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평범하다는 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도 했어요. 평범하고 특징이 없는 진우를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도 많았는데 하명희 작가님 대본 덕을 많이 봤어요. 작가님이 써주신 대본에 제가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었죠. 거기에 감독님이 만들어 준 상황들이 제가 뭘 하려고 하기보다 그냥 평범하기만 하면 되더라고요.”

이 같은 김진우가 가진 평범성은 오히려 연애 이야기로 흘러가자 빛을 발했다. 권수현은 원해나 역의 조유정과 함께 로맨스 연기를 펼치며 주연 커플 못지않은 응원을 받았다.

“실제로 유정이와 저의 나이차가 한 13살 정도 나요. 그러다 보니 시청자들에게 진우와 해나로 보이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어떻게든 나이 차이를 줄여 보기 위해 대본도 같이 많이 읽고 맞춰보면서 함께 만들어가려고 노력했죠.”

이렇게 ‘청춘기록’의 김진우는 권수현을 만나 드라마 안에서 살아 숨쉬는 캐릭터가 되었다. 김진우가 사혜준의 친구로 소모되지 않을 수 있던 이유. 그동안 치열하게 고민해 온 배우 권수현의 덕이다.

“훗날 무슨 말을 듣고 싶느냐고 물으시면 답은 정말 단순해요. ‘아~권수현 그 배우 연기 잘하지’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전 아직도 부족하고 여전히 성장 중이지만 언젠가 당당하게 ‘배우 권수현입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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