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김민재 “연기 슬럼프…나를 잘 돌보지 못했다”

입력 2020-11-11 16:4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DA:인터뷰] 김민재 “연기 슬럼프…나를 잘 돌보지 못했다”

“연기에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어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겼죠.”

배우 김민재가 지난달 종영한 SBS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이하 ‘브람스’)를 회상하며 진심을 담은 소회를 전했다. 연기 6년차, 김민재의 첫 주연작 ‘브람스’는 그에게 위로였고 용기였고 사랑이었다.

“연기를 하면서도 계속 뭔가 불안한 마음이 있었어요.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채찍질을 했었죠.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돌보기도 해야 했는데 그걸 잘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슬럼프를 겪기도 했고요. ‘브람스’는 그런 저에게 확신과 위로를 줬어요. ‘진심으로 하면 전해지는 구나’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하면 되겠구나’ 싶어요. 덕분에 연기를 더 사랑하게 됐어요.”

‘브람스’에서 김민재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박준영을 연기했다. 촬영 전에는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눈을 뜨고 감을 때까지 하루 종일 피아노와 시간을 보내며 작품을 준비했다. 잘 치는 것이 어려워 악보를 통으로 외워서 연주했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부담이 있었죠. 그냥 피아노를 치는 게 아니라 콩쿠르에서 입상한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연기해야 하니까 막막했어요. 끝날 때까지도 계속 부담이 있었던 것 같아요. 시간이 날 때마다 레슨을 받았고 유튜브 영상들도 찾아봤어요. 조성진, 손열음 등 피아니스트들의 공연도 직접 보러 갔고요. 직접 보는 게 연기할 때 정말 큰 도움이 됐죠.”


피아노 연주의 부담감이 있었을 뿐, 첫 주연으로 인한 부담감은 없었다고.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있어 실제 자신과 닮은 모습이 많아 어렵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클래식을 사랑하는 마음, 말 수가 적은 것, 타인을 배려하는 모습.

“준영이가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게 보기 답답했을 수도 있지만 저는 좋았어요. 저도 말이 많지 않은 편이어서요. 저도 제 감정을 숨기고 혼자 속으로 썩힐 때가 많아요. 남을 배려하는 게 편하죠. 연애할 때도 그래요. 준영이와 다른 점은…. 그래도 준영이보다는 말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하하.”

드라마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낭만닥터 김사부2’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로 이어온 바쁜 행보. ‘브람스’를 잘 떠나보냈으니 이제 새로운 작품을 만날 시간이다. 김민재는 많은 갈림길을 두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조금은 혼란스러운 듯 했다.

“마음가짐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잘 모르겠어요. 주변에서는 ‘작품도 잘 됐으니 이 자리를 유지해야 하지 않느냐’ ‘더 좋은 작품을 선택해야 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제가 하고 싶은 작품이 좋은 작품이지 않을까 싶어요. 완전히 다른 이미지의 역할도 해보고 싶고 장르물도 액션물도 해보고 싶어요. 못 해본 게 너무 많죠.”


김민재는 연말 계획으로 공허한 시간을 슬기롭게 채우고 살도 찌우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소모된 스스로를 다시 채우는 시간. “잘 쉬는 게 목표”라고 했지만 김민재는 어쩔 수 없는 ‘워커 홀릭’이었다.

“3kg 정도 빠졌는데 다시 찌우려고요. 집에서 정말 하는 게 없어요. 자다가 밥 먹고, 자고, 게임하고, 자고의 반복이죠. 그런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하지만 좋은 작품이 있고 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다음 달이라도 바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을 안 해도 힘들고 일을 해도 힘들기 때문에 좋은 작품 있으면 너무너무 하고 싶어요. 어떤 작품이 올지 너무 기대돼요. 많은 연락 바라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