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델라 인터뷰①] 싱글 ‘네가 있음에’ 뒷이야기 … 유준상 편

입력 2020-11-23 12: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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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빼빼로데이에 건네 온 소프라노 신델라의 선물같은 앨범
뮤지컬 ‘위대한 쇼맨’에서 처음 만난 유준상, 듀엣 녹음으로 이어져
“그래 하자 델라야!” …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유준상의 ‘네가 있음에’


이름에서 이미 음악이 느껴지는 사람, 소프라노 신델라.

세상 사람들이 모두 길고 가느다랗고 까만 과자를 나누어주느라 여념이 없었던 11월 11일. 그는 과자대신 자신의 싱글앨범을 스윽 우리에게 건넸다.



솔로버전과 듀엣버전으로 녹음한 싱글앨범에 담긴 곡의 제목은 ‘네가 있음에’. 솔로버전은 그 동안 신델라와 다수의 무대에서 호흡을 맞춰 온 레전드 함춘호의 기타, 듀엣버전은 ‘국민배우’ 유준상과 함께 했다.

앨범 출시 후 2배쯤 더 바빠진 신델라에게 ‘네가 있음에’ 싱글앨범의 뒷이야기를 들었다.




- 6월 찬송가 음반 ‘찬송으로 드리는 고백’에 이어 이번에 오리지널 싱글앨범이 나왔습니다. 연인의 따뜻하고 애틋한 사랑노래인 만큼 11월 11일 일명 ‘빼빼로데이’에 맞춰 출시되었는데요. ‘네가 있음에’는 어떤 노래인가요.

“이번 곡은 레트로 발라드 곡이에요. 같은 곡을 두 가지 버전으로 불렀는데 솔로 버전은 기타리스트 함춘호씨와, 듀엣 버전은 유준상씨와 불렀죠. 두 곡이 같은 멜로디에 같은 가사지만 마치 다른 곡인 듯, 어떤 버전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제게는 둘 다 매력적으로 다가와요. 함춘호씨와는 워낙 자주 공연을 했기 때문에 늘 같이 하던 대로 불렀어요. 하지만 듀엣버전은 이곡이 레트로 발라드인데다 아무래도 상대가 성악가가 아닌 ‘노래를 너무 잘하는 배우’인만큼 듀엣은 그에 맞춰 클래시컬한 발성보다는 조금 더 대중적인 편안한 발성으로 바꿔서 불렀어요. 그러다보니 저를 잘 아시는 팬분들은 ‘발성을 바꾸셨네요’라며 바로 알아봐 주시더라구요. 무엇보다 노래가 너무 좋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해주셨어요. 두곡의 분위기가 많이 다르지만 다 좋다고 말씀해주시고, 축가로도 너무 잘 어울린다고 하셨구요. 음 … 가장 기분 좋았던 얘기는 오랫동안 사랑받을 스테디셀러가 될 거라는. (하하! 진짜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란답니다)”


- 유준상씨와는 뮤지컬 ‘위대한 쇼맨’(2018)에서 함께 공연하셨죠. 그때 두 분은 처음 만나신 건가요. 싱글앨범에 듀엣으로 참여할 정도면 굉장히 친분이 깊으신 것 같은데요.

“유준상씨는 주변에 싫어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구요. 앨범 냈을 때도 다들 ‘유준상씨와 함께 했네’라며 한마디씩 유준상씨에 대해 좋은 얘기들을 해주셨어요. 워낙 성격좋고 의리있고 열정 넘치고. 뮤지컬에서 처음 만났는데요, 친분을 물어보신다면 … 앨범을 같이 낼 정도로 친한 사이!? ㅎㅎ”


- 듀엣 파트너로 유준상씨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요.

“유준상씨와는 뮤지컬 ‘위대한 쇼맨’에서 처음 만났는데 첫 만남이 아직도 기억나요. 사실 오페라나 클래식 공연 연습을 가면 거의 다 제 선후배거나 같이 공연했던 선생님들이세요. 제가 모르는 분들만 계신 연습도 정말 간혹 있는데 그렇다 해도 거기 계신 많은 분들이 이미 저를 알고 계셔서 첫 만남이 어색하진 않아요.”


- 그런데 뮤지컬은 좀 달랐군요.

“뮤지컬은 제 전공 필드가 아닌데다 ‘셜록홈즈’ 이후 ‘위대한 쇼맨’이 두 번째 작품이기에 제가 작품에서 만나본 배우들이 한분도 안계셨어요. 정말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충무아트센터 2층 연습실에 들어가 혼자 앉아있었는데 유준상씨가 “너가 델라지”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거예요. 대한민국에 유준상 모르는 사람은 없자나요! ㅎㅎ 너무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시곤 배우들에게 ‘이번에 제니린드로 함께하는 신델라씨’라고 한명 한명 부르며 소개를 해주시더라구요. 그렇게 ‘위대한 쇼맨’ 배우들과 첫 인사를 나눴어요. 그때의 고마움과 반가움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죠.”


- 하하! 역시 유준상씨다운 훈훈한 에피소드입니다.

“작품을 하면서 연기하는 법과 대본 분석하는 법 등을 유준상씨가 많이 가르쳐줬고 공연 끝나면 직접 피드백도 해주셨죠. 그렇게 많은 것을 배우다보니 당연히 친해질 수밖에 없었고요. 작품 이후에도 엄유민법 콘서트, 뮤지컬 ‘그날들’, ‘영웅본색’ 등에 초대해주셨어요. 당연히 유준상씨 나올 때면 엄청 크게 소리 지르며 응원을 했었죠. 한번은 유준상씨가 ‘델라, 네가 지르는 소리 들은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웃음)”


- 그 인연이 듀엣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로군요.

“네. 늘 고마운 마음을 유준상씨에게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듀엣곡을 만들면서 유준상씨가 제일 먼저 생각났어요. 이번 노래가 사랑노래인데 10대, 20대 초반의 풋풋하고 발랄한 사랑이 아닌, 이미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조금은 나이가 있는 커플들의 사랑을 담았거든요. 사회생활에 지쳐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가꿀 시간조차 없는 남녀가 만나 그동안 삶에 지쳐 잊고 살았던 웃음과 설렘을 되찾고,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결혼까지 꿈꾸며 20년, 30년 후 닮아있을 서로를 상상하는 … 애틋하면서 설레는 그런 감성을 담은 곡이에요. 이 표현을 다 해줄 수 있는 남자 가수를 생각하니 ‘유준상’ 세 글자가 생각나더라구요. 그래서 망설임 없이 전화를 했죠!! 그리고 저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저도 알았고 유준상씨도 알았죠(웃음).”


- 듀엣을 함께 하자고 했을 때 유준상씨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그래! 같이하자! 델라야!! 였어요. 너무도 담백하고 심플한, 그래서 더욱 감동적인 대답이었죠. 유준상씨가 워낙 음악적 소질이 뛰어나서 노래만 잘 하는 게 아니고 직접 작곡한 곡들을 많이 발표했어요. 워낙 곡도 잘 쓰고 또 곡 쓰는 걸 좋아해서 유준상씨랑 저랑 ‘나중에 듀엣 앨범 내자’고 가끔 지나가는 말로 얘기하곤 했는데 유준상씨의 곡보다 제 곡이 먼저 나온 거죠(웃음). 아마 조만간 유준상씨가 쓴 자작곡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스케치만 가이드로 들었는데 이번 앨범과는 완전 다른 분위기의 딥(DEEP)한 감성이면서도 클래시컬한 곡이더라구요.”


- 싱글과 함께 뮤직비디오도 공개되었습니다. 뭐랄까 … 뮤직비디오와 메이킹 필름을 합쳐 놓은 듯한 독특한 영상이었습니다.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으면 진짜 연인으로 느껴질 정도로 두 분의 케미가 잘 어울렸습니다.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 녹음 전에 어떻게 호흡을 맞추셨는지.

“유준상씨는 국민 배우자나요. 그리고 워낙 따뜻하고 잘 배려해주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상대방을 굉장히 편안하게 해주고 잘 맞춰줘요. 악보와 가이드를 보내고 일주일 후에 전화가 왔어요. 전화를 받으니까 유준상씨가 ‘네가 있음에’를 부르더라구요. 그것도 벌써 다 외워서요. 작사가인 저에게 어떤 느낌으로 표현해주길 원하는지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마치 대본 분석하듯 곡을 분석하더라구요. 무엇보다 듀엣이다보니 남녀 음색의 합이 정말 중요한데요. 음악에서는 이 (음색의) 합이 바로 케미죠. 그 케미를 위해 음색을 계속 맞췄어요. 듀엣은 음색의 조화로움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워낙 바쁘다보니 서로 만날 수는 없었고 전화상으로 음악적 음색과 분위기를 맞췄어요. 그리고 녹음하는 날 유준상씨랑 만나 한 차로 같이 움직이면서 스튜디오 가는 길에 노래 부르며 마지막 합을 맞추고,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에서 바로 녹음을 진행했답니다.”


- 프로들은 전화로도 얼마든지 ‘케미’를 맞출 수가 있는 거군요. 상상하기 힘든 경지입니다(웃음).

“정말 ‘열정준상’이란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더라구요. 그 덕분에 정말 좋은 케미가 나왔어요. 저희 듀엣을 들으신 분들이 제일 먼저 하시는 말씀이 ‘두 사람의 음색이 너무 잘 어울린다’예요. 최고의 합을 이끌어내는 유준상씨를 보면서 ‘국민배우’라는 호칭이 괜히 있는 건 아니구나 싶더라구요.”


- 유준상씨는 처음 악보를 받아들고 뭐라고 하던가요.

“가사가 너무 좋대요. 음악도 물론 너무 좋은데 가사가 너무 마음에 와 닿는다고 몇 번을 얘기하는데 아무래도 작사가인 저로서는 기분이 좋은 칭찬이죠. ‘동양의 엔리오 모리꼬네’로 유명한 분이 계세요. 김연아의 ‘오마쥬 투 코리아’를 작곡하셨던 지평권 감독님이 프로듀서를 맡아주셨는데 녹음 때 유준상씨 노래를 들으시더니 ‘머릿속에 음악의 개념이 정확히 잡혀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프로듀서가 요구하는 소리를 바로 캐치해서 표현해낸다’고 하셨어요.”


- ‘네가 있음에’ 듀엣버전을 듣고 있으면 두 분의 평소 음색과는 어딘가 조금 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이번 곡이 성악가인 저한테는 대중적인 느낌이 짙은 노래지만 대중적인 음악을 부르는 유준상씨한테는 오히려 클래시컬한 느낌이 짙은 노래거든요. 그러다보니 서로가 평소에는 잘 쓰지 않았던 음악적 테크닉과 감성을 표현해야했어요.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작업인데 유준상씨는 오히려 너무 재밌다며, 지감독님께 혹시 더 요구하실 건 없으신지 녹음 중간중간 계속 물어보더라구요. 녹음 다 끝내고 스태프들한테 박수를 받으며 유준상씨가 녹음부스에서 나오는데 감독님은 ‘노래 너무 좋았다’고 그러고, 유준상씨는 ‘감독님께 많이 배웠다’며 정말 훈훈하게 녹음이 진행됐어요. 근데 생각해보면 이건 사실 저의 축복인 것 같아요. 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좋은 분들과 즐겁게 일하는 것! 기자님도 이제는 눈치 채셨겠지만 저는 늘 이렇게 즐겁게 일해 왔자나요. 그런데 이번 앨범 작업도 어떤 불협화음도 없이 재밌게 놀 듯 진행됐거든요.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


- 뮤지컬 작품에서 다시 유준상 배우와 공연하게 된다면 어떤 역으로 만나고 싶으신지요.

“음 … 사이좋은 오누이? 그럼 연기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바로 현실 케미가 무대로 이어질 것만 같아요(웃음).”

(인터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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