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산후조리원’ 엄지원 “‘우리의 이야기’, 공감대 多…시즌2 희망” (종합)

입력 2020-11-27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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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DA:인터뷰] ‘산후조리원’ 엄지원 “‘우리들의 이야기’, 공감대 컸다…시즌2 희망” (종합)



“바로 내 옆에, 그리고 내 삶 속에 있는 이야기지만 가까이 있기에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이야기라 친근하게 느끼신 것 같아요. ‘저거 내 이야기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좋아해주지 않으셨나 생각이 들어요. 촬영하면서 출산이나 육아에 경험이 없으신 분들도 공감해주실지 걱정이 됐지만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어요. 감사하게도 많이 사랑해주셔서 기뻤어요.”

배우 엄지원이 ‘산후조리원’으로 새로운 인생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엄지원은 24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 성공한 커리어우먼이 출산을 해 산후조리원에 들어가 육아와 더불어 생각지도 못한 암투를 벌이고 부모로서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을 나누는 오현진 역을 맡으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최고시청률 4.2%로 평이한 성적이었지만 맘카페 등에선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했다.

엄지원은 ‘산후조리원’의 화제성에 대해 “이렇게 뜨거운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동시대에 살고 있는 평범한 한 여자의 성장 이야기라는 관점에서 내가 느꼈던 것을 이야기할 수 있어 기뻤다.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 애틋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라며 “작품을 끝내면 ‘잘 끝냈다’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도 있지만 이번 작품은 ‘우리도 다시 모일 수 있을까?’라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임신’, ‘출산’, 그리고 ‘육아’ 등의 소재는 드라마에서 종종 있었지만 ‘산후조리원’이라는 소재로 출산한 엄마들의 다양한 이야기, 모성애, 그리고 몰랐던 남편들의 애환까지,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내용을 코믹과 감동 코드로 버무린 작품은 처음이다. 엄지원 역시 “시의성을 가지며 코미디 요소를 담고 있는 작품들을 하고 싶던 와중 ‘산후조리원’ 같은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나게 됐다”라며 작품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말했다.

“산후조리원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한정된 사람들이 드라마틱한 감정을 겪어내는 것이 마음에 들었어요. 출산을 통해 한 순간에 최연소 상무에서 최고령 산모로 사회적 위치가 확 대변되는 설정도 좋았고요. 특히 1부에서 저승사자가 나오는 장면을 읽고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졌어요. 아이를 낳다 생사의 경계에 놓이지만 불굴의 의지로 돌아오는 모습이 ‘엄마’라는 캐릭터를 잘 보여주고 있잖아요. 그 장면이 제겐 이 작품을 선택하게 한 계기였어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장르상 정극과 코미디를 넘나드는 연기가 필요했다. 그럼에도 엄지원은 ‘우리의 이야기로 만들자’는 마음이 강했다. 그는 “캐릭터 ‘오현진’을 실감나게 표현을 하기 위해 집, 회사, 조리원에서 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며 “무엇보다 공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내가 가진 감정을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오현진은 곧 나라고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 실제 제 모습과 가장 비슷할 거예요. 그 만큼 공감이 많이 갔고 내 안에 있는 오현진 같은 모습들을 최대한 많이 끌어내서 보여주려고 했어요. 특히 일과 육아에 있어서 갈등하는 현진의 모습 같은 경우에는 실제 저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첫 회부터 만삭 산모를 연기해야 했던 엄지원은 가장 공을 들인 촬영이 출산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했던 연기들은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힘든 캐릭터가 많았지만 ‘산후조리원’의 현진 같은 경우는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 겪는 경험과 과정을 연기하는 것이어서 보시는 분들이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연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드라마를 위해 4kg을 증량하기도 했던 엄지원은 “나에게 증량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놀랐다”라며 “산모 같아 보이기 위해 어느 정도 살을 찌우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보는 사람들이 ‘진짜구나’ 라고 느끼기 위한 약간의 노력이었다. 많은 분들이 리얼하다고 해 주셔서 만족스러웠다. 영화 촬영 등 스케줄을 소화하며 살은 자연스럽게 빠졌다”라고 말했다.

기혼이긴 하지만 출산 경험은 없는 엄지원은 지인들의 경험담 그리고 다큐멘터리 등을 참고하며 연기를 준비를 했다. 그는 “실제 대본에 ‘현진이 불편해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인다’라는 지문이 있었다. 지문 그대로 불편한 듯 연기할 수 있었지만, 경험을 해본 지인들에게 어디가 불편한지, 어디가 아픈 건지 구체적으로 물어봤다”라며 “자문을 구했던 게 현장에서 연기할 때 도움이 됐다. 출산 장면 같은 경우 적나라하게 나오진 않지만 다큐멘터리를 참고하기도 했다. 가장 우려했던 임신, 출산을 경험하신 시청자분들이 공감해 주셔서 마음이 놓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산후조리원’의 인기비결이라 한다면 배우들 간의 연기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엄지원은 드라마에서 남편 역할인 배우 윤박을 비롯해 산후조리원 동기였던 박하선, 최리, 임화영, 그리고 산후조리원 원장인 장혜진 등 많은 배우들과 완벽한 연기호흡을 자랑하며 현실적이고 코믹스러운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엄지원은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장혜진 선배 같은 경우 털털하고 개구쟁이 같은 면이 있었고 박하선은 육아 경험이 있어 촬영 중 배우들에게 ‘잘한다’, ‘예쁘다’ 등 기분 좋은 칭찬을 잘 하더라”며 “최리는 너무 사랑스럽고 순수하고 재능이 있는 친구더라. 임화영은 내공이 있어 보였고 좋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를 정말 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늘 촬영장에 가면 여자 친구들끼리 수다 떠는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촬영을 하기 전 출산과 육아 경험이 있는 배우들과 그렇지 않은 배우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은 지금의 나의 이야기, 내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를 하자라는 결론을 내고 촬영에 임했다. 대화를 통해 방향을 찾아가고 고민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남편 ‘김도윤’역의 윤박과의 부부 연기에 대해 엄지원은 “8부작으로 비교적 짧은 작품이다 보니까 처음에 알콩달콩한 부부연기가 낯간지럽기도 했지만, 윤박이 워낙 코미디를 잘하고 욕심이 많아서 애드리브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박 자체가 도윤이 같은 순수한 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더 좋은 연기 호흡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엄지원은 극 중에서 자신의 아들 ‘딱풀이’로 나온 아기 김선 군과의 촬영에 대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딱풀이’는 표정 연기와 리액션은 물론, 상을 줘도 될 만큼 연기 실력을 보여줬다”라며 “실제 조리원에 있는 아이들은 목도 못 가누고 출연한 아이보다 작아야 했는데 그런 갓난아이는 현장에 올 수 없기 때문에 ‘딱풀이’가 진짜 갓난아기처럼 보여야 해 촬영팀이 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딱풀이’ 역을 맡은 김선 군은 웃고 울고, 심지어 옹알이를 하는 모습을 보여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이 다 같이 ‘엄마 미소’를 짓게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엄지원은 “촬영 중간부터 딱풀이가 옹알이를 시작하더니 설정에 맞는 옹알이를 해줘서 현장에서 재미있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산후조리원’을 촬영하며 엄지원은 ‘내가 엄마가 된다면’이라는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엄마가 된다면 처음이지만 (드라마 덕분에)생소하게 느껴지지 않고 경험했던 사람처럼 느껴질 것 같다. 육체적인 고통을 제외한 감정적인 면을 제외한다면, 진짜 출산이 마치 두 번째 출산처럼 덜 낯설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진짜 엄마가 된다면 현진이와 같은 엄마가 될 것 같아요. 워킹맘이 되겠죠.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들에게 장혜진(최혜숙 역) 선배의 대사처럼 ‘좋은 엄마가 완벽한 게 아니다. 이기적인 게 아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말이 공감이 가요. 또 모든 엄마들에게 해주고 싶고요. 내가 행복해야 아이에게 행복한 에너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본인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8부작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해버린 탓에 시청자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기도 했다. “이렇게 재미있는데 벌써 끝나는 거냐”라는 글도 많다. 엄지원 역시 “지루하게 진행되지 않아 좋은 점도 있지만 16부가 일반적이다 보니 8부가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10부작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산후조리원’ 시즌2를 바라는 이들이 많다는 질문에 엄지원은 “시즌2가 제작된다면 어떤 소재이던 경험한 사람들만 공감하는 이야기가 아닌 모두가 공감할 만한 코드를 찾아내는 것이 숙제인 것 같다. 행운이 주어진다면 시즌 2를 통해 시청자분들을 다시 한 번 싶다는 바람이 있다”라고 하며 시청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공감하고 또 좋아해 주셔서 그 자체로 행복합니다. 시청자분들이 저희 작품을 떠올렸을 때 ‘이런 소재의 재밌는 드라마가 있었지’라고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다가오는 연말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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