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 ‘맛있는 녀석들’ PD “‘뚱 시리즈’ 계속…백종원과 컬래버 희망” (인터뷰)

입력 2020-12-2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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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변두리 케이블 예능’의 역습은 무섭고 강력하다. 무려 5년째 ‘먹방’(음식을 먹는 방송을 지칭) 지존 자리를 꿰차며 방송가를 호령한다. 2018년 ‘케이블방송대상’에서 예능 부문 대상까지 차지한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이야기다.


2015년 1월 첫선을 보인 ‘맛있는 녀석들’은 ‘맛 좀 아는 녀석들’의 친절한 고급 먹방을 지향한다. 먹는데 일가견 있는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이 주축으로 ‘이렇게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시작부터 끝까지 먹는데 초집중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한 입만’이라는 전무후무한 벌칙을 만들어내며 ‘공전의 히트’한 콘텐츠다. 그리고 그 성공에는 ‘뚱4’와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이영식 PD가 존재한다.

“처음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어요. 코미디 프로그램도 아닌데 개그맨들을 모아 왜 프로그램을 하냐는 소리도 들었죠. 코미디 프로그램도 아니고, ‘뚱뚱함’을 악용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고요. 초반 내부 반응은 회의적이었어요. 이런 부정적인 시선을 깨준 것이 네 멤버예요. 미팅을 하면서 각자만의 ‘먹는 철학’을 보여주는데, 우리 프로그램과 잘 맞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김준현과 문세윤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게 중요한 친구들이에요. 그러면서 돈을 벌 수 있다면 금상첨화죠. 슈퍼집 딸 김민경과 멤버 중 유일하게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유민상 역시 자신만의 캐릭터와 ‘먹철학’이 분명해요. 이들을 하나로 모으니 뭔가 든든하고 보여줄게 많겠다 싶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초반부터 캐릭터가 잘 잡혀 입소문을 탔어요. 그게 지금까지 ‘맛있는 녀석들’이 이어지는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모두 네 멤버 덕분이죠.”

이영식 PD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먹방’을 보여주는 네 멤버 그 자체가 자신들의 무기라고 이야기한다. 때문에 프로그램 영속에 대해서는 ‘일단 GO’를 외친다. “‘맛있는 녀석들’이 언제 끝날지 저도 궁금해요. 일단 네 멤버가 먹을 수 있는 한 계속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변화는 주고 있어요. 음식과 먹는 모습에 치중한 초반과 달리 최근에는 버라이어티 예능으로 변화를 주려고 해요. 꼭 식당이 아니라도 네 멤버가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을 살려 시청자들에게 ‘맛있는 웃음’을 전하고 싶어요. 어떤 목표를 정하지 않았지만, 굳이 하나를 언급한다면 ‘오래도록 재미있게 시청자와 만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오래 시청자와 만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 중인 이영식 PD는 올해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약칭 운동뚱), ‘JOB룡 이십끼’,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댄스뚱’(약칭 댄스뚱)을 차례로 선보여 잭팟을 터트렸다. 그중에서도 ‘운동뚱’은 김민경을 일약 인기 예능인 반열에 올려놓으며 웹예능을 인기를 견인했다. 이를 두고 ‘뚱니버스’(뚱+유니버스)라는 말까지 나온다.

“‘시켜서 한다!’ 시리즈는 멤버들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출발했어요. 맛있게 먹는 것도 좋지만 건강이 최우선이잖아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어요. 이렇게 좋은 반응이 쏟아질 거로 생각 못했어요. 너무 감사해요. 이런 반응을 이어받아 시리즈를 이어갈 생각입니다. 잠시 중단된 ‘JOB룡 이십끼’는 재개할 예정이다. 김준현 개별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아마 ‘무술뚱’(가칭)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각 캐릭터를 하나로 엮은 콘텐츠도 향후에는 제작할 예정이다. ‘맛있는 녀석들’이 ‘본캐’라는 개별 콘텐츠 속 캐릭터는 ‘부캐’로서 이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꾸려갈 예정이다. 재미있겠죠? (웃음)”

콘텐츠가 벌써 상상 그 이상이다. 범상치 않은 세계관을 써 내려가겠다는 각오다. 올해 초 MBC ‘놀면 뭐하니?’와 이색적인 컬래버레이션을 성사시킨 이영석 PD는 새로운 만남도 희망한다. 바로 백종원을 향한 러브콜이다.

“‘뚱4’(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와 백종원 대표가 함께하는 모습을 담고 싶어요. 단순히 음식점을 찾아가 먹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음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싶어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컬래버레이션도 좋습니다. ‘뚱4’만큼 음식 맛에 대한 직언을 쏟아내는 캐릭터도 드물 것입니다. 분명 가게 운영이 쉽지 않은 이유를 명확하게 집어내지 않을까 싶어요. 프로그램 컬래버레이션에 대한 의지와 고민은 많습니다. 많은 예능에서도 연락 부탁합니다.”

이영식 PD는 ‘예능 컬래버 러브콜’을 통해 네 멤버 돌직구를 단언한다. 하지만 ‘맛있는 녀석들’ 속에서 네 멤버는 맛있게 먹기 바쁘다. 과연 이들이 맛없는 음식에 대한 혹평을 쏟아낼 수 있을까. 이영식 PD는 멤버들 반응을 보면 안다고 ‘맛집 TIP’을 전한다. “‘뚱4’라고 모든 음식이 제 입에 맞는 것은 아닙니다. 간혹 기대 이하인 곳도 존재해요. 이젠 시청자들도 다 알아요. 이 집이 맛집인지 섭외가 되어 촬영을 진행한 곳인지를. 멤버들 반응을 보세요. 진짜 맛있으면 말 수가 확연하게 줄어들어요. 말할 시간이 없어요. 많이 먹어야 하거든요. (웃음) 맛이 없으면 어떻게든 맛 표현을 하느라 애써요. 그게 ‘뚱4’ 맛집과 비(非) 맛집의 차이입니다.”


음식점을 찾아가는 프로그램 특성상 ‘맛있는 녀석들’도 올해 제작 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VID-19) 관련 대응 지침이 달라질 때마다 음식점 섭외도 어려워졌다. “여름 전까지만 해도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우리 나름대로 방역에 힘썼고요. 그런데 8월께 방송가 전체가 줄줄이 제작, 편성 취소를 이어가니 우리도 휴방해야 하나 싶었어요. 한 번도 쉰 적이 없는데, 이렇게 쉬는 게 억울했어요. 그래서 기획한 것이 ‘놀면 뭐 먹지?’ 특집이에요. 걱정 많았는데 멤버들 잘해줬어요. 걱정까지 하며 정말 열심히 찍더라고요. 아이디어로 코로나19 시국을 버티고 있어요. 빨리 이 상황이 종료됐으면 해요.”

제작비는 늘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광고(PPL 등)는 줄었다. 이에 돌파구를 지자체 홍보에서 찾은 이영식 PD는 “지방 소도시와 콘텐츠 컬래버를 통해 위기를 타개하는 중이다. 다행히 지자체들과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각 도시 좋은 먹거리를 알리고 우리가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맛있는 녀석들’ 5주년과 300회를 조용히 보낸 이영식 PD는 새해(2021년) 계획으로 거창함보다는 건강을 이야기했다.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그의 깊은 생각이다. “아무래도 새해에는 모두가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어떤 특집을 준비한다기보다 ‘뚱4’ 모두 건강하고 우리 제작진 모두 건강하게 오래 프로그램과 함께했으면 해요. 물론 시청자들도 건강하게 우리 프로그램을 지켜봐 주셔야 하고요. 다들 건강하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맛있는 음식 함께 나눠 먹으면 즐거웠던 이전으로 돌아가길 희망합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코미디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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