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경소’ 이홍내 “조병규 정말 고마운 친구”

입력 2021-02-03 1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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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내가 말한 ‘경이로운 소문’과 지청신
“지청신, 악행은 나쁘지만 순수한 사람”
이홍내 “조병규, 내게 정말 고마운 친구”
‘경이로운 발견’이다. 지난달 24일 종영된 OCN 토일 오리지널 ‘경이로운 소문’에서 지청신 캐릭터를 연기한 이홍내에 관한 이야기다.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숫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통쾌하고 땀내 나는 악귀 타파 히어로물이다. 이홍내는 절대 악귀 지청신 역을 맡아 소름 돋는 열연을 펼쳤다. 오죽하면 작품 수혜자로 언급될 정도다. 배우 이름은 물로 캐릭터 이름까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경이로운 소문’ 시작과 끝을 함께 해주신 시청자들에게 감사해요. 작품이 잘 될 거로 확신했지만, 이토록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어요. 매 순간 후회 없이 다 쏟아내서 시원해요.”

작품을 향한 큰 사랑에 이홍내는 놀랍고 얼떨떨하다. 시청자들 관심이 주연 배우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향해서다. 그렇기에 ‘인생 캐릭터’가 된 지청신에 대한 이홍내 애정은 남다르다.

“많은 분이 악귀 지청신을 욕하시겠지만, 제가 바라보는 지청신은 순수한 사람입니다. 자신이 아버지라 생각하는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와 사랑을 지녔죠. 죄책감 없이 사람을 무참히 난도질하지만, 이는 사회 경험이 없는 정상 범주의 인간관계를 맺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청신을 볼 때면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요. 보육원에서의 학대를 평생 기억으로 살아가는 지청신만을 바라보면 마음이 아파요. 물론 그가 행한 악행은 범죄이고 처벌받아야 할 나쁜 행동이지만요.”


지청신이라는 인물 서사가 복잡한 만큼 캐릭터 연기는 분명 쉽지 않다. 이홍내도 이를 잘 알기에 캐릭터보다 입체적으로 보여주려고 애썼다.

“지청신이라는 인물은 아픈 상처 속에 잔혹함도 지녔어요. 선악이 공존하죠. 어린 아이같은 순수함과 잔혹한 살인마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어요. 그렇기에 이를 얼마나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어요. 늘 연기할 때 웹툰이 원작인 작품을 연기할 때가 어렵듯, 이번에도 그랬어요. 원작 웹툰 캐릭터 색깔을 가져가면서도 실사에 맞게 보다 입체적으로 그려야 한다는 부담이 컸어요. 그렇다고 캐릭터 구현을 위해 다른 캐릭터를 모방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여러 빌런(악역)을 보면서 저만의 지청신을 만드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공교롭게도 이홍내는 줄곧 악역을 맡아 연기했다. 그렇기에 ‘악연 전문’이라는 타이틀이 절로 따라붙었다. “악역을 많이 연기했지만, 각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전현 다른 인물들입니다. 특별히 악역이나 선역을 구분해서 연기한 적은 없고요. 선택받고 좋은 작품에서 좋은 캐릭터를 만나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감사해요. 다음에도 좋은 작품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면, 악역도 좋습니다. 악역이라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악역이지만, 주연 배우들과 호흡이 잦았던 이홍내는 조병규를 고마운 사람으로 꼽았다.


“초반에는 유준상 선배에게 다가가지도 못했어요. 어쩌면 의식적으로 다가가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야만 카운터와 대립하는 장면을 실감 나게 연기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촬영이 진행되면서 선배들과 자연스럽게 교류가 생겼고, 제 불안한 마음을 많이 잡아주셨어요. 제가 연기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힘을 주셨어요. 그런 현장 응원 덕분에 좋은 장면이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이 작품에서 조병규는 제게 은인이에요. 제가 지청신 캐릭터를 맡을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줬어요. 촬영이 끝난 후에도 집에 가지 않고 현장에 남아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고민도 같이했고요. 제게는 정말 고마운 사람입니다.”
연기는 체력 싸움이라는데, 이홍내는 건강한 몸을 지닌 배우다. 매일 기초 체력을 위해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전에는 주짓수, 수영을 하면서 기초적인 체력을 다졌어요. 최근에는 매일 3~5km씩 조깅해요. 이전 작품에서도 액션 장면이 많아 꾸준히 단련하게 됐던 것 같아요. 짧은 머리요? 제 의지라기 보다 작품 속 캐릭터 때문에 머리를 자를 수밖에 없었어요. 한 작품 끝나고 다음 작품을 들어가기 전까지 항상 머리를 기르고 있어요. 주어진 역할에 맞게 스타일을 맞춰야 하는 것 같아요.”

그동안 줄곧 액션 연기를 보여줬던 이홍내는 멜로 연기에 대한 욕심도 크다. “멜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실제로는 다정하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김다미 배우 인연으로 TV 광고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보면 알겠지만 로맨틱한 연기도 가능합니다. (웃음) 카운터 중에 어떤 캐릭터를 맡아 보고 싶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요. 그때마다 염혜란 선배가 맡은 ‘추 여사’라고 답해요. 누군가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사람이 좋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경이로운 소문’을 만난 2020년은 이홍내에게 특별한 한해다. 그렇기에 2021년은 더 특별한 한해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20년은 당연히 기억에 많이 남아요. 다만, 항상 같은 마음으로 달려왔고, 항상 같은 마음과 에너지이기에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어요. 단역이든, 신체 일부만 등장하는 작품이든 제겐 모두 소중해요. 올해도 그 소중함을 이어가고 싶어요. 올해에는 ‘뜨거운 피’, ‘카운트’, ‘메이드 인 루프탑’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다음 작품에 대한 고민도 많아요.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앞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많은 사랑 부탁합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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