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오성 “악역은 내 인생…험상궂은 외모 덕 봤죠” [인터뷰]

입력 2021-10-2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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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오성. 사진제공|MBC

데뷔 30주년 앞둔 배우 유오성을 만나다

내달 개봉하는 ‘강릉’서도 조폭역
“살벌한 눈빛 연기 인정받아 기뻐”
20년째 일주일에 4일은 몸만들기
“후배들이 ‘몸 좋다’고 부러워해요“
검은 교복을 입고 좁은 골목을 질주하던 철부지 소년이 20년 뒤 뭇 남성의 ‘우상’이 됐다. 배우 유오성(55). 2001년 영화 ‘친구’에서 드러낸 강렬한 카리스마를 20년 만에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원 없이 풀어내고 있다. 23일 종영한 MBC ‘검은태양’과 11월10일 개봉하는 주연영화 ‘강릉’을 통해서다.

이미 ‘검은태양’으로 열기를 달아 올렸다. 극중 국가정보원 요원 남궁민과 대적하는 테러리스트 백모사를 연기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형성한 유오성은 시청률을 8.8%(닐슨코리아)까지 끌어올렸다. 26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센터에서 만난 그는 “인생의 ‘3쿼터’를 기분 좋게 시작한 셈”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20년간 몸 관리, 후배들도 부러워 해”
유오성은 “50대를 막 알아가는 지난해에서야 인생의 ‘3막’이 시작됐다고 생각했다”면서 “3막을 촬영현장에서 보낼 수 있다는 것도 행운”이라고 말했다.

“언제 어떤 작품에 불려갈지 모르는, 이른바 ‘비정규직’이니 늘 준비하자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2002년 권투 영화 ‘챔피언’ 이후로 매주 4일 이상 체육관에서 몸을 풀어왔죠. 꼬박 20년을 그래왔어요. 악기를 연주하는 직업처럼 관리는 필수예요. 덕분에 현장에서 후배들로부터 ‘몸 정말 좋다’는 부러움을 받아 뿌듯합니다.”

KBS 2TV ‘장사의 신-객주 2015’, ‘너도 인간이니’ 등을 통해 선보인 악역을 다시 소화한 것도 “다소 험상궂은 외모 덕분”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악역은 ‘가성비’가 좋아요. 주인공이 다 싸워주고, 딱 ‘눈빛’만 쏘면 되거든요. 하하하! 그래도 한편으로는 내 역량을 인정받는구나 싶어요. ‘검은태양’에서는 조직원도 별로 없어서 정말 외로웠어요. (남궁)민이와도 몇 장면 못 찍었고요. 때때로 조직원으로 등장하는 단역 연기자들에게 ‘우리 (극중)죽기 전에 밥이나 먹자’면서 밥을 사주기도 했죠.”

“데뷔 30주년 코앞, 느낌이 좋아”
드라마를 끝내자마자 곧 개봉하는 영화 ‘강릉’으로는 장혁과 함께 조직폭력배의 이야기를 그린다. 누아르 장르로 본격 회귀하는 셈이다. ‘친구’를 떠올리게 한다는 말에 “인생 3막의 첫 영화로서 의미가 크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1992년 연극 ‘핏줄’로 데뷔해 내년 연기생활 30주년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감회가 새롭죠. 사실 ‘친구’ 속 준석이는 딱 한 번 싸워요. ‘강릉’에서는요? 딱 두 번 싸우죠. 하하! 그래도 강렬함은 아마 ‘친구’ 못지않을 거예요. 그동안 얻은 경험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맺지 않을까 해요. 제 인생 3막, 잘 될 것 같아요.”

인터뷰 막바지, 그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자마자 “어, 아들!”이라고 답하는 목소리가 다정다감하다. 작품 속 카리스마와는 딴판이다. 30여 년을 활동해왔지만, 여전히 ‘반전’은 끝나지 않은 듯하다.

“올해 21살 된 큰아들에게 늘 ‘내 30년 후배’라고 말해요. 아들이기 전에 친구 같죠. 아들에게도, 후배들에게도 늘 해주는 말이 있어요. 상대와 비교하지 말 것.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나 몫이 작아 보여도 우리는 늘 나만의 ‘주인공’이랍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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