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는 전자식 콰트로 시스템, 408마력 출력, 우월한 주행감성과 고급스러운 실내까지 두루 갖춘 전기 SUV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사진제공 |아우디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는 전자식 콰트로 시스템, 408마력 출력, 우월한 주행감성과 고급스러운 실내까지 두루 갖춘 전기 SUV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사진제공 |아우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숫자 경쟁을 넘어 품질과 브랜드 철학의 대결로 진입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는 단순한 전기 SUV를 넘어, 아우디가 쌓아온 기술적 유산과 프리미엄 감성을 전동화 시대에 재해석한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전기차에서도 아우디다움이 유지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은 주행을 시작하는 순간 의미 없는 질문이었음을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콰트로 시스템 여전히 강력하다
아우디를 상징하는 콰트로 시스템은 전기 SUV에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는 전륜과 후륜에 각각 탑재된 전기 모터가 순간적으로 408마력의 출력을 뿜어내며, 최대 67.71kg.m의 토크를 통해 도로 상황에 따라 정밀한 구동력을 배분한다. 여기에 전자식 콰트로 시스템이 구현하는 사륜 구동의 안정성은 미끄러운 노면이나 급격한 방향 전환 시 더욱 돋보인다. 노면 변화가 잦은 곡선 도로, 젖은 노면, 급제동 시에도 분명하게 느껴지는 안정감은 ‘역시 콰트로’라는 감탄을 불러낸다.

이 차의 또 다른 강점은 새롭게 설계된 후륜 비동기 모터 시스템에 있다. 자기장 발생을 위한 코일 수를 12개에서 14개로 늘려 필요할 때 더 강력한 힘을, 필요하지 않을 때는 더욱 효율적인 주행을 가능케 한다. 고속 구간에서도 흔들림 없는 차체 움직임은 믿음을 주고, 도심 주행에서는 세단처럼 조용하고 매끄럽다.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사진제공 |아우디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사진제공 |아우디

●우월한 승차감은 그대로
주행을 시작하면 곧바로 느껴지는 건 아우디 특유의 우아한 승차감이다.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노면 상황에 따라 차체 높이를 최대 76mm 범위 내에서 자동 조절한다. 노면 상황과 관계없는 안락함을 누릴 수 있는 이유다. 동시에 전자식 주행안정장치(ESC)와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시스템이 차량의 방향성과 반응성을 정교하게 제어해 운전의 맛까지 살려준다.

정숙성과 브레이크 감각 또한 탁월하다. 아우디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전기 유압식 통합 브레이크 시스템은 회생제동과 기계식 제동의 경계를 지운다. 페달을 밟는 감각은 자연스럽고 제동력은 일정하다. 회생제동 강도 조절을 통해 도심에서는 원 페달 드라이빙도 가능하며, 고속 주행 후 급제동에서도 차체 흔들림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 모든 구성은 ‘정숙하지만 단단한 SUV’라는 아우디 전기차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낸다. 사운드가 사라진 자리를 충실한 승차감과 안정성이 채우는 셈이다.

●미래를 가져온 듯한 디자인
차체 디자인은 그 자체로 미래지향적이다. 전면에는 2D 아우디 엠블럼과 싱글프레임 마스크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에어 커튼과 셀프실링 셔터가 적용된 그릴은 공력 효율을 극대화한다. 실내는 나파 가죽 트림, 듀얼 햅틱 디스플레이, 705W 출력을 자랑하는 뱅앤올룹슨 3D 오디오 시스템으로 완성된다. 특히 ‘움직이는 라운지’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정숙하고 고급스럽다.

114kWh의 대용량 배터리는 복합 기준 351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DC 급속 충전은 최대 170kW까지 지원된다. 실제 테스트에서 80% 충전까지 약 30분이 소요됐으며, 도심에서의 회생제동을 적극 활용하면 370km 이상도 무난하다.

아우디는 이 차에 5년 충전 크레딧(100만 원 상당)을 제공하며, 배터리 보증도 8년 또는 16만km까지 제공한다. ‘걱정 없이 탈 수 있는 프리미엄 EV’를 향한 브랜드의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전동화 시대의 SUV는 이제 단순한 탈 것 그 이상을 요구받는다. 기술력, 주행 질감, 브랜드 철학이 모두 조화를 이뤄야 한다. 아우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는 단순히 고성능 전기 SUV가 아니다. 아우디라는 브랜드가 오랜 시간 다져온 주행 철학과 정숙성, 안정감, 기술력이 전기차 시대에도 유효하다는 것을 명확히 증명하는 모델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