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임윤찬이 직접 고른 슈베르트와 스크랴빈, 그래서 이번 리사이틀은 더 궁금하고 더 기다려지는 무대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5월 전국 5개 도시, 6개 클래식 전용홀에서 2년 만의 리사이틀 전국 투어를 연다.
이번 투어는 그 의미부터 남다르다. 프로그램 선정은 물론이고 공연장, 투어 일정과 간격까지 임윤찬이 직접 구상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금의 임윤찬이 가장 하고 싶은 음악, 가장 들려주고 싶은 방식으로 완성한 리사이틀인 것이다.

공연은 5월 6일 롯데콘서트홀, 5월 8일 대구콘서트하우스, 5월 9일 부산콘서트홀, 5월 10일 통영국제음악당, 5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5월 13일 아트센터 인천에서 이어진다. 공연장 역시 국내 최고 수준의 클래식 전용홀로만 채웠다. 최상의 소리와 음악 그 자체를 가장 앞에 두는 임윤찬의 기준이 투어 전체에 고스란히 담긴 구성이다.

프로그램도 팬들의 기대를 키운다. 임윤찬은 이번 리사이틀에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제17번 ‘가슈타이너’와 스크랴빈 소나타 2번, 3번, 4번을 연주한다. 특히 슈베르트는 임윤찬의 국내 리사이틀 투어에서 처음 만나는 작곡가다. 여기에 스크랴빈은 오래전부터 각별한 애정을 보여온 작곡가라는 점에서 이번 선택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임윤찬은 “시간을 견디며 오래 기억에 남을 작업을 하고 싶었다”며 “오랜 시간 사랑해 왔고 동시에 외면하고 싶지 않았던 슈베르트와 스크랴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팬들 입장에서는 지금의 임윤찬이 어떤 고민 끝에 어떤 음악을 무대에 올리려 하는지, 그 생각의 방향을 가장 가까이서 확인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슈베르트와 스크랴빈을 함께 묶은 이유도 인상적이다. 슈베르트는 고전에서 낭만으로 건너가던 시기에 자신만의 음악을 써 내려간 작곡가이고, 스크랴빈은 후기 낭만에서 20세기 음악으로 향하던 문 앞에서 독자적인 화성 세계를 만들어낸 작곡가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둘 다 변화의 시기에 자기 언어를 밀고 나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임윤찬은 바로 그 두 사람의 작품을 한 무대에 올리며 시대의 전환기에서 태어난 음악의 힘을 들려줄 예정이다.

팬들에게 특히 반가운 대목도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2라운드에서 연주돼 큰 반향을 일으켰던 스크랴빈 피아노 소나타 2번이 포함됐다. 임윤찬의 이름을 세계 무대에 강하게 새긴 작품을 4년 만에 다시 국내 리사이틀 투어에서 듣게 되는 것이다. 같은 곡이지만 그 사이 쌓인 시간과 경험이 더해진 만큼, 이번 무대는 많은 이들에게 더욱 뜻깊게 다가올 전망이다.

임윤찬은 2022년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후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꾸준히 받아왔다. 2024년 발매한 ‘쇼팽: 에튀드’로 ‘그라모폰 뮤직 어워즈 2024’에서 ‘올해의 음반’, ‘기악 부문상’, ‘올해의 젊은 음악가’를 기록했고, 2025년 발매한 ‘차이콥스키: 사계’도 호평을 받았다. 2월 6일 발매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세계 주요 매체와 평단의 찬사를 받은 데 이어 국내 기준 더블 플래티넘도 달성했다. 2026/2027시즌에는 카네기홀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4회를 앞두고 있다.

이번 국내 투어 프로그램은 2026년 상반기 임윤찬의 전 세계 투어에서도 같은 구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그래서 이번 무대는 전국 투어이면서, 동시에 지금의 임윤찬이 세계에 내놓는 음악적 답안지를 가장 먼저 만나는 자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팬들이 왜 이 무대를 놓치면 안 되는지, 이유는 충분하다. 임윤찬이 직접 고른 음악, 직접 고른 홀, 그리고 지금의 자신을 가장 잘 비춰주는 작품들이다. 말 그대로 가장 ‘임윤찬다운’ 리사이틀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