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6’ 대패에도·실수 연발에도, 그저 행복한 중국 선수들

입력 2019-11-19 16:1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기장군이 주최하고 (주)오투에스앤엠과 부산광역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동아가 주관하는 ‘2019 기장 국제야구 대축제‘가 19일 부산시 기장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렸다. 중국 청도 웨일샤크 야구단이 야로중과 친선 경기를 갖고 있다. 기장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부산시 기장군이 주최하고 스포츠동아·㈜오투에스앤엠·부산광역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2019 기장국제야구대축제’ 2일째 일정이 진행된 19일 기장군의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 제2보조구장.

그라운드에 다소 생소한 유니폼을 입은 앳된 얼굴들이 보였다. 중국 청도시에 있는 웨일샤크 야구단 소속 중학생 선수들이었다. 13명으로 구성된 웨일샤크는 경남 합천 야로중과 친선경기를 가졌다.

결과부터 말하면 웨일샤크의 0-26 대패. 6회까지 안타 없이 볼넷 2개를 얻어낸 게 전부였을 정도로 빈공에 시달렸고, 수비에선 실수를 연발했다. 포수가 투수에게 돌려주는 공은 2루수와 유격수를 향하기 일쑤였고, 상대의 평범한 뜬공은 안타로 둔갑했다. 땅볼에 이은 1루 송구조차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파울라인을 벗어나는 공에 미리 손을 대는 바람에 안타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야로중 선수들의 가족도 웨일샤크 선수들이 스트라이크와 아웃카운트를 잡아낼 때마다 박수를 보냈을 정도다. 감독이 연신 목청 높여 선수들을 격려하고, 세 차례 투수교체로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야로중 을 상대로 안타 하나를 뽑아내기도 버거웠다.

그러나 그 누구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다. 18일 오후 기장에 도착해 바로 다음날 경기를 치르는 다소 빡빡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뛸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했다. 타구와 투구 하나하나에 모든 열정을 실었다. 야로중 선수들도 진지하게 임했다. 다소 느슨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코치진이 오히려 “플레이 하나하나 제대로 하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야로중 장인욱 감독은 “상대가 누구든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면 우리도 그렇게 하는 게 도리”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 나선 중국 팀의 경기는 어렵게 기장을 찾은 선수들이 마음껏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도록 콜드게임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청도를 비롯해 베이징과 텐진에서도 선수들을 파견했다. 첫 주자였던 웨일샤크가 별다른 힘조차 써보지 못하고 완패했지만, 경기 후에도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자오레이 단장은 “선수들이 정말 즐겁게 야구하고 있다. 기장의 멋진 야구장에서 뛸 수 있어서 기쁘다”며 팀의 엠블럼을 건네기도 했다. 단체사진을 찍을 때는 중학부 13명에 리틀야구팀 소속 17명 등 30명이 한데 모여 멋진 그림을 연출했는데,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야구 자체를 즐기는 학생들의 미소가 어우러져 보는 이들까지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같은 장소에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던 부산 센텀중 선수들도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실어줬다.

기장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