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습관” 손혁 감독이 보는 김광현의 팔 만지기

입력 2020-02-24 14: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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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손혁 감독(가운데). 사진제공 | 키움 히어로즈

“긴장 좀 했나? 아무리 그래도 조금 했겠죠?”

대만 가오슝에서 스프링캠프를 지도하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47)은 지구 반대편에서도 애제자의 이야기가 나오자 웃음꽃을 피웠다. 누구보다 지금의 고생을 잘 알기에 그 제자의 ‘도전’을 묵묵히 응원했다. 바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32)의 얘기다.

손 감독은 김광현이 SK 와이번스 ‘에이스’로 활약할 때 투수코치로 재직했다. 부상으로 재활에 힘쓸 때부터 한국시리즈 우승과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한 스승과 제자다.
손 감독은 국내 지도자 중에서도 미국 야구 경험이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2004년 은퇴 뒤 미국에서 투수 인스트럭터 교육을 받았고, 2007년에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 트리플A팀인 노폭 타이즈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꿈꿨던 김광현은 늘 손 감독에게 조언을 구했다. 지금의 등번호인 ‘33’도 김광현이 직접 손 감독에게 물어 선택한 번호다.

제자가 스승을 따르는 만큼 스승도 제자의 투구를 빠짐없이 챙긴다. 손 감독은 24일, “긴장은 조금 하지 않았을까”라며 “그래도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하루 전 김광현의 시범경기 첫 실전투구 영상을 본 소감이었다. 김광현은 뉴욕 메츠를 상대로 1이닝 무실점 2삼진을 기록했다.
그는 “(김)광현이는 역시 슬라이더다. 당장 구종을 추가하기보다 자신의 확실한 강점을 더 강하게 활용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몸 상태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김광현은 투구 중 가끔씩 자신의 팔을 만지는 동작을 한다. 부상 전력이 있는 탓에 일부 팬들은 우려의 시선을 가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손 감독은 “투수들마다 가지고 있는 습관”이라고 전했다. 손 감독은 “투수는 심리적으로 투구 전 자기만의 습관을 가지면 안정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희한하게도 무엇이든 자기 것을 하면 팔에 힘이 걸리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습관 탓에 여전히 팔을 만지고 있지만, 낯선 곳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광현의 몸 상태가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 분석이었다.

가오슝(대만)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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