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의 미야자키 리포트] 두산 김재환의 진심 “또 우승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내 역할”

입력 2020-02-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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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환이 24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구장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야자키(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두산 베어스 4번타자 김재환(32)에게 2019 시즌은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136경기 타율 0.283(495타수140안타), 15홈런, 91타점의 성적을 부진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2016~2018시즌 3년 연속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데다 2018시즌 홈런 부문 타이틀(44개)을 차지한 점을 고려하면, 모든 지표가 급감한 게 사실이다. 이는 지난해 말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제도)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도전했다가 아쉬움을 남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래서 새 시즌이 더 중요하다. 선결과제는 4번타자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팀은 지난해에 이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KS) 통합 2연패를 노리고 있다. 김재환이 4번타자로서 자기 몫을 다하면 그 가능성은 크게 올라간다. 이에 따른 부담감이 작지 않을 터다.

김재환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부담을 느끼면서 그라운드를 밟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크다. 기존의 아쉬움을 모두 지우고 의연하게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이유다. 25일 2차 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 소켄구장에서 만난 김재환은 “전과 다르지 않다. 부상 없이 경기 감각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며 “변화를 준 것도 전혀 없다. 항상 하던 대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팅을 통한 MLB 진출 기회가 미뤄진 지난날을 돌아보면서도 의연함을 유지했다. 그러나 작년 부진에 대한 아쉬움만은 숨기지 못했다.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지난해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았기에 딱히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성적이 안 됐으니 (MLB 도전도) 잘 안 됐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자극이나 동기부여는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똑같이 준비할 뿐이다. 그저 우리 팀이 또 우승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내 일이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두산은 2020 시즌이 끝난 뒤 최대 9명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를 비롯해 1루수 오재일(34), 2루수 최주환(32), 3루수 허경민(30), 외야수 정수빈 등 핵심 야수들과 투수 권혁(37), 유희관(34), 이용찬(31), 장원준(35)이 대상자다. 김재환도 다시 한번 포스팅을 통한 MLB 진출을 노릴 수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2020시즌은 그야말로 우승의 적기다. 기존 외국인투수 조쉬 린드블럼~세스 후랭코프가 이탈한 것을 제외하면 전력 누수가 거의 없다. 김재환에게 팀의 2연패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을 물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늘 하던 대로 움직이는 것뿐이다.” 목소리에 결연함이 묻어났다.

구체적인 목표치는 정하지 않았지만, 두산의 2연패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마음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든 아프지 않고 좋은 시즌을 보내고 싶다”면서도 “모두가 새 시즌 잘해서 2연패를 이루는 것 말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팀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미야자키(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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