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의 미야자키 리포트] 日 홈런왕 요리한 이형범, ‘마무리 순항’ 시동 걸었다!

입력 2020-02-26 1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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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형범이 25일 일본 미야자키 선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이부와 구춘대회 2차전에서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이형범(26)에게 올해 스프링캠프는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입단 첫해인 2012년부터 두산 이적 첫해인 지난해까지도 확실한 자기 자리 없이 캠프를 치렀다. 팀 사정에 따라 선발과 구원을 오갔고, 1군 등판 자체가 39게임에 불과했다. 김태형 감독이 지난 1월 호주 질롱 1차 캠프를 앞두고 “이형범을 마무리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 것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동기부여였다. 지난해 67경기에서 6승3패19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2.66의 성적을 거두며 불펜의 약점을 지운 덕분에 그만큼 믿음을 쌓을 수 있었다.

24일부터 시작한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에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호주에서 한 차례도 실전 등판을 하지 않았던 터라 일본프로야구(NPB) 팀과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공교롭게도 25일 세이부 라이온즈와 구춘대회 2차전에서 마무리투수 기질을 테스트할 기회가 생겼고, 이형범은 2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8-7 승리를 지켜냈다. 특히 9회 1사 2루 동점 위기에서 지난 2018~2019시즌 2년 연속 퍼시픽리그 홈런왕 야마카와 호타카를 헛스윙 삼진(시속 131㎞ 슬라이더) 처리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2년 동안 총 90개의 아치를 그린 리그 대표 홈런타자다.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이흥련은 “(이)형범이가 잘 던져서 잡아낸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마무리 보직에 익숙해지기 위한 첫 작업을 순조롭게 마친 셈이다. 이형범은 26일 “강타자라고 듣긴 했는데, 타격폼을 보니 확실히 거포였다”고 웃으며 “그래서 더 집중했다. 연습경기지만, 정규시즌과 같은 상황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올랐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 실전등판에서 확실한 성공체험을 했다. 기분도 한결 나아졌다. 이형범은 “연습 때는 공이 마음에 들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도 “타자가 타석에 들어선 상황에서 공을 던지니 확실히 영점이 잡히는 느낌이다. 이제 감이 잡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결 밝아진 표정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미야자키(일본)|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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