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배트플립과 환한 미소…오재원, 모처럼 밝게 웃었다

입력 2020-06-04 22: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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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1사 1, 2루 두산 오재원이 우월 3점홈런을 날리고 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스윙에 공이 걸리는 순간 배트를 훌쩍 내던졌다. 모두가 홈런임을 직감한 타구. 베이스를 돌며 모처럼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오재원(35·두산 베어스)은 그간 짊어졌던 부담을 이 스윙 하나로 어느 정도 날렸다.

두산은 4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14-8로 이겼다.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5이닝 5실점으로 에이스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지만, 4~6번타자로 나선 김재환~최주환~오재원이 나란히 4타점씩을 올리며 대폭발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김재환과 최주환의 활약은 어느 정도 ‘상수’였다면 오재원의 5타수 3안타(1홈런) 맹타는 변수였다. 오재원은 6-1로 앞선 3회 1사 1·2루서 KT 선발 김민의 2구 투심패스트볼(143㎞)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두산은 2-1로 앞선 가운데 맞이한 3회초 공격에서 1사 후 오재원의 3점포를 포함한 7타자 연속안타로 대거 6점을 뽑아 승부를 일찌감치 갈랐다.

오재원은 지난해 98경기에서 타율 0.164를 기록하며 ‘커리어 로우’를 찍었다. 시즌 후 2번째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행사했고, 3년 총액 19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 규모에 아쉬움을 느낀 만큼 절치부심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올해 두산의 주전 2루수는 최주환이었다. 오재원은 대타와 대수비 위주로 출장하며 첫 17경기에서 타율 0.371(35타수 13안타)로 제 몫을 다했다. 점차 선발 기회가 늘었지만 오히려 사이클은 떨어졌고,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8경기에선 타율 0.067(15타수 1안타)로 침묵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을 다시 벤치로 불러들일 수밖에 없었다.

허경민이 4일 경기 전 우측 약지 미세골절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고, 최주환이 3루수로 이동하며 오재원에게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화끈한 한방으로 반전이 필요했는데, 맹타로 캡틴의 품격까지 뽐냈다. 2018년 7월 27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4안타) 이후 678일 만에 3안타를 뽑아낸 오재원에게는 모처럼 환하게 웃을 수 있는 하루였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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